아마두 쿰바의 옛이야기 - 세네갈 월로프족의 민담과 설화로 만나는 서아프리카 구전문학
비라고 디오프 지음, 선영아 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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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할머니나 어머니의 품에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경험들을 듣곤 하였지만 아쉽게도 저에겐 그런 경험이 없었답니다. 전래 동화나 이솝 우화 정도를 그저 그림책으로 접했을 뿐이었지요.

아이 머리맡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술술 읊어댈 수 있는 엄마가 되길 바랐지만 애석하게도 저에겐 그런 재능이 없었고,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오디오북을 들려주는 정도로 만족해야했더랍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저도 재밌게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신비로운 그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지혜가 담겨 있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요. 아이가 자라 그림책을 정리하게 된 순간이 왔어도 아프리카 그림책과 악기들에 관한 이야기책은 차마 정리하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첵장 한켠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아프리카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아프리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씩 알고 싶다는 관심을 갖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네갈의 작가이자 수의사, 외교관인 비라고 디오프로 그리오인 아마두 쿰바에게 전해 들은 아프리카 구술 이야기를 프랑스어로 기록한 책을 번역한 것이라 합니다.

그리오는 이야기꾼으로 구전으로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고 암송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아프리카의 프랑스령 식민지에서 사용하던 용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각기 다른 명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우리 나라의 전기수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를 배우고 세계사를 배웠던 교육 과정 순서를 바꾸어 세계사를 먼저 배우게 되었습니다. 순서가 무에 중요할까 생각했었는데, 관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니 세상을 보는 시야도 달라지고, 그 속에 속한 우리를 되돌아보고 발전해 나가는 방향에 대한 고민도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기에 낯설기만 할거라 생각되었지만 이야기가 전승되는 과정을 비롯하여 그 속에 담긴 내용까지 닮아있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그들의 관습을 미개한 것이라 하였는지 다름으로 다가서고 이해해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번역을 매끄럽게 해 준 덕분인지 읽는 내내 아마두 쿰바가 직접 들려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옛이야기를 읽을 때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교훈 찾기에 집착하며 읽었었는데 이번엔 마음 편히 내려 놓고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자세로 읽었습니다.

암나귀 하리를 시작으로 아마두 쿰바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각각의 동물들이 이름이 있답니다.애니메메이션으로 만났던 여러 캐릭터들이 슬쩍슬쩍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긴 하였지만 이야기 책 답게 아프리카풍 삽화가 곳곳에 담겨 있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엄마 악어> 이야기였습니다. 교훈 안찾겠다고 벼르고 읽었지만 어쩔 수 없이 현상황과 비교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러게 엄마 말 좀 듣지 하는 안타까움으로 맺은 작품이었습니다.

원숭이 골로는 마치 주변의 장난꾸러기 친구 같았고, 이제 막 엄마 보다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가 새끼 악어 같았습니다. 엄마 악어 디아시그처럼 기억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 준다 생각했었는데,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새끼 악어들의 어리석음을 비난하기 전에 자식에게 신뢰를 쌓지 못한 상황과 평소 이야기를 따분한 잔소리처럼 전달한 엄마에게도 잘못이 있었지 않나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이 그리오인 아마두 쿰바의 입을 빌려 전해 듣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쉬운 점은 음율로 된 듯한 노래나 시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박물관에 아이와 함께 다녀오면서 이런저런 추억을 쌓고 조각품 공예품 등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프리카의 문학을 비롯 음악, 미술, 문화, 경제 등 많은 것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 하는 바람이 듭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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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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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간절히 바라는 저의 마음을 책 제목에서 발견하는 순간 바로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국어 과목을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 말하면서 글자를 읽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는 현실이 막막하면서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영어 단어 공부 하듯이 단어의 뜻을 일일히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아니고, 글자의 유래나 어원은 더더군다나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겠지요.

국어 공부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부법을 제시하기 보다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몹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게 언어, 민속, 역사, 식물과 지명, 교훈으로 분류하여 관련된 우리말을 소개해 주는 방식인데 순차적으로 읽어도 되지만 관심가는 부분을 발췌하여 먼저 읽어보는 것도 가능하여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라던가 자주 접했던 단어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낯설지는 않지만 잘 안다고 생각했던 당연한 것들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는 새로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언어 파트 중 '완전 맛있다' 와 관련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도 '완전'이란 표현이 왜 격이 떨어진다는 것인지 정말 이해 되지 않았답니다. 국어 문법을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바르게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좀 더 깊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완전'이란 마은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 부족함이나 결함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 너무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 같습니다. 하면 안된다는 예는 많았으나 그러면 '완전' 이란 단어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 예시를 함께 해 주셨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찾아봤던 자료에서는 '완전'이란 단어 뒤어는 명사가 와야지 용언이 오면 안된다는 것이 있기도 하였는데 작가가 하고자 하는 표현은 문법적 표현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줄임말이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신조어가 남발하는 요즘 세대의 언어 생활을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사회적 약속으로 우리 말의 법칙을 정해 놓았기에 일단 우리 말을 바르게 알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언어 문화도 만들기를 바라는 맘이 크답니다.

작가는 주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을 예로 들어 상황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드라마였는지 예측되는 상황이기에 더욱 재밌으면서도 나이듦을 실감하기도 하였습니다.

때마침 광고에서 전혀 새로운~ 이란 표현이 자꾸 거슬리게 느껴지게 되어 이젠 방송에서도 바른 국어 생활 붕괴가 일어나나 싶었는데, 찾아 보니 제가 생각하는 '전혀'와 한자가 다르다는 설명을 찾게 되었답니다. 

또 요즘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무사'란 단어가 저도 모르게 마음 속에 떠올리곤 하였는데 '무사'를  찾아 보니 비슷한 말로 '안녕'이 나오더군요.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일텐데, 생각없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관련된 언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사진과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교과서에서 자주 보았던 그림들도 있고,  익히 보아왔지만 그것이었는지 미처 기억해 내지 못한 부분을 떠올리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동네에서 이팝나무를 자주 보곤 하였는데, 처음 나무의 이름을 모를 때는 조팝 나무인지 이팝 나무인지 궁금증을 해결하는데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교목인 이팝 나무를 확인하긴 하였지만, 왜 이 나무의 이름이 이팝 나무가 되었는지 책을 읽고 알게 된 후부터는 이팝일까 조팝일까 궁금하기 전에 입쌀밥나무였지 하면서 아는체를 하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언어부분에도 다수 수록되긴 하였지만 민속학적인 자료 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관련된 단어를 재료로 삼고 있어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좋았습니다.

사춘기와 갱년기가 모두 공생하고 있는 저희집에 딱 맞는 두 단어를 만났는데요,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게 되니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어쩌면 이리도 달리 해석하여 부정적인 삶을 만들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관심의 문제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소통을 이야기 하고, 생각을 중요시 하면서도 정작 우리말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뱉어내는 단어 하나를 꼬집어 의미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그토록 바라던 인상 좋고 품격있는 어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하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서 바른 언어 사용을 권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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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구찌
사라 게이 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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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명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을 받아보고선 왜 명품을 좋아하는지 조금을 알 것 같았습니다.

고급스런 표지가 시선을 끌었는데  책 표지 속지까지 정성스레 만들어진 것을 보면서 이것이 명품의 장인정신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의 디자인만으로도 이토록 맘을 설레게 하는데 가방이며 향수 악세서리는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쩌면 제 자신이 명품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GUCCI 너무도 익숙한 브랜드지요. 그런데 꽤 오래전 홍콩에 놀러갔을 때 홍콩 달러를 다 쓰고 올 작정으로 백화점인가 마트엘 들어갔는데 떨이상품처럼 나와 있는 구찌 제품들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분명 명품이라 알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망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서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가이드가 출발해야한다고 재촉해써 지갑하나 사들고 온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후 부터인가 머릿속에서 구찌가 명품일까 아닐까에 대해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을 읽다 보니 아마도 마우리치오가 죽고 구찌가 몰락해가고 인수합병이 한참이던 그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책표지에 있는 구찌 연대기와 첫 부분에 제시된 구찌 가문 가계도가 글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마우리치오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라 흥미진진하겠단 기대가 생기다가도 여러 인터뷰 자료를 통해 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이란 생각을 하니 고인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생각해도 되나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혔습니다.

일단 소설로 읽겠노라 마음 잡고 읽었는데 이탈리아도 우리네 양반 가문 따지듯, 아니면 강남 출신 따지듯 피렌체 사람으로서의 명예와 자부심이 대단하단 것을 알았습니다. 이래저래 지금의 명품이면 되었지 생각할 듯도 싶은데 100년이란 세월이 허투루 흘러간 것도 아니고, 그 시작이 피렌체 사람이었기에 자부심이 하늘을 찌를 수 있었나 봅니다.

구찌 가문은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였나 봅니다. 구찌오 구찌가 파산한 집안에서 도피하듯 고향을 떠나 런던 샤보이 호텔에 취직했다가 부자들의 소지품을 눈여겨보고 가죽에 관심을 갖게 되며 구찌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구찌오 구찌의 여러 자식들 중 알도와 로돌포가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었었는데, 구찌 가문이 구찌를 경영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모두 한 마음 한 뜻이었지만 경영 방식에서는 여러 갈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형제들의 갈등은 그들의 자식대까지 되물림 되었고, 결국 구찌가의 구찌는 몰락 위기에 처하고 새로운 경영자를 만나 회생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돈의 양면성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많으면 나누고 없으면 아끼면 될 것 같은데 많으면 많을수록 더 욕심 갖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전문 경영인의 중요성을 이제는 알고 있지만 전통 고수, 가업이란 말에 가치를 느끼고 있기에 안타깝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 의견의 타협점을 찾아 지혜롭게 운영해 갔더라면 구찌 가문 가계도의 아래부분도 끊임없이 채워져 나갔을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다면 소설이 참 재미없었겠다 싶기도 합니다. 갈등이 참 싫지만 재밌는 요소임엔 틀림 없으니까요.

마우리치오 구찌 살인사건 용의자로 잡혀가는 파트리치아의 한껏 치장한 복장을 보면서 닌니 형사는 측은함도 사라졌다고 하였지만 전 되려 측은한 맘이 생겼더랍니다.

리틀리 스콧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개봉할 예정이라 하는데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구찌가문과 관련된 100명의 인물을 만나 인터뷰한 작가의 노력도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앞으로 구찌를 볼 때 뱀부 가방을 볼 때 많은 생각이 떠오를 것 같고 나름 아는 척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릴 것 같네요.

6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두께있는 책이지만 가독성이 있어 훌훌 읽으며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답니다.

명품 가방 대신 명품 책 추천합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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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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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라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도 읽었고, 일리아드 오디세이아도 읽었기에 이 책을 만만하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134페이지 정도의 얇은 두께와 주석은 엄청나게 많아도 플롯, 비극, 희극, 서사시 정도의 개념 정도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담긴 내용이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많은 주석과 용어, 인물들에 대한 이해에 다소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지만 덕분에 용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고, 단순히 시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기 보다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는 생각과 동시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인생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글을 쓸 때 황당하게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모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따라쟁이냐고, 너만의 글을 써야지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다른 사람의 작품을 많이 읽어서 자료를 쌓아야 새로운 글이 나온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하였을까요.

모방과 표절이 어쩌면 한끗차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글을 쓸 때 뿐만 아니라도 일상 생활에서 모방 행위가 많이 이뤄지곤 합니다.

그런데 모방을 할 때는 꼭 죄를 짓는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은 보고 배우라 하면서도 그 행위에 모방이란 단어를 가져다 붙이면 왜그리도 부정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을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모방의 가치와 중요성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모방을 통해서 좋은 글이 나올 수도 있고 또 다른 나를 만날 수도 있게 되겠지요.

비극과 희극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희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희극인이라 칭하는 코미디언들이 사람을 웃기는 방식이 풍자나 조롱인 것을 보면 어쩌면 제가 찾고자 하는 웃음 코드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조아하는 장르는 그저 해피엔딩이었나 봅니다.

이 책에는 비극에 대한 이야기만을 담고 있습니다.

비극에는 나름 중요한 요소들이 있고 그 규칙들에 의해 반전이 있고 공포가 있고 연민이 있다고 하지요. 비극적인 이야기의 형식은 매번 같은 것 같음에도 매번 슬픔과 반전을 경험했던 것 보면 이 규칙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을 둘러 보면 희비극이 교차하기도 하지요.

시나 이야기 구조가 나름의 개연성을 포함하고 있기에 인생의 흐름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에 의하면 시학 2권이 있는데 거기에서 희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움베르트 에코 의 <장미의 이름으로>가 희극적 요소를 차용한 작품이라 하는데 웃음은 사람을 경박하게 말한다는 이유로 웃음에 관심을 가지면 안된다며 시학2를 모두 태워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희극에도 나름의 규칙이 존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풍자와 조롱이 주 요소라면 비극적 요소보다 끌리이 있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학창시절 이 책을 미리 읽을 수 있었더라면 문학 공부를 좀 더 잘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까면깔수록  궁금해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읽다보면 학습의 느낌이 좀 들기도 하는데 이 책을 선택한 분이라면 다들 목적이 있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쉽게 접근했다가 어렵다 느끼게 된다면 뒷편에 나와 있는 해제 부분을 먼저 읽고 읽기를 시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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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한국역사인문교육원(미래학교) 지음 / 창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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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아마도 가장 많이 접하고 안다고 생각했던 역사는 바로 조선시대일 것입니다.

주말마다 아이와 체험활동을 자주 다닌 편이라 성곽 따라 걷기 등 종로 방문을 자주 했더랍니다.

궁궐도 둘러보고, 수문장 교대식도 보고 국악 연주도 보고 눈으로 보고 배우것은 많이 있었으나 역사에 대한 앎이란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얕은 지식인 채로 아이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말그대로 궁궐 나들이나 산책 정도의 체험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안내 책자를 들고 다니면서 조상의 숨결을 느껴보겠노라 하였지만 시늉에 불과할 정도였지요.

아이와 함께 왕릉을 주제로 체험해 보자 하여 우리 왕릉을 찾아 다녔어요.

그런데 취지만 좋았을 뿐 배경지식을 채우지 않은 상태의 체험은 단지 좋은 추억만들기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고즈넉함, 아름다운 색채와 건축물, 편안함을 주는 풍경, 그 속에서 뛰어 놀고 싶은 아이, 한가로움과 여유를 만끽하며 위로 받고 싶은 어른.. 꼭 무언가 배우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위안을 고스란히 받고 돌아오는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지만 우리가 외면하고 있었던 우리의 역사 이야기를 아이에게 전해 주고 싶다는 욕심과 더불어 저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궁에 대한 구조와 역사에 관련된 서적도 많이 나와 있긴 하였지만 이번 책이 시선을 사로 잡았던 것은 잘 짜여진 책의 구성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작가가 알기 쉽게 설명한 책도 좋지만, 공동 저술 방식으로 각자가 주제를 맡고 주제에 따라 글의 형식과 내용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궁궐과 사람들, 궁궐과 상징들, 궁궐과 제도들, 궁궐과 의례들 크게 네가지 주제로 나누어 각각 세분화된 내용을 각기 다른 작가가 서술하고 있는데, 그러하기에 궁금했던 내용을 먼저 읽어 보는 발췌독도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퓨전 사극형식으로라도 드라마를 아이와 함께 보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그 안에서 표현되고 있는 인물과 공간, 제도 등에 대해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 덕분에 저 또한 그저 재미로만 보았던 드라마 속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였는데, 단순히 조선 왕들의 연대표와 대표적인 사건을 외우는데 급급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진심으로 우리 선조들의 삶을 이해하고 현재의 삶에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였습니다.

짧은 지식에 궁금할 때마다 인터넷 검색으로 갈증을 풀어갔었는데 이 한 권의 책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 사극을 보거나 직접 궁과 왕릉을 방문했을 때 관찰하는 눈과 생각의 깊이에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되리란 생각이 듭니다.

용 하면 드레곤 서양의 용을 먼저 떠올리곤 하였지만 그럼에도 남모르게 우리 것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이 부족한 저에게 그림을 통한 부연 설명은 이해와 재미를 느끼는데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잡상에 관련된 부분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궁궐을 다니면서 관심있게 보기도 하였고 궁금하였던 부분이기도 하였기에 중국의 것과 비교하여 다뤄지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미리 알고 체험을 다녀왔더라면 더욱 뜻깊었을텐데 아쉬움과 함께 코로나19로 나들이가 자제된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뒤늦게나마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었던 분야의 책이었기에 제게는 유익하고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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