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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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 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고 했던 빅토르 위고의 낙관적 전망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는가? 아니면 "노년은 망각일 뿐이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셰익스피어의 비관론을 인정해야 하는가?(p255)

 

노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길어진 노년기의 삶은 우리 자신의문제가 되었다.

잘 사는 것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늙는 것이 되었다는 얘기다. 이러한 관심에 발맞추어 이 책에서는  건강하게 나이들고, 품위있게 나이 드는 것을 비롯하여 성공적인 노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일런트가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사람들을 연구 대상으로  세 집단을 70년에서 90년 가까이 종단연구해  발표한  인생성장 보고서이다. 

첫번째 집단은  신체적, 심리적 건강상태에 있는 하버드 남학생 248명, 두번째 집단은 이너시티 집단으로 황폐한 빈민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나 청소년 범죄에 빠지지 않은  14세 남학생 500명, 세번째 집단은 터먼연구팀이 선정한  아이큐 140이상인 천재여성 90명이 대상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전의 삶으로 70대 이후의 삶을 예견할 수 있고, 조상의 수명, 콜레스테롤, 스트레스, 부모의 특성, 유년기 성격등은 건강한 삶과 관계가 없는 변수라고 한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선, 적응적 (성숙한)방어기제가 중요한데 이는 소소한  불쾌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 외 비흡연, 알코올 중독의 무경험, 알맞은 체중, 안정적 결혼생활, 운동, 평생교육등의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사이 사이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의 사례를 보여주어 더욱 생생하게 그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품위있게 나이들어 가는 방법에는 타인을 보살피고, 새로운 사고에 개방적이며, 노년의 초라함을 감내할 줄 알고, 자율적,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유머감각으로 놀이를  통해 즐기고,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과거를 소중히 알고 다음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은수저를 물고 나왔어도 그 운이 평생 가는 것이 아니듯 , 유년기의 불행이 또한 노년기까지 가지않는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교육등이 노년의 행복과는 관계없고, 은퇴 또한 새로운 관계로  충만한 삶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47세 무렵까지 쌓아놓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며 인생에서 성공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자기관리와 사랑이라는 메세지도 전하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상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기에야  어울리는 성숙, 경험, 정서적 이해력등의 긍정적인 요인도  갖고 있다.

 

모네는 76세 이후부터 수련을 그리기 시작했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78세에 2초점 안경을 발명했다고 한다.   치즈나 와인은 오래 숙성할수록 맛이 깊어지는 것과 같이 노년은 나름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 지는 방어기제와 지혜로  나이가 들어 더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50세 이후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니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노년의 밝고 긍정적인 면을  그릴 수 있었고 ,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각 해 볼 계기가 되어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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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절대적인 자유를 꿈꾸다 - 완역결정판
장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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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장자에 대해 배운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나비 꿈'(胡蝶蒙) 이다.

그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 훨 날아다녔는데, 깨어나서 자기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사람으로서 자기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무아'의 경지,  알 것 같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어  가볍게 지나쳤던 장자를 드디어 접하게 되었다.

 

여러 몇분의 번역가로 나왔던 <장자>였지만 , 이 책은 1983년 <장자>최초의 완역본을 썼던 김학주님이 타이완대학시절  대학교수였던  스승님의 도움을 얻어 새로 번역한 책으로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장자의 이름은 주(周)이고, 자는 자휴(子休)이며, 노자를 이어받아 도가(道家)를 발전시킨 인물로 맹자와 비슷한 연배였으리라 추측한다고 한다.  인간 본연의 위치에서 '완전한 자유의 경지'를 추구한 그는 노자보다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유교사상의 '예의'나' 인의'의 인위적 규범과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그는  사람이 타고난 그대로,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 것조차 거부하면서 순수한 자연에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것이 가장 참된 삶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장자의 내용은 과거 기록에서 52편이라 하였으나, 지금 우리에게는 33편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순수한 장자의 사상을 기록하고 문장에 있어서도 가장 뛰어난  내편 7편과, 노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장자의 사상을 제자들이 다시 부연한 외편 15편과 잡편 11편, 합쳐 3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다른 일에 빗대어 얘기하는 우언(寓言)으로  이루어져 딱딱하지 않고 , 원문과 해설, 간결한 주해를 달아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 비교나 도가와 도교의 사상적으로 크게 다른 점들을 비교해 놓은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가사상은 사람들의 이성은 불완전한 것이고, 사람의 판단도 상대적이라 그런 판단에서 얻은 불안정한 가치를 평생 추구하기 때문에 불행해 진다고 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불행, 아름다운 것, 추한것, 좋은 것과 나쁜 것, 긴 것과 짧은 것등 모두 절대적인 판단일 수 없으며, 모두 실제로는 같은 가치이고, 심지어 삶과 죽음도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상대적인 가치 기준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기대는 곳이 없는 '무대(無待)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고, 그것은  행동하고 의식하는데 있어 제약이 없는 '완전히 자유로운 경지', '자연'과 완전 합치되는 '무위 자연'하는 것인데,  이로서 사람은 완전히 자유를 누려 불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참된 사람의 모습이 몸은 마른 나뭇 가지처럼 보이고, 마음은 죽은 재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외,잡편에 여러번 나오는데, 상상해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평가도  내 의식의 완전한 자유를 찾지 못한 결과이겠지만 말이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나 또한 나만의 자유를 갈망하며 살아왔다. 남의 간섭 받기를 싫어하며, 타인의 잣대보다는 내 생각대로 , 욕심을 버리고  비교하지 않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해 왔다. 무위 자연을 논하기엔 턱없는 수준이지만 나름 별 스트레스 안받고 살아온 것은 저변에 깔린 그의 사상 영향은 아닌지? 그렇다고, 유교사상이 남은 우리 사회에서 얽매여 있는 인위적 규범을 무시할 만큼 용감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보니  좀 더 크고 긴 안목을 갖게 되었음일까, 불안정한 가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지혜가 생겨난다.

 

현대와 같이 복잡하고, 여러 관계속에 맺여지는 사회안에서 장자의 이상향이나 참된 인간상은 꿈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논리나 경험에서 오는 불안, 대중적으로 몰아가는 허상의 가치, 이로 말미암아 파생되는 고통에서 벗어나 올바른 자아를 이해하기 위해서, 근원도 모른 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수많은  불안과 고민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이 책이  큰  힘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하기에 내 가까이 무게감있게 버티고 있는  <장자>가 더 든든해 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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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프라임 - 11명의 지식전달자가 전하는 명품지식 바이블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엮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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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제외하면 TV를 보는 절반 이상의 시간을 EBS에 할애한다. 세계 각 나라 여행기며,  한국의 멋진 자연과 풍물을 알리는 기행이나 다큐물들 어느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게 없다. 그와 더불어 지식, 정보, 감동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은 하나라도 놓치기 아까울 정도다.

 

이 책 또한 EBS 교양 다큐 <지식프라미> 방송분 중에서 시청자들의 재방송 요청을 받은 호응이 높았던 에피소드를 선별하여 묶은 것이다. 경제, 통계, 법률, 심리, 역사, 인류학등 각 분야의 지식 전달자 11분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논제들과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뉴 마케팅의 이론과 효과들, 행동 경제학에서 보는 이론과 각종 딜레마와 게임들, 일상심리와 사회문제, 판례와 법리, 식민지역사의 총 6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실생활과 가깝게 연결되어있는 부분들과 이제껏 생각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생각 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언제라도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 소비자라 하는데, 그런 소비자 하나라도 붙잡기 위해 예를 들어 '햇반' 하나에도 여러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다투며 정교하고 치밀한 브랜드 전략으로 경쟁한다. 때로는 브랜드 인지도 문제가 제품의 질과 무관해질 수도 있고, 소비자 관여도에 따라 영향 받기때문이다.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실천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도 방어기제에 의해 부정적 광고 메시지가 처음엔 충격이 될 수 있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무의미해진다거나, 비효율적이어도 익숙한것이나 주위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영향받는 네트워크 외부성에 의해 불합리성이 승리하는  이해 안 되는 선택을 하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딱딱한 이론적 가치와 효용성을 우선시하는 것 보다는  사람과 사람, 상품과 사람의 관계성에 의미부여가 되는 일이고, 가치와 소통 등 어떤 쪽에 촛점을 맞추느냐 하는 것은 상품 특성의  마케팅이나 광고에 따라 달라지며, 앞으로 이것들의 중요성도 점 차 커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 입각해 뉴욕의 강력범죄율을 5년 연속 떨어뜨린 줄리아니 뉴욕시장의 이야기나 엘리트 참모와 케네디가 결정한 쿠바 돼지만 침공의 실패의 우스광스러운 비극, 그것의 원인이 된 '집단사고'의 위험성은 가히 공감가는 부분이다.

 

특히, 권위적인 사회분위기, 남과 다름에 따른 심리적 두려움, 무차별적인 안티 네티즌의 공격등 소신것 이의제기를 하는데 많은 부담이 있는 현 우리나라 국민의 특성상 집단사고는 엄청난 위험요소를 안고 있음을 자각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미국이 우리나라와 너무다르다는 느낌이 든 부분은 판례와법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변호인 입회권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백을 강요한 것도 아닌 양심에 호소한 것도 변호인의 손을 들어주었으니 말이다. 이는 얼마전 서울 한 지역에서 경찰이 변호인은 커녕 자백을 강요하며 물리적 행사를 가하는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강하게 비교되는 대목이다.내용의 질이나 수준 낮은 포르노 황제의 불온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LA파동을 몰고 오긴 했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범죄 혐의사실만을 고려한 원칙적인 판결등은 과연 우리법정에선 통할 수 있는 문제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발전에는 소신을 택하며 권력의 하수인으로 타락하지 않은 법조인들의 힘이 한 몫했으리라 느껴진다.

 

어제와 오늘의 다른꼴과 같은 꼴은 무척 재미있다. 식민지시대 일본 유학파들의 취직걱정 또한 지금 88만원 세대와 비슷하고, 요즘 선물시장에 해당하는  미두(米豆)시장의 쌀거래를 통해 인생역정을 겪은 청년 백만장자 반복창의 얘기와 1932년에도 나진 땅투기 소동이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설투기나 과잉채무, 입시전쟁등 세월은 거의 80~90년이 지났어도 사람 사는 세상,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고민이나 사건은 같았음이 재미있고 신기하다.

 

레온 페스팅거가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일 뿐이다"라고 했듯이 인간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역사의 축을 앞으로 돌리려 애쓰고 있을뿐, 그저 시대적인 조류에 휩쓸리며 자기를 합리화하는 작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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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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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다보면 직업이 무엇이든간에  더 편리하고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번은 외국인(뉴질랜드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이  1,2인용 잠수배를 만들기 위해 꼬박 몇년간을  보내며 마침내 꿈을 이룬 경우도 보았다.

 

도안 그리고, 재료 구하다 땜질하고, 자르고, 손질하여 고치고~길어야 30분 밖에  잠수할 수 없는 배였지만 다른 사람을 동승시켜 물속을 구경시키는 맛~ 다른 직업을 갖고 있음에도  또다른 자기의 목표를 완성하기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고, 보완하는 그의 모습은   열정어린 태도로 부지런히 삶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었다.

 

여기 요네하라 마리라는 저자 또한 발명품을 부지런히 생각하고 고안해 내는 평범치 않는 작가다. 러시아어 동시통역사며 작가인 그녀는 56세에 난소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으나, 100가지 그녀의 발명에 대한 생각은 한순간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자신이 기르는 여러 마리 개와 고양이들을 위한 발명품및 텔레비젼에 출연하다보니 생각하게된 누구든지 화면발 살리는 법등을 고안하고, 아이들과의 스킨십을 돕는 도구나, 극지방의 얼음이 녹지않도록하는 방법이나 빈 라덴을 찾는 방법까지 그 주제는  사회, 정치, 환경, 문화를 넘나들며 제한이 없다.

 

그만큼 그녀의 관심사도 넓고, 박학다식하다는 얘기도 된다. 진지하지만 때론 엉뚱하고, 웃음을 자아내고, 실현가능할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거침이 없다. 때론 날카로운 비판으로 세상을 보기도 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남과 다른 기발한 생각을 하는것에 익숙치 않은 나로서는 그런 그녀가 재미있고, 부럽기까지 하다. 엉뚱한 발상, 새로운 시도,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 꼼꼼함, 남과 다른 관찰력등  발명이라는 것이 여러가지 필수적인 능력이 따라야하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일텐데 100가지나 생각해 내다니..... 이해를 돕기 위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림 또한 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그녀의 세상은 색다른 눈을 지닌 덕택으로  남이 보지 못한 세상까지 더 넓었으리라. 그녀의 두뇌는   원인 파악과 새로운 대안제시를 위해  남들보다 더 주름졌으리라.

 

그녀만의 열정과 상상력, 창의적인 사고, 다방면의 관심과 지식등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  풍요롭게 인생을 살아갔을  그녀만의 방식을 배워보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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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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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 세상에 책과 얼마나 가깝고, 깊이있는 사고를 하며, 책을 밥먹듯이 읽으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나마 책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는 것이 작은 소득이면 소득이랄까? 
이 책을 접하고 나니  책에 대한 계획이나  감정의 소홀함, 목적이나 연계없이  쉽게  생각한 독서, 감사함을 깨닫지 못한 자신이 한없이 작아보였다. 

이 책을 쓴 미쓰오카 세이고씨는 처음 알게 된 인물이지만 출판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이시스라는 편집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독특한 오프라인 서점을 기획하기도 하며, 편집공학연구소장이기도 하다.
인터넷 상에서 하루 한 권씩 독서 감상문을 올리는 <센야센사쓰>(1000일동안 1000권의 책을 읽어 감상문을 올리는 작업)는 <천일야화>처럼  스스로를 옭아매는 프로젝트였지만 이미 초과 달성되어 전 7권의 방대한 저술로 출간되었고, 이 작업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거기에는 같은 저자의 책은 한 권 이상 다루지 않고, 같은 출판사, 같은 장르의 책은 연이어 다루지 않는다는 규칙을 세워 지키고 있다고 하니 입이 안 다물어 질 지경이다.

이 책은 저자와 대담을 통한 인터뷰형식으로 그의 독서에 대한 지론과 독서 편력기, 다독술의 비결등이 들어있는데 ,  책읽기에 대한 기본적인 정리와 종횡무진 넘나드는 그의 편집적 책읽기의 힘은 나를 압도한다.

 하이쿠를 짓고, 예술가들과 문화적, 지적 놀이를  즐기던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겠고, 특히  어릴때 어머니 산타크로스가 선물해준 책과의 첫만남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문학을 전공했지만, 물리학부터 민속학, 전집, 잡지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저자는 독서를 차례독서법, 방법으로서 독서, 표시독서법, 독해력 단련법등으로 다독을 위한 체력 다지기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독서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고, 책이라는 열쇠 구멍에 독자가 열쇠를 넣고 열어 ’무지에서 미지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하는 저자는 또한 책은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푸른 하늘과 주변 건물, 더 바짝 들여다보면 자기 얼굴이 투영되는 웅덩이나 작은 연못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저자의  다독술 비법은 새겨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책에서 책으로,  다발이나 중층구조로 뻗게 할 키북(key book)을 찾으라는  부분과 독서력이 떨어지면 다른 분야의 책으로 독서의 리듬을 찾고, 책을 읽기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일깨워 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독서는 독이 되기도 하고 상처 받기 쉬운 ’사랑’이라며 의외의 말도 했는데 이는 저자가 ’독서는 편집이다’라는 강조와 함께 ’독서는 순수한 행위이고, 깨지기 쉽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한 것이었다.

"저는 매미가 우화(羽化)하기를 기다리는 그 순간이 좋습니다. 
또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렇게 작은 전이(轉移)가 일어나는 순간의 직전이나 직후의 변화에 마음이 잘 움직입니다. 그렇지만 그 변화가 언제 일어나는지, 그래서 제 기분이 어떻게 되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더욱이 매미가 항상 우화하는 것도 아니고, 비가 결국 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책이 저에게 전해 준 것에는 이처럼 형언하기 어려운 많은 감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우리의 감정은 결코 튼튼하지 못합니다. 변하기 아주 쉬운 것입니다. 또 홀로 우뚝 설 것 같기도 하고 무너져 내릴 것 같기도 합니다. 
즉, 여기에 ’긍정의 영역’도 있고, ’부정의 영역’ 도 있는 것입니다.
이 양쪽의 경계에서 일어날 법한 것을 찾으려고 저는 책을 읽어 왔습니다. ...이것은 자기 안에 결여나 부족이나 구멍이 생길 수도 있는, 조금은 아슬 아슬한 책읽기입니다."
   -독서는 상처받기 쉬운 ’사랑’이다.中 에서 (p266~267)


아직은 첫 걸음이겠지만 나만의 편집능력을 키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자유롭게 조합하며 동시에 읽는 일, 성장 한 자신을 비춰보기 위해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보는 일등 많은 조언을 실천해 갈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여기에 소개한 일본의  작가와 작품을 더 많이 알았다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을텐데 못내 아쉽다.

지하철에서 책을 든 일본인들의 모습! 작은 문고판이라도 어느 장소라도 독서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부러운 모습이다.

책을 선물로 주고 받으며 독서한 내용을 타인과 나누고, 자기에게 맞는 맞춤형 독서를 일상화하는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전자책 단말기등이 등장하고  미디어와 장르를 넘어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자신만의 셀프 에디팅의 능력은 자기발전과 꿈의 실현을 도와주는 능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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