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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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은 긴 독백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앙드레 지드는 이 작품을 "도스토예프스끼의 모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고도 했는데...전반부는 꽤 지루했다.

인생패배자이자 낙오자인 주인공이 세상에 대한 경멸과 개똥철학을 열심히 주절거리는 내용이다. 자칫 이러다 끝나는 이상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2부에서 왕따당하던 학창시절 동창 송별모임에 억지로 참가하여 추태를 부리다가 망신당하고 창녀촌까지 가서는 창녀에게 주제넘게 설교를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펼쳐지는데 이건 꽤나 재미있어서 금방 읽어치울 수 있었다.

지극히 반어적이고 실랄하게 쓰여진 이 소설은 노신의 [아큐정전]이나 고골의 [외투]등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으나 도스토예프스끼의 내면까지 다 까발리는 통렬한 풍자에 앞의 두소설 모두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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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살라딘
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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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까지 아랍이라고 하면 막연히 뜨거운 모래 사막에 이해 할수 없는
거친 성정을 가진 사나운 사람들이모여 사는 곳이라는 선입관을 가져왔던게 사실이다. 

가끔씩 해외 토픽으로 들려오는 간음한 여인네를 돌로 쳐죽이는 공개처형이 행해지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아직도 지구상에 저런 무지몽매한 족속들이  남아있나 하는 경멸감 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은 언제부터 싹텄던 것일까?
어릴적 동화로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 그 보다는 헐리웃에서 만든 영화들에서 부터
일것 같다.
가끔 주말의 명화에 해주던 알라딘,신밧드등의 영화속의 주인공은 원작의 주인공이
아랍인임에도 불구하고 온통 눈이 파란 서양인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 한편의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여기서도 아랍인들은 서로 반목만을 일삼으며
서양인의 지도 아래에서만 저항할 수 있는 무지한 사람들로 그려졌다.

사실 아랍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미국의 이라크침공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들도 먼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렸고...
미국이 일으킨 파렴치한 전쟁에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론 저들이 지하드라는 명목하에 저지르는
민간인에 대한 테러에도 또한 똑같이 분노하며 저렇게 핍박당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모르는 사이에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아왔던 것 같다.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킹덤오브 해븐을 득달같이 찾아서 봤다.
리들리 스콧감독이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그려 내려고 노력한 흔적은 엿보이나
마지막 어거지 공성전은 보기 민망했다고나 할까..

 살라흐 앗 딘이 그 당시 예루살렘의 기독교인들의 씨를 말리고 나아가 유럽원정까지 감행했다면 역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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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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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無賴漢)이란 소위 말하는 양아치를 젊잖게 표현한 말이다.

무뢰파(無賴派)문학이라니 데카당스는 외래어니 그렇다 치고

무뢰파란 무슨 괴상망칙한 한자어란 말인가?

다섯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가 드디어는 다섯번째에 자살에 성공한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작품인 [인간실격]은 인간의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어찌 생각하면 가장 섬뜩할 수도 있는 제목의 소설이었다. 

 

재미있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소심하고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고

어느 정도 비슷한 침체기를 청춘기에 보냈기 때문에 많이 공감도 갔다.

인간이 인간사회에서 다른 인간들과 소통하는 것을 어떻게 배워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부조리함이나 추악함을 참아낼 수 있는 비위를 키워나가는지

살아남는다는게 남들만큼만 하고 산다는게 어찌나 대견하고 어찌나 역겨운지....

 

자조와 실소를 금할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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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시대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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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아프리카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솔직히 현재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 별 관심이 없다는 말이 더 맞겠다.

넬슨 만델라...아파르트헤이트....몇가지 떠오르는 인물과 단어들은 있지만 소
설속에도 언급되고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남아프리카란
아주 개성없는 이 국명의 나라는 마치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듯 하다.

[철의 시대]는 암에 걸려 죽어가는 백인 여성의 죽음으로 향해가는
마지막 여정의 기록이자 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의 형식이다.
죽어가는것이 자명한 사실인 엘리자베스 커런이란 백인 여성 앞에
어느순간 나타난 퍼케일이란 부랑자, 한때는 선원이었던 사고로 한쪽손이 불구가
되어버린 이 부랑자가 자신의 차고로 어느순간인가 침입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이 퍼케일이란 인물에 대한 묘사는 직접적이지 않고
사실 소설을 덮는 순간까지 이 인물이 백인인지 흑인인지도 잘 모를정도였다.
어느 순간인가 부터 툭툭 나타나는 주변 인물들 가정부 플로렌스와 그의 아이들...
인종갈등과 폭력 ,죽음등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주인공은 죽음을 앞둔 꺼져가는 등불의 심지일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뿐더러 제대로 옆에서 기록하고 고발하는 역할조차 할 수 없다.

이게 쿳시의 소설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한다만은 난 솔직히 좀 갑갑했다.
꽤 생각이 많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었지만 대표작인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한권더 읽어보고 판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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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모든 기록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간디서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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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역사상 최초로 선거에 의해 당선된 칠레의 사회주의 정권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
군부독재의 총칼-이 책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피노체트는 아옌데 한사람을 죽이기
위해 전투기로 대통령 궁을 폭격하기도 했단다-에 의해 살해당하고 기나긴 군부독재의 치하에
들어간지 12년째 망명길에 올랐던 영화감독 미겔 리틴은 12년 만에 조국 칠레에 몰래 잠입하여
육주동안 조국의 참상을 고발하는 영화를 찍는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들을 줄줄이 구입하면서 같이 샀던 이 책을 아직까지 읽지 않고 쳐박아 두었다.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생소한 단어를 탄생시킨 그의 소설 [백년의 고독]을 두번이나 읽고 나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백년동안 고뇌에 빠질뻔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사벨 아옌데-아옌데 대통령의 조카-의 [영혼의집] 이라는 소설을 샀기 때문에.....
실은 이사벨 아옌데가 성만 같을뿐 살바도로 아옌데 대통령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하다가 책을 받아들고 나서 저자의 약력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쨋든 칠레의 모든 기록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많았으며 연전에 [체게바라 평전]을 읽었을때의 감동이 다시 되살아 나는것 같았다.

백년의 고독을 읽기 전에 이책부터 먼저 읽어 보았더라면 산티아고에 내리는 피눈물처럼
고독할수 밖에 없는 라틴아메리카의 정서를 먼저 느꼈더라면 좀더 공감할수 있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영혼의 집]은 제대로 읽을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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