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無賴漢)이란 소위 말하는 양아치를 젊잖게 표현한 말이다. 무뢰파(無賴派)문학이라니 데카당스는 외래어니 그렇다 치고 무뢰파란 무슨 괴상망칙한 한자어란 말인가? 다섯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가 드디어는 다섯번째에 자살에 성공한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작품인 [인간실격]은 인간의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어찌 생각하면 가장 섬뜩할 수도 있는 제목의 소설이었다. 재미있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소심하고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고 어느 정도 비슷한 침체기를 청춘기에 보냈기 때문에 많이 공감도 갔다. 인간이 인간사회에서 다른 인간들과 소통하는 것을 어떻게 배워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부조리함이나 추악함을 참아낼 수 있는 비위를 키워나가는지 살아남는다는게 남들만큼만 하고 산다는게 어찌나 대견하고 어찌나 역겨운지.... 자조와 실소를 금할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