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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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눈은 예쁘다. 
눈꽃이라고 하면 더 예쁘다. 하늘에서 소복소복 내리는 눈은 보드라운 눈송이들이 부드럽게 내려오고 있는 듯한 모양새가 예쁘다. 이미 지상을 덮어버린 눈들은 온 세상을 새하얗고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것 또한 예쁘다. 
서리도 예쁘다. 
서리꽃이라고 하면 더 예쁘다. 다만 눈이 물방울의 차가운 결정체라면 서리는 수증기의 차가운 결정체이다. 눈보다 작고 눈보다 연약한 것이다. 그래서 서리는 새벽녘에 아주 잠깐 생겼다가 해가 뜨기 이전에 모두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서리꽃은 찰나의 반짝이는 예쁨이다. 

책 표지에 그려진 서리꽃이 무난히도 어여쁘다. 책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책 표지인데, 책 표지의 예쁨에 가슴이 설렜다. 이렇게나 예쁜 책이 2권이나 온다니. 얼른 읽어보고 싶다. 더군다나 조정래 작가의 신간 소설이라니. 사랑 소설이라니... 서리꽃 같은 사랑 이야기라니.. 이 얼마나 기대되는 일인가. 

서리꽃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독서 모임 선정 도서를 읽고 있는 도중이었다. 성격상 책을 이것저것 동시에 읽는 재주를 배우지 못했다. 한 번 읽기 시작한 것은 일단 끝까지 읽고 난 후에 다음 책을 읽어야 하는 성격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읽던 책은 단편집의 모음이니 한 편의 단편이 끝났다는 핑계로 얼른 덮어버리고 이번 책 '서리꽃'을 펼쳤다.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조정래 작가의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들어왔던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의 저자인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선생님들도 '시간 내서' 꼭 한 번 읽어보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다. 하지만 그 '시간 내서'라는 추임새를 가볍게 여기기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시간을 낸단 말인가. 그 책들에는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어떤 결계가 쳐져 있는데.... 그러다 도서관에 갔을 때 '풀꽃도 꽃이다'라는 책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책 표지의 산뜻함과 제목에 이끌려서 빌릴지 말지.. 수십 번 고민을 했지만.. 작가의 이름 앞에서 계속 망설이기만 하다 결국 포기하고 선택하기 쉬운 책을 뽑아 들고야 말았다. 작가의 이름 앞에서 그 책을 가볍게 선택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아버린 것이다. 내가 그렇게 쉬운 마음으로 읽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진지하게 '시간 내서' 읽기 시작해야 되는 것 같으니.. 

이번 서리꽃의 선택은 어떤 이끌림이 존재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난 가장 뜨거운 조정래 문학을 만나다!!"
라는 띠표지를 하고 있는데. 어찌 선택의 가벼움이 있었겠는가. 뜨거운 문학을 뜨겁게 받아보겠다는 다짐이 있었다. 그렇게 조정래의 서리꽃 1, 2권이 내 앞에 도착했다. 

영화나 소설 같은 어떤 작품을 접할 때에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단 날것 그대로를 접해서 순수한 감상을 먼저 맛보는 것이다. 그 후에 인터넷을 통해 해석을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둘러보면서 내가 무엇을 놓쳤었는지, 내 감상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 보곤 한다. 그래서 이번 서리꽃도 아무 정보 없이 일단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추천서 같은 것이 없어서 너무나도 좋았다. 책의 홍보용으로 타인의 추천서를 받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내용을 왜 책의 앞부분에 박제해버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었다. 이번 책은 다른 내용 없이 작가의 말로 시작해서 바로 본문으로 이어지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일단 '작가의 말'도 건너뛰고 바로 본 소설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서리꽃의 첫 감상은 오래된 한국 고전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80년대 젊은이들의 이야기 같다. 일단 작가가 할아버지이니, 할아버지 특유의 옛 문장들이 막 쏟아진다. 어디선가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능력을 벗어나지 못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등장인물이 어떤 능력을 펼칠 때에 작가의 능력보다 뛰어남을 펼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번 등장인물은 현대의 젊은이들인데, 아무리 젊게 봐주려고 해도 현대의 감수성이란 없고 구시대적인 노인들의 감수성만 남아 있다. '그냥.. 한국 고전이라고 생각하고 읽자'라고 다짐하고 읽으려고 했더니. 뜬금없이 스마트폰이 나온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스마트폰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노인들이 키오스크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보는 것과 같다. 아니, 요즘 젊은이들의 스마트폰을 대하는 인식이 저렇다고?
주인공인 이재이가 유학 가서 첫해에 쓴 수첩 날짜가 2020년이다. 그 날짜를 추측으로 이재이는 1995년생이고,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세상에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나왔고. 대중에게 보급되기까지 넉넉잡아 1년을 더 준다 해도 중2 때 여기저기 스마트폰을 들고 다녔다. 그 정도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이미 스마트폰과 한 몸처럼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부잣집인데 너도나도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집에서 제일 먼저 사주었겠지. 

작가가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이가 95년생이면 현재 만으로 30살, 한국식으로 31살이다. 한국에서 대학생활 4년 하고 유학 생활 4년을 마친. 아직 사회에 물들지 않은 철딱서니 없는 새파랗게 어린 젊은이다. 그런데 말투나 사상이 너무 노인이다. 그럴 거면 현재를 시대 배경으로 하지 말고 80년대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게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더 어우러지지 않나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시대가 아닌 '사랑'이다. 사랑이란, 인간 본연의 마음으로 어느 시대에나 사랑은 변치 않는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과거여서도 미래여서도 달라지지 않는다. 또한 젊은이들의 사랑이나 노인들의 사랑이나 사랑하는 마음은 같은 것 아닐까. 그러니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사랑 이야기에는 시대가 중요한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도중도중 주인공인 이재의 성격이 매우 마음에 안 들어서 정말 책을 덮어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더불어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는 4인방 모두의 성격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연애에 있어 너무 구시대의 사고들을 하는 것이다. 그나마 친구 부부는 사회에 한 번 나가봐서 사회의 쓴맛을 이미 경험했다. 주인공의 소심증은 그럴 수 있다 쳐도 왜 직장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려 하지 않는지 답답증이 일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1권을 다 읽고 나서 잠시 생각에 빠져 보았다. 

작가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고 한다. 
슬픈 사랑이라... 슬픈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람을 사랑하는데 슬프다는 건 무엇일까. 작가는 주인공인 이재이를 통해서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또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장기라도 내어줘야 하나. 가끔 연인에게 자신의 각막을 내어주면서 시력을 포기하는 스토리도 간혹 있지 않나. 여기서는 왜 돈만 내어주게 되었나. 그것도 본인의 능력이 아닌 가족에게 구차하게 사정하면서일까. 이재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준 게 맞나? 자신의 능력이 아닌 타인의 능력을 연인에게 준 거 아닐까? 이재이의 능력이란 무엇일까. 

어디선가 현대를 '모든 것을 요약하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긴 활자를 읽어내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표현하는 말이다. 영상도 긴 영상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1분 정도의 짧은 숏츠들이 인기를 차지한다. 긴 내용은 외면받는 것이다. 그에 반해 서리꽃은 호흡이 아주 길다. 장면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마다 요약이란 찾아볼 수 없고 길고 자세하게 이어진다.  그것은 장점이 될수도 단점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이의 사회를 모르는 철딱서니없음이 너무 날것 그대로 전해지니 말이다. 주인공의 초조함과 긴장감, 그리고 설레임과 애정이 진득하니 전해진다. 그것이 독자인 나에게 진지한 묵직함을 전해준다. 

1권을 다 읽고, 뒷표지를 본 다음에 제일 앞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았다. 글에 진심인 작가. 그래서 글에 자신의 마음을 담는 작가라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 책을 통해서 조정래 작가의 문장이 좋아졌다. 2권까지 다 읽고나면 다음에 도서관에 가면 지난번에 망설였던 '풀꽃도 꽃이다'를 집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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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은상 엮음 / 빚은책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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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듯 재밌게 잘 읽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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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은상 엮음 / 빚은책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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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호메로스','일리아스','오디세이'  이런 단어들은 한번씩은 들어본 단어들이었다.
그리스 신화 같은 전설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 '원작'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접해본 적이 없으니 책소개의 '원작'이라는 단어에 끌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작 <오디세이>의 원작'
이라니..
이 책은 오디세이 원작이란 말인가?
아니면 오디세이 영화의 각본집 이란 말인가?
무엇이 되었든 이 문구에 끌려서 책을 신청 했음 에는 틀림이 없었다.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이 책은 오디세이의 원작도, 
그렇다고 오디세이 영화의 각본도 아니었다.
원작이라고 불리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그리스어로 작성된 서사시인데, 오래전부터 사람들 입에 전해져 내려온 구전이라 호메로스가 실존 인물인지 가상 인물인지 조차 알 수 없으며, 한명인지 여러명인지 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고대 그리스어로 작성된 서사시의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쓰는 현대의 우리가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의 사람들은 이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접하기 쉽게 여러방향으로 편집하여 접하고 있다.

'한눈에 읽는 오디세이'
이 책은 24권의 긴 오디세이의 이야기를 한권으로 만든 편집본이다. 장권을 단 한권으로 만드는 데에는 편집 이상의 작가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다 실을수는 없으니 어떤 에피소드를 선택하고 어떤 에피소드는 생략할지 결정해야하고, 이야기의 뼈대는 살리면서 흐름의 부드러움을 위해서 새롭게 재창조해야 하는 과정이니 말이다. 그래서 편집 작가가 누군지 유심히 살펴봤다. 이번 책은 '은상'이라는 작가님이 엮으셨는데, 이미 작가님으로 여러권을 책을 써오신분이라 작가의 역량이 기대되었다.

책을 펼치고 바로 본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처음 나오는 '일러두는 말'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오디세이'가 누구의 이야기인지, 어떤 이야기의 뒷부분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엮은이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번 '오디세이'이야기는 10년간의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10년후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위해 집을 떠난지 20년이 흐른 시점이다.
아들은 이미 장성했고, 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리는 아들의 시점으로 1장의 본문이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낯선 지명들과 낯선 이름들이 나와서 어색함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읽을때 본문 자체가 딱딱하고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이 딱딱하게 시작하는데 과연 잘 읽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시점에서 진짜 주인공인 오디세우스의 시점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엄청 흥미로워진다. 트로이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이야기부터 고향인 이타카에 닿기까지가 영화를 보는듯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분명 '오디세이'라는 책은 처음 읽은 것 같은데, 처음과 같은 낯섬은 없었다. 그리스 신화를 이미 읽어본적이 있기에 제우스나 아테네, 포세이돈 같은 신들의 이름이 익숙했다. 더군다나 그 안에 담겨진 에피소드들은 부분부분 어디선가 들어봤었던 이야기들이었다. 트로이의 목마부터 아킬레우스, 아가멤논, 외눈박이 거인, 세이렌,  오디세우스까지. 부분부분 조각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하나의 이야기에서 나온 조각들인걸 알게되어 더욱 반갑고 신이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의 귀향이야기 이니만큼 오디세우스가 어떤 방해를 받고 어떤 도움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지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이야기에는 신들이 나오고 신탁이 운명처럼 예언된다. 이 예언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순응할지 아니면  거부하고 새로운 운명 개척을 시도할지를 보는 것도 재밌었다. 운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받아들임 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티브이 예능에서 보았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시험점수가 안좋게 나왔을때
운명을 개척하는 자는 자신의 능력을 탓한다고 한다. 본인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운명에 순응하는 자는 자신의 능력과는 무관한 신의 개입이라고 본다고 한다. 시험의 신이 자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까.

신과 신탁, 그리고 운명과 같은 판타지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호메로스의 이야기가 취향에 맞을것이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때 보이는 책의 표지가 마음을 웅장하게 만든다.
이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서 영화 오디세이도 봐야겠다.


#호메로스
#오디세이 
#위대한귀향 
#찬란한복수 
#한눈에읽는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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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위스키
에릭 오 지음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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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의 진지한 고독을 담고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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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위스키
에릭 오 지음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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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천사의 위스키' 책은 '에릭 오'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9개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다.

'에릭 오' 작가는 픽사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한 적도 있고, 픽사에서 독립해 나와 애니메이션 감독, 영화, 전시 등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는데, 이번에 첫 소설집이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이 책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선택하기 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것이 책의 출판사인데, 이 책의 출판사는 무려 '민음사'이다.
책을 훑어보는 과정에서 꼭 챙겨보는 것이 출판사인데, 네임드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니 어찌 신청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출판사는 무시될수 없는 것이다.

'천사의 위스키'책은 전체적으로 자그마한 책이다. 크기도 손바닥만하고 이 한권에 소설이 한편이 들어간다해도 단편소설 분량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은 두께의 작고 앏은 책이다.
그런 책 안에 9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니 아주 짧디짧은 단편들의 묶음인것이다.
이렇게 보면 책을 간단하고도 빠르게 읽어나갈수 있을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수록되어진 9편 모두 조금씩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전부 주인공의 삶의 고뇌, 삶의 진지성, 살아가는 태도가 담겨있다.
그런 모습이 전부 거북이 등껍질을 쓰고있는 듯, 어둡고 축축한 동굴에 갇혀있는 듯, 전등에 비춰진 자신의 두번째 그림자를 보고있는 듯 갑갑하고 호흡이 모자란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니 단단한 등껍질이 쩌억하고 금이 갈라질때, 여리디 여린 생살로 받는 날것 그대로에 깜짝 놀라고 만다. 틀어박혀 있는 동굴이 깊을수록 꺼내는 방법도 매우 극단적이다. 생명에 위협이 될만한 어떤 사건 사고가 생기는것이다. 그래야 암막이라고 생각했던 내 동굴에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9편의 단편들이 전부 같은 방향을 띄고있는데 그 주인공들이 겪는 고뇌가 실제 작가의 고뇌같아서 작가의 심리치유 소설을 읽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심리치료 과정에서 내면을 소설로 꺼내어보라는 조언을 듣지 않았을까. 그렇게 태어난게 작가 내면의 치유를 담은 이 9편이지 않을까.
그런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읽다보니 마지막에 나온 연어와 케일샐러드는 작가 본인에게 차려주는 한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니 이 글의 말머리는 작가의 이름을 넣어 [에릭 오]라고 하자, 이 책은 에릭 오 이니.

이 책은 작가가 한편한편을 아주 느린호흡으로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 읽을때도 조금씩 느린호흡으로 따라 읽으면 내면의 치유가 함께 되리라 믿는다.

#소설집 
#인간에대한아홉개의고백 
#에릭오 
#천사의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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