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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싯다르타'
'짐' 중에서 부피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물건은 무엇인가?
성향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것이고, 하나가 아닌 여러 답이 나오겠지만. 독서인이라면 도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는 대답이 나올지 모르겠다.
과거의 내가 그랬고, 지금의 내가 그러하니까.
결혼 초반에는 이사를 자주 다녔기에 이사를 다닐때마다 짐을 줄이고자 했다. 그때 내가 선택한 것은 가지고 있는 도서정리 였을 것이다.
그때에는 책의 소유 순서대로 책꽂이에 꽂혀있었기에 정리할때 한번에 다 정리했던거 같다.
그러다 어떤 책들은 정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크게 후회가 든 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헤르만 헤세'의 책들이다. 하여, 아쉬운마음에 e북으로 구매하여 소장을 하였지만 오며가며 눈에 보이지 않으니 아쉬운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었다.
그러다 '리프레시' 출판사에서 '데미안' 서평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큰 기쁨으로 책을 신청하여 받았고, 기다리다 '싯다르타'까지 신청하여 받아보았다.
헤르만헤세의 책은 거의 모든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본을 다 읽어보았다. 누군가는 번역가의 중요성을 외치며 단 한곳의 책만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고전일수록 유명한 책일수록 번역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출판사의 책을 접하게 될때 번역가를 자세히 살펴보는 편인데, 이번 리프레시의 번역가는 '랭브릿지'라는 전문 번역가들로 이루어진 팀이라고 한다. 정확히 어떤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인지 나와있지 않아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책을 읽었을때 고전의 느낌을 헤치지 않고 부드럽게 읽을 수 있게 번역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번역팀의 세심한 작업과 손길이 듬뿍 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싯다르타' 책의 재미는 삽화에 있다.
데미안 책에서 한 번 접해본 적 있기에 책을 받자마자 빠르게 페이지를 넘겨 삽화들 부터 살펴보았다.
삽화는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중심으로 이루어진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좀더 뒷골목의 풍경이나 숲과 강의 풍경같은것이 나왔으면 했다. 이는 어쩌면 주인공의 외모야말로 상상에 맡겨야한다는 작은 주장일지 모른다.
'싯다르타' 책을 처음 받았을때, 헤르만헤세의 사진과 "스스로 찾은 진리가 곧 나의 구원이다" 라는 문구가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이 문구는 싯다르타의 핵심 주제이자 내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든 내용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고행과 방황, 이 모든것으로 부터 알게 된 살아있는 진리. 그리고 이는 아들이 등장하면서 완성되는 것 또한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그래서 이 책이 내 인생책중에 한권이 되었다.
경험으로 터득한 지식만이 살아있는 지식이며 진정한 진리이다. 이는 타인의 입으로, 타인이 쓴 도서로도 못얻을 지식이다. 오로지 스스로 깨우쳐야만 얻을 수 있다.
"내가 절망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모든 생각들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생각, 그러니까 자살할 생각까지 품을 정도로 나락의 구렁텅이에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자비를 체험할 수 있기 위해서였으며, 다시 옴을 듣기 위해서였으며, 다시 올바로 잠을 자고 올바로 깨어날 수 있기 위해서였어. 내가 바보가 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나의 내면에서 다시 아트만을 발견해 내기 위해서였어. 내가 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 위해서였어. 앞으로 나의 길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까? 그 길은 괴상하게 나 있을 테지, 어쩌면 그 길은 꼬불꼬불한 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길은 원형의 순환 도로일지도 모르지. 나고 싶은 대로 나 있으라지.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상관없이 나는 그 길을 "
-다른 출판사 번역본-
"나는 얼마나 많은 어리석음과 죄악, 실수와 좌절을 겪고서야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단 말인가! 내 마음은 이 모든 여정을 받아들였고, 나의 눈은 그 여정을 웃음으로 되돌아보며 동의하고 있다. 나는 은혜를 경험하고, 옴을 다시 듣고, 제대로 잠들고, 제대로 깨어나기 위해 절망을 경험해야 했고, 가장 어리석은 생각, 자살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어야 했다. 나는 내 안의 아트만을 다시 찾기 위해 어리석음을 경험해야 했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 죄를 지어야만 했다. 이제 나의 길이 어디로 향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 길은 어쩌면 빙글빙글 돌며, 원을 그리며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다."
-리프레시 출판사 번역본-
우리는 책을 통해 교양인이 되고자 책을 읽는다.
하지만 책벌레나, 유식하거나, 백과사전으로 불릴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교양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책을 읽은 후에 변화해야 된다고 한다.
이 책은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었나.
"신의 목소리는 시나이에서, 성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사랑과 아름다움과 신성의 본질은 기독교에 있는 것도, 고대에 있는 것도, 괴테에 있는 것도, 톨스토이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너의 안에, 너의 안과 나의 안에, 우리 모두의 안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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