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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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그림이 말을 걸때' 

한명의 인간이 마음 깊숙한 예술을 꺼내어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할때. 그 작품의 길이에 따라 감상방법이 달라지는 듯 하다.
세계관과 스토리가 풍부하게 표현되는 영화는 만든사람들의 이름만 살짝 거론된다.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유명한 감독이 아닌 이상 누가 만들었는지 조차 모르리라.
소설로 들어가면 작품이름 옆에 작가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필수이다. 프롤로그나 작품해설을 통해서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써내려갔는지를 부수적으로 읽는다. 독서클럽을 통해서  나와는 다르게 해석된 타인의 감상도 공유받는다.
그런데 작품이 좀 더 짧아지면 감상하는 법에 마치 정답이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가 흘러간다.
일단은 '시'다. 

시를 감상 할때는 작가가 누군지, 어떤 시대배경을 가지고, 어떤 환경에서 썼는지를 '필수적'으로 알아야한다. 시를 읽을때 느끼는 감정에도 정답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렇게 시를 공부를 하듯이. 시험에 나오는 것을 암기하듯이. 그렇게 필수적으로 외운다. 

여기서 '그림'이란 것은 공부해야 할 사전정보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이 그림을 누가 그린건지. 어떤 시대에 살던 사람이고, 그 사람의 가족이나 혹은 부유했는지 가난했는지, 그사람의 정치성향은 어떠했었는지 까지 알아야한다. 그림 한장을 감상하기 위해서.
이렇기 때문에 그림에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전정보를 다 외우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림을 모른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난 그저 빛의화가인 모네의 '수련'들이 좋을 뿐인데.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그림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하고 있느냐고.
그림자체만을 보고 있는건지,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생애를 생각하고 있는 거냐고.
그래서 그림을 바라볼때 무슨 생각으로 무슨 감정을 느껴야하는건지 정답을 찾듯이 이번 책을 신청했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공부하기 위해서.


그림에 관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한 3번째 쯤에 해당될 것이다. 이전 책들은 다 읽기 좋았고, 책을 읽을 때마다 좋아하는 작가와 그림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 모네가 특히 좋았던거 같다.
소설은 읽는사람마다 감상이 달라지듯이, 그림도 이야기해주는 사람마다 감상이 달라질것이라 생각하고 이번책에 대한 작가의 기대를 키워가며 책을 펼쳤다.


'그림이 말을 걸때'  책을 받았을때, 표지가 유난히도 눈에 들어오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레스를 입고 물위에 떠있는 여자의 그림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이런 예쁜 표지에 굳이, 굳이 누군가가 추천한다는 도장을 찍어놔야만 했을까, 책을 넘기는 첫 내용이 추천사의 말이어야 했을까, 이런 내용은 책의 가장 뒷장에 실어놔서 본 내용을 가리지 않았으면 싶다. 

'아트 스토리텔러 이수정'  
이번 책은 아트 스토리텔러의 책이다. 
예술 전문 강연가라고 한다.
책 날개에 빨리-많이-대충 감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천천히-깊게-대화하듯 그림을 바라보는 법을 전해준다는 내용이 다가왔다. 예술을 통해서 삶이 깊어질 수 있다면 나 또한 예술을 천천히 배워보리라.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예술 작품들을 만나면서 살고 있는지 아느냐며 묻고 있는 프롤로그를 지나, 본격적으로 그림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 책의 작가는 빛의 화가 모네처럼 아름다운 작품만이 예술이 아니라며 어둡고 조금은 잔인한 그림의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다. 아름답지 않아도 예술이라며.
또한 아름답게 바라보는 그림이 사실은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라며 유명한 고흐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이 책의 작가는 한 작품과 그림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때,  본인의 상황이 어땠는지 작가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바라봤는지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을 많이 이야기한다. 

'그림 한장'과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이야기,  스토리텔러의 이야기를 다 같이 듣는다. 그렇다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 또한 내 이야기를 해야할지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는듯도 하다. 

책을 읽는 중간에 '그림의 엑스레이 관찰법'에 관해 나왔는데, 보충 설명을 듣고싶어서 유튜브로 관련단어들을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요새 유튜브들은 너무나도 전문적이어서 그림에 관한 다채롭고 풍부한 영상들이 많이 있었다. 하나씩 감상을 하다가, 이 책에 대한 나오는 그림들도 다시한번 영상으로 보고 싶어서 지나간 작품과 작가들을 찾았는데, 목차에 작품별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한장의 그림을 두고도 설명하는 이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펼친다. 역시 감상은 주관적인 것이라는 것일까. 그림을 볼때 작가의 시대 상황만을 바라볼것인지, 혹은 정치 성향까지 같이 바라볼 것인지, 작가가 있는 그대로 그린것인지, 그림에 어떤 의도를 넣었을 것인지를 해석에 넣는 것은 아트스토리텔러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장의 그림을 다양한 관점으로 동시에 설명들어보는 일은 꽤나 재미가 있었다. 그림이야기를 계속 찾아보는 이유이리라. 

책을 다 읽은 후, 책을 덮었을때 다시금 표지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가 누구였는지, 그림제목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림 설명을 들었을 당시, 과거 귀족의 드레스는 물을 머금었을때 굉장히 무거워지기 때문에 스스로 헤엄쳐 나오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저 여인은 살아나오기를 포기한걸까? 아니면 삶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워서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일까? 그래서 표정이 저다지도 평온한것일까? 를 생각했었던 것만이 기억에 남는다. 기억은 감정의 기록이라, 내가 어떤 감정을 가졌었는지만 남는 것이다. 나에게 저 그림은 작가도 이름도 모르지만 매우 잔인한 슬픔만이 감상으로 남았다. 

이 책은 천천히 조금씩 음미해볼 책으로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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