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국어 : 문학 (2023년) - 노력한 만큼의 점수를 위한 올바른 국어 공부법 순수국어 (2023년)
유민우 지음 / 싼타북스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무언가를 선택하고자 할때

앞선 선택자들의 후기를 꼭 한번씩 살펴보곤 하는데

이번 책은 리뷰가 좋아서

이 책은 꼭 한번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리뷰중에서도 글의 문해력의 능력을 끌어올려주니

결국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들까지 도움이 되더라는 글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해서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 국어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죠.

"시를 읽고 느낀바는 각자가 달라야 정상인데

문제에서는 전국의 수험생들이 같은 느낌을 받으라고 강조하고 있어"

이 말을 듣고 한참 동안이나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에서는 정서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느끼는 정서가 중요한게 아니고 정답만이 중요한 거였으니까요.



이번 책 서두에서도 그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주어서 좋았습니다.



"문학이 예술의 영역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문학'과 '문학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에 속해있거든요.

평가원은 굉장히 보편적인 수준에서 아주 객관화된 선지를 만들어 냅니다. 그저 우리가 몰랐을 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수능 문학이 '얼마나 보편적인 차원에서' 질문을 던지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여는말 중에서



글은 주관적으로 쓰여있지만

문제는 '보편적인 객관성'을 띄고 있다고 하여

믿고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생각노트'를 굉장히 강조해요.

처음에는 온통 생각노트를 쓸수있는 공간이 있길래

뭘 그렇게 쓰라고 하나...

의문점이 생길수도 있는데요.

함께 소개되는 유튜브와 함께 보면서 생각노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보면 생각노트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생각노트로 핵심을 짚어내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니깐요.



시에서는 상황과 정서를 뽑아내고

고전시는 아는 말들만으로 상황과 정서를 뽑아내고

소설에서는 인물의 성심내태를 뽑아내고

고전소설은 인물관계도를 뽑아내고

수필에서는 대상과 태도만 뽑아내고

비문학에서는 주제와 문장연결을 뽑아내는

그 훈련들이 생각노트니까요.



현재 정답률이 떨어지고 등급이 낮다면

원인파악을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그 원인파악은 타인이 해주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직접 문제점을 짚어봐야 한다고 하죠.

그래서 더더욱 생각노트를 직접 써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생각노트 작성하는 방법이 굉장히 자세하게 적혀있어요.

이 뒤로는 선배들의 생각노트라고 해서

직접 쓴 생각노트도 있어서

이렇게 쓰는 구나..를 직접 볼 수도 있죠.



이 책에서 좋은 점은 실제 기출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같이 수록된 생각노트에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선생님의 생각노트가 뒤에 따라서 나와요.

그럼 내 생각노트와 선생님의 생각노트를 함께 보면서 뭘 놓쳤는지를 알 수 있고 많은 공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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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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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게 쓰였는데 구체적이고 잘쓰여있어서 재밌게 잘 읽을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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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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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은 인조가 조선의 왕으로 있었다.
병자년이였기에 그 해에 일어난 난을 병자호란이라 일컫는다. 인조가 청의 외침으로부터 남한산성으로 도망간 그해. 후대의 우리는 청의 침략보다 왕이 도망간 사실에 더욱 주목하며 병자호란보다 남한산성으로 기억한다.
왕이 남한산성으로 도망간 이 사건을 실은 '인조 1636' 책을 읽어보았다.

우리나라의 왕이 타국의 왕에게 머리를 찧어가면서 절을 한 삼전도 굴욕은 학창시절에 배울 당시부터 워낙에 충격적이라 잊혀지질 않았다. 가르치는 선생님도 사람의 머리에서 종소리가 날정도로 이마를 세게 찧었던 치욕스러운 굴욕이였다면서 열성적으로 가르쳐주었던 것도 한 몫 했었다.

그런 남한산성을 소설책으로도 읽고 영화로도 보았던 터라 잘 알고 있는 내용일거라 생각해서 이번 책을 신청해서 받아보았는데,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이 많아서 높은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 내용은 인조의 전대인 광해군부터 시작한다. 광해군 또한 역사적으로 평가가 달라지는 인물이다.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적 서술이기 때문에 누가 기록하는가에 따라 내용이 크게 달라질수 있다. 당대의 왕의 업적은 후에 자식이 온전하게 물려받으면 성군으로 기록되지만 인조반정처럼 반정으로 왕이 교체되면 전대의 왕은 혼군으로 밖에 기록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광해군은 역사에 안좋게 기록되었지만 훗날 역사가들은 광해군의 다른 면모를 많이 밝혀냈기에 광해군의 이미지는 많이 좋아진 상태이다. 이번 책에서는 광해군이 중립적으로 쓰여져 있어서 좋았다. 어쨌거나 주인공은 인조이고 병자호란이니 앞선 내용을 간략하게 싣고자 했기에 중립적으로 쓰여졌다는 느낌이다.

인조가 능양군이였던 시절부터 반정을 꾀하는 내용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책을 읽다보면 반정의 내용이 왜 나오느냐 하니, 인조가 왜 무능력한 왕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주기 위해서 반정의 내용부터 실었다는 느낌이 든다.
반정이라는게 무엇인가. 전대의 왕과 실권자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일이다. 당대의 권력자들을 죽이는 일은 복수를 막아야 하기에 처자식도 모조리 참수 시키는 일이다. 성공하면 상대편을 모조리 죽이는 것이고 실패하면 우리편이 모조리 죽임당하는 것이다. 그런 거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반정에 참여하는 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배반하지 못하도록 끈끈한 유대를 가져야 한다.
함께한 이들만 우리편이고 나머지는 못믿을 남의편이다.

그런 반정으로 임금이 된 왕이니 신하들의 권력이 얼마나 강했을지 안봐도 뻔하다. 우리편이였던 이괄조차 군사좀 쥐어줬더니 난을 일으키는데, 못 믿을 남의편에게는 어찌 군사를 줄 수 있었겠나. 처음부터 신하들과 백성들을 못믿는 상태로 왕이 되었는데, 대신들이 노령이 된들 젊은 신으로 바꿀 생각도 전혀 못한 채로 노인들만 끼고 살았을 거고, 백성을 믿지 못하는데 어찌 군사를 키울 생각을 했을까.
모든게 무지하고 무능력함에 안타깝다.

인조의 무능력함은 소현세자가 돌아왔을때 소현세자의 냉대에서 뼈저리게 드러나는 것 같다.
만약에 소현세자가 돌아왔을때 인조가 병들어 죽고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책은 역사책이라 딱딱할까봐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인조반정의 이야기도 재밌게 잘 적혀 있었고 사람들 이름이 나열될때만 제외하면 어려운 내용도 없이 쉽고 재밌게 잘 읽을 수 있다.
소설책과 영화에서는 딱 인조자체의 상황만 중점적으로 보여주기에 전체적인 구도를 잘 알수가 없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병자호란이 발생하기 전 상황과 청나라의 상황이 다 적혀 있어서 전체적인 구도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왕이 산성안에서 외롭게 저항한 사건인줄 알았더니 전국에서 인조를 구하러 온 백성이 달려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때의 전투가 우리나라 3대 패전중 하나인 쌍령전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진짜 여러모로 인조와 대신들의 무능력함을 진실로 알게되는 순간들이였다.

책을 재밌게 잘 읽었기에 작가가 누군지 살펴보았더니 유근표라는 작가분은 20년간을 성곽과 병자호란을 연구하신 분이라고 한다. 저서를 살펴보니 서울지역의 여러 성곽에 관력된 저서들을 쓰신것이 보이는데 그 중에 '조선왕조의 왕위에 오르지 못한 세자'의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소현세자와 사도세사가 쓰여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다음에 읽어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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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지도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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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윤동주의 서시는 별 5개가 아깝지 않습니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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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지도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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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이어령'이라는 이름을 검색해보면 '대한민국 언론인'이라고 나온다. 문학평론가, 저술가, 대학교수를 지낸 국어국문학자이며,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어령. 지금은 시대의 지성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있는 이어령. 우리는 그를 큰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그런 이어령선생님은 1933년 12월 29일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2022년 2월 26일 향년 88세로 사망했다고 나온다.

그의 사망 직전에 나왔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을 보면 이어령 선생님은 자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사망후에 편집해서 출판해 달라고 유언을 남긴다. 그는 별로 돌아가지만 그의 글은 그때부터 시작이라는 암시였다. 사람은 떠났지만 글은 남아서 영원토록 읽히면서 기억되고,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계속해서 살아가는 이상을 꿈꾸셨던거 같다. 그런 말이 버젓이 책에 남겨져 있는데 '마지막수업'책은 사망직전에 출판되어 세상으로 나왔다. 그 당시 독서모임을 하였던 우리는 얼마나 분노했던가.

이어령 선생님의 글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4권)으로 만났다. 4권의 책이 순서대로 나오는 동안에 뒤에 2권 만을 만나보았는데도, 책이 상당히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이 알고있는 것,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을 책속에 다 넣어주셨다. 책의 저자가 한국인이라서 좋았고, 한국인의 이야기가 들어가서 더더욱 좋았다.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말과 글, 그들의 기호, 그들의 언어의 이야기를 상세하고도 자상하게 적어주셔서 읽는 내내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글을 남기셨을지 뭉클해지기 까지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4권 만이 나오므로 거기에서 끝나는 줄 알았었는데, '끝나지 않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가 또 한번 나온다. 이번에는 6권으로 나온다고 한다. 그중에 지금 서평쓰는 '별의 지도'는 끝나지 않는 한국인의 이야기 시리즈 중에 1권이다.
책을 펼쳐서 '이야기속으로'를 읽어보면, 예전부터 보았던 '한국인 이야기'시리즈의 '이야기속으로'가 동일하게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같은 '들어가기'코너가 동일하게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같은 시리즈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시한번 꼬부랑 '이야기속으로'를 읽어본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게 되면 자신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이제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합니다.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이야기줄도 그렇게 이어져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생 일장춘몽이 아닙니다. 인생 일장 한토막 이야기인 거지요.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선녀와 신선을 만나 돌아온 나무꾼처럼 믿든 말든 이 세상에는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옛날이야기를 남기고 가는 거지요. 이것이 지금부터 내가 들려줄 '한국인 이야기' 꼬부랑 열두 고개입니다."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번 '끝나지 않는 한국인이야기 시리즈' 6권이 끝나면 나머지 엄청난 2권이 더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꼬부랑 열두 고개이니까.


앞선 '한국인 이야기'시리즈는 한국인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한국인이 주인공이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살고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꼬부랑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다정하게 풀어가 주신다.
이번에 나오는 '끝나지 않는 한국인이야기' 시리즈에서는 천지인 이야기를 하고싶으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천지인 이야기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인데, 이 세가지가 따로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모두 함께 어울리며 하나로 살아간다.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서로가 서로를 엮어준다. 이어령 선생님의 글은 이렇게 한국인에서 천지인으로 동양과 서양에서 세계로, 그리고 우주전체로 나아간다.

글의 초반에 천지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이번 1권인 '별의 지도'에서는 별, 그러니깐 하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풀어가는 하늘과 땅과 바람과 잎새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별의 지도'는 천지인에서 천, 즉 하늘의 이야기이다.
하늘에 떠있는 별의 이야기를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딘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별의 지도' 는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해서 <서시>로 끝난다. 책 한권에 <서시>가 10번도 더 넘게 나오는 거 같다. 책을 한 권 읽다보면 <서시>가 저절로 외워진다.

학창시절부터 교과서에 실리는 서시를 이렇게나 깊고도 감명깊게 읽었었던가 되돌아본다. 그의 시, 그의 노래, 그의 별.
그리고 그의 부끄러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에서 나오는 부끄러움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부끄럽다' 부끄럽다는 것은 시선의 의식이라고 한다. 내 자신의 위치에서 나를 보는 것이 아니고, 다른 위치에서 나를 보았을때 느끼는 그 부끄러움.
성경에서는 선악과를 따먹으므로 처음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 이전에는 부끄러움이 없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와 스스로 하고싶은대로 살며 어린아이처럼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이다. 그런 인간에게 찾아온 부끄러움은 어쩌면 인간이 사회화를 택하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책에서는 각 본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본성은 하늘이 주는 것이며, 본성이란 아이의 마음이니,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고 사는 자를 '대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아이는 부끄러움이 없다. 그저 해맑고, 그저 나아가며, 그저 행복할뿐.


'별의 지도'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으라면 <형나라 사람이 활을 잃어버린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형인이 활을 잃고도 활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하기를 '형나라 사람이 잃은 것을 형나라 사람이 주울 것이니 찾아서 뭣하겠는가?' 공자가 그 말을 듣고 '형을 빼는 것이 옳다'고 하자 노자가 그 말을 듣고 '사람인자도 빼는 것이 옳다'라고 했다"

물건을 잃어버렸을때의 내 태도는 어땠던가. 어떻게든 찾으려고 애썼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누군가 주워서 잘 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라고 말 할수 있다는 그자는 대인이 아니겠는가. 집안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우리 식구중 누군가가 주워서 썼다면 충분한 만족이 된다. 조금 넓게 나아가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우리나라 사람이 썼다면 그것도 어느정도는 만족이 된다. 하지만 내가 잃어버린 비싼 물건을 일본인이 주웠다면? 그것은 용서가 안되는 일이다.
새삼스럽게 나는 민족주의가 굉장히 심하다는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책에서는 나라의 개념, 인종의 개념을 빼보라고 한다. 그러면 도처에서 발생하는 국가간의 분쟁들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어지는 이어령 선생님의 민족을 넘어서 인종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배울점이 많아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데 그 정점은 하얼빈 이야기로 치닫는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안중근 의사가 총 쏘아 죽인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을 나라 대 나라로 보면 이토히로부미는 일본인에게는 애국자이고 안중근은 테러 범죄자가 된다. 반대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이토 히로부미는 국가의 원수이고 안중근 의사는 영웅이 된다.
이어령 선생님은 여기에서 국가를 빼라고 말씀하신다. 국가를 뺀 상태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면 안중근 의사는 일본이라는 국가와 싸운 사람이 아니라, 비인간 적인 짓을 저지르는 세력에 맞서 세계 인류에 대한 폭력을 막은 사람.
즉, 비인간적인 세력과 싸워서 이긴 사람이고  한국의 영웅이 아니라 인류의 영웅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가주의에서 한 차원 더 올라가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아주 적절한 설명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별의 지도' 책은 크지않고 작고 아담하다. 페이지도 많지 않은데. 그 작은 책에 주옥같은 말이 어찌나 많은지 곳곳에 표시하면서 읽는다고 책 표지에 제목이 코팅된 부분이 벌써 벗겨져 버렸다. 그중에 한 구절을 소개해본다.

"'진리는 나그네' 라는 말도 있어요. 진리는 한 곳에 사로잡혀 있지 않 은 것,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섭렵하는 것입니다. 구하고 떠나며, 떠나서 다시 구하는 것입니다. 진리는 나그네인 것이죠.
나그네에게 신념은 버려야 할 짐일지 몰라요. 신념에 사로잡혀 답이 정해져 있는 사람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대화가 중요한 것이죠. 길 떠난 나그네에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달라야 해요.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름답고, '지금 여기'가 중요한 것이죠. 오늘도 내일도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읽고 또 읽었다.
살면서 진실이라고 믿는 신념이 생기곤 한다. 속으로 다짐하는 나만의 신념이. 가끔 그런 신념이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며, 어떨때는 억지로 반대의 행동을 해서 억지로 무너뜨려 보기도 했다. 한때는 진실이라고 믿었지만 그런 신념이 무너졌을때 진실이 아니였구나를 깨달으며 진실이란 계속해서 변화하는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모두 망상은 아닐까를 생각해본 것이다. 이런 구절을 읽으면 그런 내 마음에 힘이 더해진다. 떠오르는 생각들은 모두 망상이며 진실은 없다. 다만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의 내가 되기 위해 지금 이순간 깨어있기를 바랄뿐.

이번 '별의 지도' 책은 읽기도 좋고 감동하기에도 좋아서 이런책이야말로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모두가 다 같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느꼈다. 글은 사라지지 않으니 백년만년 살아남아서 후세에 널리 읽히는 책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책 속에는 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가 곳곳에 실려서 시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시대가 변해서 지금의 아이들은 꼬부랑 할머니라는 말도,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라는 의미도 전혀 모를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러니 우리 어른들이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그가 들려주고 싶었던 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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