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라,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삶의 마지막 날, 내 인생에 묻는다
오자와 다케토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2월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은 일본인 오자와 다케도시의 책이다. 그는 20년 동안 2800명을 호스피스 하면서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과 죽음과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서 지켜보고 깨달은 바를 책으로 냈다.
"삶의 마지막 날, 내 인생에 묻는다"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표지에 새의 깃털이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마치 인생이란 생각보다 가벼울지도 모르고 죽음이란 끝이 아닌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표현했다고 느껴진다.
책은 예상과 달리 크기도 작고 두께도 상당히 얇은 소책자로 느껴지는데, 처음에는 환자의 호스피스 기록이 자세하게 기록되고 그동안 겪어온 고초를 낱낱이 적어놓아서 책이 굉장히 두꺼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이 병을 얻고 고통에 휩싸이는 과정은 제각각 다 각자 복잡한 사연으로 시작할 테고, 시한부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이라는 것을 글로 표현하려면 엄청나게 장황해야 된다고 내 스스로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책은 간단하고 간결하며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글자 수도 많지 않아서 페이지 넘김이 상당히 빠르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읽는 속도를 한 템포 느리게 잡고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곱씹으면서 읽었더니 문장마다 담고 있는 속뜻이 많다고 느껴졌다. 내 몸의 병을 알고 아픔에 부정하며 고통에 찬 환자를 돌보고 그들이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우며 끝내는 인생이 마무리되는 한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작가는 고통에 찬 이들을 돕고자 하는 봉사정신이 가득한 사람으로 환자를 돌보면서 동시에 환자들에게 돌봄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니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지, 어떻게 극복할지가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었던듯싶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보세요"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계속 나오는듯하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일상이 감사하게 생각되지는 않을런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일을 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이대목을 읽으면서 실제 내 생활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았다. 읽으면서 생각해보고, 읽으면서 느껴보고, 읽으면서 공감해보니 왜 작가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보라고 했는지 조금은 알듯했다.
인상 깊었던 대목은 "소중한 것일수록 타인에게 맡겨라"부분인데, 사람이 병에 걸리면 초반에는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을 떠올리거나,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하며 고민하고 자책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에게 "소중하기 때문에 더욱 손을 떼고 중요한 사람들에게 맡기자"라고 결심하게 이끈다고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 안에 가득 차있던 불신과 불안을 내 스스로 해결해보려 했던 나 자신을 떠올랐다. 내 문제니 내가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심리학 쪽에 몰두했고 다방면의 지식은 쌓을 수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인 자존감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자존감이란 내가 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인데, 내가 내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 가치를 인정할 수 있으면 자존감이 올라가고 내 스스로가 소중해진다고 한다.
내 스스로가 소중한 만큼 비전문가인 나보다 전문가에게 상담하고 의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었다. 작가는 의지하는 것이 꼭 사람이 아니고 신이나 자연이어도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교를 찾고 신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이해가 됐다.
책이 간단하다고 읽는 이의 마음까지 간단하지는 않다. 곱씹으면서 읽었고 작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했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시금 오늘이라는 것과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