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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남긴 27단어 ㅣ 생각쑥쑥문고 14
샤렐 바이어스 모란빌 지음, 정용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8월
평점 :
[엄마가 남긴 27단어] 책의 표지를 인터넷화면으로 보고 책에대한 소개를 읽어보았을때, 엄마가 남긴 27단어 책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그림 동화책일것이라고 예상 하였다.
그러나 이책은 300페이지가 조금넘는 어린이동화로 생각쑥쑥문고의 14번째 책이다.
검은표지는 밤하늘처럼 연상이 되고 노란 보름달하나가 떠있는데. 보름달 주변으로 반짝이는 별들이 박혀있어서 은은한 기분이 든다. 그 밑에 쓰여진 제목도 보름달의 색과 어우러져서 홀로 서서 달을 쳐다보고 있는 쓸쓸한 여자아이를 포근히 비춰주고 있는듯 하다.
이책은 주인공으로 나오는 코비라는 여자아이가 부모님을 잃고 상실에 대한 아픔을 하나씩 치유해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에게 오고, 또다시 외삼촌네로 와서 살게되면서 주변의 인물들은 어설픈 위로의 시도를 하지않고 억지로 포용하지 않으며 그저 아픔을 이겨낼수있는 나이가 될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고 따스하게 바라봐준다는 것이 인상깊다.
주인공 코비에게는 엄마가 살아있을 시절에 엄마에게 받은 27단어가 있다. 코비의 엄마는 소설가로 집에서 작업을 하였는데, 그당시의 코비는 5살로 유치원생의 나이이기에 작업하는 엄마 주변을 서성이며 엄마에게 포스트잇에 적힌 단어들을 선물처럼 하나씩 받곤 했던 것이다. 코비는 그 단어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마법의 주문처럼 되뇌인다. 엄마는 그저 단어들을 적어주는 역할만 했을뿐. 그단어가 어떤효과를 발휘하는지 정하고 사용하는것은 코비로. 코비는 그단어들을 어떤 상황에 맞서 이겨내는 주문으로 사용한다.
책의 내용은 부모님을 잃고 외할머니집에 머무르다가 외할머니의 결혼식으로 외삼촌집에 오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가는데, 코비는 아직은 초등학생으로 보호받고 싶고 어리광 피우고싶은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욕구대로 아이들을 떼어놓곤 한다며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초등학생인 코비의 시선으로 작성된 책은 아직은 어리기에 기대고 싶거나, 튀지않고 스며들어가고 싶거나, 다른사람들 앞에서 뽐내고 싶거나, 약간의 허구의 말을 섞다가 의도치않게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는 그런 속마음들을 놀랍도록 세심하게 잘 표현해내었다.
나중에 아픔과 직면했을 때에도 상실의 아픔을 현실성있게 잘 써주어서 나도모르게 코비를 응원하고 있었으며, 코비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가자 함께 안도하고 함께 보듬으며 같이 치유를 해나갔던것 같다.
어린아이들이 겪어나가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상실이라는것을 자세하고 포근하게 잘 쓰여진책같아서 오랜만에 좋은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