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지음, 송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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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상실과 애도'를 깊이 있게 담은 소설.
'안 세르' 작가가 여동생을 잃고 나서 애도의 마음을 담아 쓴 소설이라고 한다. 1960년생인 작가는 어리지 않은 나이이기에 글속에 삶과 추억을 가득 담는법을 터득한 것 같다. 
소설은 한 사람이 한사람을 깊게 추억하며 '그래..그땐 이랬었지. 우린 이랬어. 우리는..그럴수밖에 없었지'하는 깊은 애도가 듬뿍 담겨있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나이에는 이런 상실감에 관한 도서들이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들고 차츰 필연적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의 상실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니 이런 주제의 도서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이들은 상실을 어떻게 애도하고 있을까..

소설속의 주인공은 '화자'로 표현되며, 자신의 친구인 타니를 관찰자의 시점으로 추억으로 담아낸다.
친구를 깊이 관찰하면서 알게되는 일반적인 자아와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는 화자.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알게 되는 인간 내면의 여러 모습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관찰자이자 '이야기하는 자'라는 의미로 '화자'로 표현되지만 가끔 '나는'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자신이 관찰하는 타니와 자신이 친구이자 친근하면서 밀접한 관계인.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애뜻하다.

어려서부터 함께 해온 타니와 화자는 친구처럼 연인처럼 가족으로 긴 세월을 함께 해왔다. 좋을때도 싫을때도 힘들때도 함께 해온 둘의 모습이 단순한 친구를 넘어서는 가족같은 모습으로 비춰져서 부부사이의 모습을 많이 떠오르게 했다. 한 사람의 내면을 이렇게도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가 얼마나 찾아올까. 자아속에 또다른 자아를 알아차릴 정도로 가깝게 지내는 기회는 또 얼마나 찾아올까.

도서는 얇지만 빠르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다. 작가가 글 하나하나를 매우 무겁게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주된 스토리가 없이 그저 과거를 추억하는 애매모호한 추상적인 느낌으로만 받아들여져서 더 독서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 도서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화자의 추억 되새김에 익숙해지기 시작하여 화자의 속도에 발맞추면 그제서야 책의 깊이를 받아들일수 있게 된다. 깊은 애도라는 추억이야기는 단어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아 꾹꾹 눌러써져있다.
이런 책이야말로 번역본이 아닌 원문 그대로를 읽을수있었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의 감성 그대로를 느껴보고 싶다. 그렇다면 이 얇은 책이 한층 더 무거워졌으리라.

나이가 들면서 상실에 대한 생각이 자주 찾아온다. 나에게도 내 세상이 뜯겨져 나가는 어떠한 상실이 찾아오게 된다면 애도의 마음으로 깊은 추억에 잠겨 그때를 찬란한 노을빛으로 되새겨보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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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균열
#사랑의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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