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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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가장 관심이 많을 때는 '자신이 5살일 때와 내 아이가 5살일 때'라는 말이 있다. 나 또한 우리 아이가 5살일 때 이런저런 공룡 서적을 많이도 접했었다. 그중에 굉장히 놀라운 공룡 동화책이 한 권 있었다. 제목이 '공룡을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런 느낌의 책이었는데, 내용은 '우리는 공룡이 이렇게 생겼을 거라 말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닐지도 몰라. 왜냐면 공룡을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이런 내용이다.

티라노사우루스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티라노의 형체가 그려진다. 하지만 그 형체는 학자들이 인위적으로 상상해놓은 것일 뿐, 진실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일말의 의심조차 없이 그대로 믿고 받아들였던 걸까.



이번 '유전자 오디세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 동화책을 찾고 싶어서 '공룡을 실제로'라고 검색을 해봤다. 검색 결과 놀라운 글을 하나 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룡의 모습은 실제와 다를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왜냐면 우리는 단지 뼈 화석만으로 상상해 봤을 뿐이니까! 그러면서 하나의 가정을 해본다. 만일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이 되고 전부 뼈 화석만이 남아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후 먼 미래의 생명체가 뼈 화석을 가지고 복원을 한다고 가정해 보면 생명체들의 모습은 어떻게 복원될까? 실제 모습과 다르게 복원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왜냐면 동물은 뼈 주위에 근육도 있고 두터운 지방층 같은 것도 존재하는데, 오로지 뼈만을 가지고 복원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 장의 사진들을 게시해 주었는데 매우 놀라웠다.

그 글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인간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만일 사피엔스가 멸종되고 화석으로 남았을 때 미래의 생명체들은 사피엔스를 어떻게 해석할까. 발견되는 사피엔스의 화석이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면 미래의 후손은 사피엔스의 외모를 특이하다고 일반화 시켜버릴 수 있지 않나. 뼈 화석만을 가지고 사피엔스의 피부색은 무슨 색이라고 정하게 될까.

'유전자 오디세이' 책의 소개를 읽을 때. 제일 먼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이 떠올랐다. 그 책도 읽으면서 계속해서 놀라워했던 책이다.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읽을 당시의 새로운 깨달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었다.
'사피엔스' 내용 중 놀라웠던 점은 사피엔스 화석 속에 사피엔스의 유전자 외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함께 검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놀랍고도 놀라운 발견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교과서의 내용 자체를 수정하게 만들었다. 학창 시절 과학시간에는 인류의 계보를 점층적인 진화라고 배웠다. 인류가 단계적으로 진화했다고 배운 것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다음 호모 하빌리스 다음 호모 에렉투스 다음 네안데르탈리 다음 호모사피엔스 이런 식으로.

만일 지금까지 인류가 진화해온 것이라면 사피엔스 화석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없어야 하는데, 사피엔스의 화석에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유전자가 함께 나온다. 이는 혼종이라는 뜻이며 동시대에 우리의 사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피엔스는 혼자가 아니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DNA가 말해주는 인류 역사의 대서사시-



'유전자 오디세이' 책 소개를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사피엔스는 언제 출현했을까?"
"왜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생겼다고 말할까?"
"왜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이동했을까?"
"왜 지금은 사피엔스만이 남아있을까?"
목차를 봐도 신비하고 신기하다.

제일 먼저 책날개에 작가 부분을 펼쳤다. 이런 책을 쓴 사람은 누구일까? 이번 작가의 이름은 '에블린 에예르'라고 나온다. 책에서는 그저 단순하게 '유전자 인류학자'라는 말만 있어서 좀 더 정보를 모으고 싶은 마음에 검색창에 한글로 '에블린 에예르'라고 쳐보았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유튜브에 'Evelyne Heyer'라고 검색했더니 한 여성학자의 동영상이 무수히 많이 검색이 되었다. 프랑스인으로 추정되는 학자 님의 강의 영상을 잠시 보다가 영 못 알아듣겠기에 바로 책 속으로 들어갔다.


'유전자 오디세이' 책을 쓴 에브린 에예르는 유전자 인류학자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유전자 인류학자와 고대 인류학자와는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다.

우선 고대 인류학은 남겨진 뼈 화석과 고대 유적을 통해 그 당시의 삶을 재해 석해 본다. 예를 들어 엄지발가락이 길면 나무를 탔을 거고 엄지발가락이 짧으면 체중 지탱을 위해 이족보행을 했을 거라고 추정한다. 턱의 상태와 두뇌의 상태를 보고 무엇을 먹고 어떤 두뇌를 가졌는지를 추정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상이 많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유전자 인류학자는 말 그대로 뼈 화석에 남겨진 유전자분석을 통해 그들의 삶을 재해 석해 본다. 이는 최대치가 40만 년 전이라는 것과 발견된 장소의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같이 고온다습한 곳에서는 유전자 보존이 안된다고 한다. 유전자를 분석해 본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결론 값에 의해서 사실들만을 추론해낼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도 상상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들의 삶을 추측하고 여러 가설들을 많이 세워놓았다. 책 속에서도 끊임없는 가설들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남겨진 화석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해 본다는 것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지금 현재 살아있는 인류의 공통 조상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약 3천 년 정도뿐이 되지 않으며, 우리는 전부 공통 조상을 가진 친척들이라는 것이다.

지금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한 종만이 살아남았고 서로의 유전자는 99.9프로까지 닮아있다. 더군다나 공통 조상을 찾는 계산을 하다 보면 우리는 결국 서로 이어진 '함께'라는 존재가 뚜렷해지는데 인종차별은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작가의 다른 책 '우리는 왜 인종차별주의자가 될까' 책을 읽어봐야겠다.



유전자를 통해 사피엔스의 이동경로를 조사해 보는 과정도 놀랍다. 신석기시대의 화석과 그 이후에 발견된 화석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그 땅에서 인류가 계속 정착해서 살았는지 아니면 인구가 이동하면서 대체했는지를 밝혀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문화가 전파되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그러면서 유전자에 어떤 부분에 변이가 오고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조사한다.

초반에 책을 읽을 때에 글씨만 빼곡하고 인류 계보학이라던가 이동경로 지도라던가 그런 자료가 첨부되어 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지리적으로 지식이 많은 게 아니어서 내용에 어떤 지리가 나올 때는 책에 부록 된 세계지도를 반복적으로 들여다봐야 했는데, 부록 된 지도의 중동 부분이 가운데 접혀들어가는 형식이어서 보기가 불편했다. 차라리 지도를 옆으로 세워서 접히는 곳이 없이 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봤다.



책을 읽어나가면 인류의 삶은 단순하지 않았구나를 확실히 알 게 된다. 인류는 단계적으로 진화하지도 않았고 동시대에 함께 살았으며, 한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왔다 갔다를 반복해가면서 조금씩 나아갔을 거라는 점이다. 그러니 계보학이니 이동경로이니 이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민족에게 어떤 특이점이 발견된다고 해서 그 민족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먼 곳에 같은 특성을 지닌 민족이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작가는 나라와 민족과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싶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언뜻 보면 이번 책도 결론은 없고 가설과 가설만으로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계속해서 연구를 해나가고 있고 새로운 정보와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의 조상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정보에 귀 기울이며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은 모두의 숙제인듯하다. 책이 흥미롭고 재밌어서 읽는 내내 좋았다. 앞으로 인류학 쪽에서 신작들이 나오면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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