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비트겐슈타인, 나_라는 세계의 발견
나카무라 노보루 지음, 박제이 옮김 / 독개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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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비트겐슈타인. 나라는 세계의 발견' 책은 일본 NKH출판사의 '배움' 시리즈로 제작 되었던 책 중의 한권이다. 앞서 같은 '배움' 시리즈 중의 한권인 '그래서붓다. 유쾌하게 산다는 것' 책을 읽었었다. 책을 읽다보니 책의 크기와 책이 출판되는 형태가 우리나라의 '서가명강' 시리즈 책들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학생들이 듣는 인기 강의를 일반인들도 듣고 배울 수 있게 대중적으로 펴낸 시리즈 책을 말한다. '서가명강'은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엄선하여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양과 삶에 품격을 더하는 지식한 제공해주는 컨텐츠이다. 기초 학문부터 전공을 넘나드는 명품 강의를 도서. 강연. 팟캐스트를 통해서 만나볼 수가 있다.

서가명강을 도서로 먼저 접하고 팟캐스트까지 찾아서 들었던 적이 있는데, '배움' 시리즈 책들을 보니 그때의 추억이 샘솟는다.



저번 책은 작가와 함께 '붓다'의 생애를 쫓으며 불교의 선 사상과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좋은생각책이나 명상책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번 책은 감상문 책이 아니고 해설서 같은 느낌의 책이다. 시리즈물이라 책의 크기는 똑같이 작지만 두께는 붓다보다 두 배에 살짝 못 미치게 두껍다. 필시 담아야 할 내용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나라는 세계의 발견' 책은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 책의 해설서 처럼 느껴진다. 책의 한부분을 발췌하고 그 부분에 이해도를 높여주기 위해서 각종 비유와 예시를 들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한 목차마다 두페이지 정도의 분량만 차지하고 있다. 쉼표를 많이 찍어준 도서라고 느꼈다. 많이 쉬어가라고 배려해주신 것일테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 자체가 어려운 자이기에 책이 만만하지는 않았다. 가독성이 안붙어서 천천히 읽어야 될 책이다. 마지막에 맺음말에 가보면 작가는 이 책을 고등학생때의 자신에게 주는거라 생각하고 썼다고 한다. 이정도면 고등학생들도 비트겐슈타인을 이해할 수 있겠다며 썼다는 뜻이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명문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이 환자 같았다며 전혀 웃지를 않았었다고 말하는 작가가 내 감수성을 살짝 건드리지 않았다면 작가가 살짝 미울법 했다.



'비트겐슈타인'

언젠가 독서모임의 선정도서로 '내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책을 선정한 적이 있었다. 그 책은 '도덕감정론'의 독후감 같은 책으로 도덕감정론의 맛을 살짝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도덕감정론이 대충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맛보기로 느껴보자고 했더니 모임원분중에 한분이 그냥 '도덕감정론'을 읽으면 되지 왜 이런책을 읽느냐고 물었었다. 그때 아주 당당하게 말해줬었다. 읽을 수 있으면 읽어보라고.

이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도 비슷한 책이다. 저 책이 얼마나 유명한지, 저 책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저 책이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나도 많이 들어와서 잘 알고있다. 그래서 아직 읽을 시도도 안해봤던 책이였다. 그 책을 일본의 주오대학교에서 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이신 나카무라 노보루가 맛을 보게 해준 것이다. 감상문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해설서로 이루어져있다는 점이 좋다. 발췌가 들어가 있어서 더욱좋다.  책이 크지않아서 손에 계속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내 무지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내 무지로 책을 이해했다는 느낌이 와닿지가 않는다. 분명 읽긴 읽었는데 누군가가 이 책 읽었냐고 물어보면 못 읽었다고 대답해야 될 것 같다. 여러 번 되새겨 읽어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도 많이 해보고 중간중간 책을 덮고 명상에 들어갔던 구간도 많지만 책을 온전히 다 읽었으면 책 내용이 내 것이 되면서 감동으로 다가와야 하는데 책에 대한 감동이 떨어진다. 이건 필시 내가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읽으면서 자꾸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언어'라는 내용을 '그래서 내가 되는 것 그 책 내용을 말하는 거 아냐.' '이거 결국은 내가 되는 것 그거네'라고 연관 짓고 그쪽으로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전에 읽었던 책이 아직 마음속에 남아있는데 다음 책을 너무 연달아 읽어버린 탓인 거 같아 독서활동을 조금 쉬어야 되나 고민이 될 정도다. 일단 한번 읽었으니 요 정도로 만족해놓고 내가 신의 축복이라는 '망각'의 손길을 받아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안개처럼 되었을 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이 책은 잘 보관했다가 아들한테 읽으라고 추천 책 목록에 꽂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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