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정본 택리지 (보급판) - 이중환, 조선 팔도 살 만한 땅을 찾아 누비다
이중환 지음, 안대회.이승용 외 옮김 / 휴머니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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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완역 정본 택리지]라는 책의 이름을 처음 딱 들었을 때에 무슨 생각이 먼저 들었는가요? 저는 학교 다닐 때에 국사 시간에 '택리지'라는 이름을 들어봐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 다닐 적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과 선생님의 말씀은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때 들었던 '택리지'라는 단어이니,  '택리지'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한테 굉장히 중요한 단어이다! 하는 게 저한테 있던 택리지의 인식이었죠.
 조선시대라는 곳은 연도에 적힌 숫자상으로 보면 그렇게 멀지 않는 과거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의복이나, 살고 있는 주거의 형태라던가, 경제의 관한 부분만을 따져보더라도. 지금의 현대와 접점을 찾아보기가 힘든 전혀 다른 나라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는데요.
'택리지'가 바로 그런 조선시대의 풍경과, 부동산과, 경제를 담은 책이라고 하니 멀게 느껴지면서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터전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조상님들의 이야기이니,  같은 땅을 살고 있는 민족으로서도 그렇고 그 핏줄을 이어받고 있는 후대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안 읽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택리지' 펼쳐보았습니다.
 한국 고전 문학만이라고 하더라도. 지어진 시대가 오래되면 같은 한글이어도 읽기 까다로워지고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택리지'는 조선 후기에 써졌던 책을 번역한 책이니, 고전의 향기를 풍기는 책일 거라고 예상되어 한 글자 한 글자 세심하게 읽어가야 되는 책일 거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원문과 주석을 많이 달았다고 하는 검은색의 표지와는 다르게 하얀색의 표지는 보급판으로 지금 사람들이 읽기 편하게 글을 다듬었다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요. 역시나 그 말답게 이 책이 조선시대에 쓰인 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깔끔한 번역으로 현대에 쓰인 책과 같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책의 서론 부분은 순임금 시대의 찬양으로 시작하는 데요. 사람의 신분에 등급이나 호칭의 차이가 없었던 시절, 누구나 백성이 되어 우물을 파고 갈면서 희희낙락 삶을 즐겼던 시절에 성인의 법을 지키는 자는 모두 다 선비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선비가 벼슬을 하거나 농부, 공인, 상인으로 사농공상이라 불리었는데요. 시대가 지나고 예의와 법령이 복잡해지고 많아지면서 사대부라는 호칭이 나오고 농부, 공인, 상인은 천해 지게 되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에 저자는 모두가 성인의 법을 따르고 사대부 다운 행실을 해야 하므로 첫 제목은 [사대부 가거처] 라 지었다고 합니다. 이 제목이 나중에 개정되면서 '택리지' 가 된 겁니다.
"도대체 어딜 가야 먹고살수 있을 것인가" 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듯한 '택리지'는 팔도의 풍경이 실제로 가보지 않으면 나오지 못할 묘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풍경에 담긴 옛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어디에 사는 게 좋을지 제시하는 부동산 서적이라는 말도 알맞고, 산수가 빼어난 곳을 안내하는 여행서라는 말도 알맞고, 각 지역의 문산과 교통을 소개한 경제서라는 말도 알맞습니다.
 조선 사회의 산업과 교통, 그리고 그 당시의 문화가 담겨있는 명저라는 책이 어울리는 인문 지리서인 택리지. 
  그동안 과도한 편집으로 인해 이본의 모습만을 접했던 우리가 270년 만에 정본 택리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가 다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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