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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 시선강탈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김건호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9월
평점 :
울산에서 책갈피라고 하는 독서모임에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 모임을 가져보았다. 나는 평소에 "글쓰기"라고하면, 내 머리속에 있는 생각을 필터링없이 그대로 꺼내서 쓰는 작업이라고 알고있어서, 나는 있는 그대로 담백하고도 조미료 없는 단순한 에세이같은 글을 써내려갔지만, 독서모임사람들은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서 그동안 속에 쌓아뒀던 글감들이 많았던지, 써내려가는 글마다 철학적이거나 시적이거나 내용이 함축되어 간단요약하거나, 어떤글은 재치가 돋보이기도 하였다.
내속에는 담백한 글감들 밖에는 없는거 같은데,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생각을 할수있게 만드는 재치가 담긴 글들을 써내려 갈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생각을 압축한 딱 한줄] 이라는 책의 표지를 보게되었다.
책의 오른쪽 위에 소제목으로 "시선강탕,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라고 적혀있어서 저책은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보기로 하였다.
자신의 몸보다 커다란 빨간색 연필을 끌어안고서, 화이팅을 외치듯 왼팔을 하늘을 향해서 쭉 뻗고있는듯한 샐러리맨의 그림이 표지의 한가운데에 있는데, 이때에 표지를 본 느낌은 글쓰기를 하는 평범한 일반인을 뜻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책을 다 읽고난 후에 다시한번 표지를 보니 연필은 쥐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일반인이 아닌, 광고쪽에서 일하는 카피라이터인 작가자신인듯 하였다.
[생각을 압축한 딱한줄] 이라는 책의 작가는 김건호로 현직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광고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다가 카피라이터의 꿈을 위해서 광고회사와 선배들에게 노하우와 조언을 받기위해 쫒아다니며, 자료들을 받아서 공부했다고 하는데 , 자신이 받았던 그 고마운마음을 이제는 저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책을 썼다고 한다.
2008년 부터 서울시청에서 '공공 카피라이터1호' 로일하고 있는 작가는 '남에게 자유를 줄 때 더 큰 자유를 느낍니다. 자유시간' ,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을 주세요' , '길에서 잠들면 영원히 잠들 수 있습니다' 와 같은 한줄을 썼다.
요즘 사람들은 긴글을 읽지 않는 듯 하다. 왜 사람들은 긴글을 읽지 않는걸까?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같은곳에서도 자신이 쓴 글이 길어지면 글의 마지막에 3줄요약이라고 글을 요약해서 써준다. 그것이 넷티켓이라고 표현한다. 핸드폰으로 보는 뉴스나 온라인속의 글같은것도 사람들은 더이상 더보기를 누르지 않는다. 그저 제목을 보고 요약된줄을 볼뿐이다. 그리고 다른사람들이 그 글을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글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본다.
제목부터 중간글, 요약글, 그리고 댓글까지 모두 요약되어있는 한줄을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위해서 자극적인 제목을 쓰기도 한다. 어떤글은 글내용과는 상관없는 시선끌기용도의 제목만을 갖다 붙이는 경우도 있다. 요약된 한줄. 즉, 눈길을 사로잡는 한줄이 중요해진 시대가 온것이다.
나에게 처음 차가 생겼을때, 나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려고 온라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본적이 있다. 초보운전이라는 것을 표현한 다양한 한줄의 모음들이 아닐수 없다. 그중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것은 " 아이부터 구해주세요." "저희아이 혈액형은 B형이에요" 이런종류였다.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이런 스티커의 한줄은 용도에 안맞는다고 느껴졌다.
내가 엄마인 이상, 엄마를 타깃으로 한 마음을 움직이는 한줄들은 실제로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것 같다. 아이를 낳고 내가 우리아이에게 먹일 분유로 선택한것은 "나는 엄마다" 였으니깐 말이다.
정말 구매유발의 한줄. 지갑을 열게 만드는 한줄로 적절한 표현들이다.
좋은 한줄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사항에 대한 선행학습" 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한다. 내가 한줄을 쓰기에 앞서서 어떤 문제들이 있고, 어떤 정보를 모아야 하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다. 모든것은 자세히 조사해보고 살펴봐야 좋은 한줄이 나올수가 있다는 것이다.
"화자가 누구인지 설정하기" 한줄속에서 이 한줄의 화자가 누구인지 설정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 누구를 타깃으로 할것인가"도 두루뭉실하게 정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정할수록 좋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관점을 바꿔보기" 이는 여러 화자를 설정해서 한줄을 만들어 보고, 비슷하게 여러 타깃을 대상으로 한줄을 만들어 본다음에 비교를 해보라는 뜻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나에게 알맞았던것은 "감정에 호소해보기" 였다. 내가 감정에 호소하는 한줄에 끌렸던 만큼, 다른사람의 시선을 끌때에도 감정에 호소해보는 한줄을 써보라는 뜻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글쓰기 모임을 가지면서 에세이라던가, 철학같은것이라던가, 시적인 표현에서 사용되어지는 "생각을 압축한 딱 한줄" 이라는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펼쳐들었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광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광고의 이야기로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작가가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사람이고 그쪽의 사정들을 많이 알고 있으며 본인이 자신있게 알고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써내려간 까닭인것 같다.
책속에는 작가가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을 실어놔서 그것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으며,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부족한것은 유머와 재치인듯하여 여러모로 나의 한줄에 대해서 생각해 볼수있는 시간이였다. 책속에 수록되어진 엄청나게 많은 실제 광고속 한줄들을 보며, 내 감정을 움직였었던 한줄들을 다시 보며 그때의 감정을 떠올릴수가 있어서 좋았고, 기발한 한줄들을 보면서 그 한줄을 써내려간 자의 재치에 감탄을 금할수가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난후에는 광고속의 한줄들이라기 보다는 "생각을 압축한 딱 한줄" 이라는 제목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과 어떤 상품과 어떤 행사를 한줄로 딱 표현해 낸것이다.
나도 내 생각을 재치있고도 기발하게 압축해내서 나도 좋은 글과 좋은 한줄을 써내려 갈수있게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