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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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에서 나온 [9년전의 기도]
책에 대한 깊이가  깊지 않아서 책을 고를 때,
기존에 읽어오던 출판사나 작가, 번역가의 책은 주저없이 고르는 경향이 있다.
사람의 관계에도 신뢰가 쌓이듯, 책에도 그런 믿음을 주는 것이 있다고 할까?
제목이나 홍보만 보고 고른 책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지만,
이렇게 책을 선택하는 것은 새로운 책에 도전하는 것보다
나에게는 안전한 방법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양억관 일본소설 번역가는 에쿠니가오리소설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많이는 아니지만, 집에 몇 권의 책을 소장하기 시작했다.
번역가의 색채가 서서히 마음에 들기 시작했던 어느쯤부터



[9년전의 기도]는 사나에와 캐빈, 엄마와 아들이 나온다.
내가 어린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나에의 생각, 기분들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져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기가 잠든 밤, 베란다 카페에서 [9년전의 기도]를 읽는 시간에도
마음이 참 아파지는 것이 그랬다.
아픈 아들을 표현 할 때, 갈가리 찢겨 몸부림치는 지랑이 같았다 라는 문장이 많이 나오는데,
책을 읽는 내내 나 이 표현이 왜 그렇게 멀리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사랑스런 아들이라는 표현이 아니라서 그런걸까

 

 

 

 

사나에는 많은 고통을 속으로 품고 있었다. 함께 살았던 외국인 남편은 말없이 사라지고
아픈 아들을 혼자 키울 수 없어서 고향에 내려오면서
부모와의 내적갈등도 생긴다. 아들 캐빈을 지키고 보호하면서 많이 힘들어 지쳐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나에는 9년전의 기억속의 밋짱 언니를 통해 위안을 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장소는 기억속에서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9년전의 기도] 소설속의 리아스식 바닷가 마을이 그러하다.
사나에는 그 바닷가 마을을 거닐면서 환상 아닌 환상을 본다.


사람은 강하면서 약한 존재라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독하게 강해질수도 한없이 나약해질 수도 있는 존재. 그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나에의 엄마라는 모성애에서 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강하면서 여린 존재가 엄마가 아닐까?
힘들지만 참고 견뎌야 하고 이겨내야 하고 보호해야 하는!




사나에의 복잡한 내면을 따라가다보면, 소설속의 그 장소
바닷가가 떠올려지는 건 무엇때문일까?
[9년전의 기도] 한동안 오래 생각이 날 것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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