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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아픔
소피 칼 지음, 배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이 내게 왔을 때, 이런 예쁜 책도 있구나 싶었다.
보통 일반 책과는 달리 꼭 장지갑 크기의 사이즈!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양본이었다.
게다가 그레이 컬러에 빨간 글씨.
막 가지고 다니고 싶은 책이랄까?
먼저 읽고 싶다기 보다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책이었다
(꼭 이런 책이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시린 아픔은 사진과 텍스트로 구성된 책인데
사진이 주를 이룬다고 보면 된다.
저자가 3달간 일본에 간 이야기인데, D- 92 이로 시작된다
책 속에는 소피 칼이 바라본 일본이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일본보다는 더 오래된 일본이 배경이다
그 여행의 배경은 1984년도이니깐.
중간중간의 텍스트는
애인에게 편지를 쓰는
'사랑하는 당신에게'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당신[이라는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지는 이 말이
책을 읽는 내내 아주 친근하게 느꼈다
나도 사랑하는 누구에게 라고 하며 편지를 쓰고 싶어질 만큼!!
책은 어렵지 않다. 에세이같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수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일본을, 소피 칼이 처한 상황을 떠올려보게 한다

거의 책의 마지막 1/3 지점에서 가장 재미나다
저자는 자신이 유학을 가고 돌아오는 날에 사랑하는 남자와 만나기로 한 약속이 깨지면서
헤어지게 되는 이별 이야기를 계속 계속 다르게 써 내려간다
음 뭐랄까? 한 페이지의 영어 문장을 여러 사람이 번역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야기의 내용을 같지만 글이라는 게 쓰는 사람마다 다르니깐
그런 느낌으로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그게 책의 왼쪽 페이지를 구성 (빨간 전화기 사진이 있는)
오른 페이지는 주위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채워나간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슬픔 기억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슬픈 기억을 듣는 것으로
이별의 슬픔을 이겨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 다른 사람의 슬픔 기억을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 가장 큰 것은
사람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위로의 이유가 작던 크던
그리고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던
사랑이 필요하듯 위로가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사랑보다는 가벼운 위로가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p.s 소피 칼은 예술가이기에 이 책도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