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뇌제가 아들을 죽임으로써, 왕위 계승 문제로 나라는 큰 혼란에 빠졌다. 이반 뇌제의 끔찍한 표정은 화가레핀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장이다.
역사화란 현재의 필요에 의해 과거의 사건을 소환해서 재해석하는 그림이다. 1885년 레핀이 16세기의 역사로 돌아갔던데는 이유가 있었다. 1881년 3월 13일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당했다. 알렉산드르 2세는 "몽둥이질하는 니콜라이"라는 별명을 가진 니콜라이 1세의 아들이었다. 서유럽의 여러 나라가 정도 차이는 있지만 1830년부터 1848년 사이에 벌어진 시민혁명의 여파를 받고 있었으나 러시아만은 여전히 1863년까지 농노제가 존재하는, 즉 국민의 절반 이상이 노예였던 나라였다. 이곳은 누구도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불행한 나라였다. 알렉산드르 2세는 아버지 ‘몽둥이질하는 니콜라이‘보다는 유화적인 정책을 써서 1863년 농노를 해방했지만, 지주도 농민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정책으로 사회적 불만이 더 높아져갔다.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이었다. 알렉산드르 2세의 암살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더 끔찍한 학살이 이어졌다. 뒤를 이은알렉산드르 3세는 더욱 강도 높은 억압적 통치를 이어갔다. 당시 암살범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러시아 내 유대인에 대한 대량학살이 이어졌다. 소위 포그롬(Pogrom, 민족과 종교를 이유로 한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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