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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디자인 찾기 ㅣ 인문 그림책 17
마리오 벨리니 지음, 에리카 피티스 그림, 임희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8월
평점 :
숨은 디자인
찾기
인문 그림책 열일곱 째 이야기
마리오 벨리니
글
에리카 피티스
그림
임희연 옮김
우리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인을
찾아봐요!

너무나도 유명한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님의 철학을
어린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독창적이고 독특하면서도 실용성을 놓치는 일이 없는
작품들을 보다 보니 공간 속에 놓이는 개체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준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질문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마리오 벨리니의 이런 생각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올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게다가 책의 제목이 숨은 디자인을 찾으라는 것을 보니
분명 우리에게 그냥 답을 주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럼,
숨은 디자인을 찾아볼래요.
2~3. 이 아이는? 바로 나예요!

여덟 살 때 이미
실제로 디자인하고 건축까지 해 봤다고 하는
마리오 벨리니 디자이너.
사촌 안토니오와 함께 문과 창문이 있는 벽돌 집을 지어
안에는 작은 요리용 벽난로 설치까지 했다고 합니다.
상상하기
어렵지요?
요즘 같은 시대도 아닌 벌써 오래 전 일일 텐데요.
지금은 세계 거장이 되었고 디자인 일은 계속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뿐만 아니라 탁자, 의자, 소파,
전등, 안락의자, 침대 등
집 안에 있는 제품을 모두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제의를 두 번씩이나 거절한 일화로도 유명한데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만의 철학과 영감을
한 브랜드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였을까요?
4~5. 집에도 얼굴이 있어요.

사람처럼 집에도 얼굴이 있어요.
우리는 집의 얼굴을 ‘정면’이라고
불러요.
집의 눈,
코, 입은 바로
창문, 베란다,
현관문이에요.
집에도 얼굴이 있다는 말은 사람의 모습과도 조금 닮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어떤
집의 창문에는 장식과 작은 차양이 있는데,
그것은 마치 사람의 눈썹처럼 보이지요.
눈썹 위로 더 높이 올라가면, 집의 머리카락과 모자가 보일
거예요.
무엇인지 눈치챘나요? 바로 햇빛과 비를 피하게 해
주는 지붕이랍니다.
많은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 커다란 도시를 만들어요.
집과 건물이 함께 말이에요.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좋았던 점과 아이디어를 얻어 와
우리가 사는 도시를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어요.
8~9. 비 대신 빛을 내리는
구름을 본 적 있나요?

어둑어둑 밤이 오면 불을 켜야 해요.
나는 전구가 바로 보이는 전등은 좋아하지 않아요.
눈이 부셔서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전등을 디자인하기
시작했어요.
먼저 어두워졌을 때 적당한 양의 빛을 내는 조명을
생각했어요.
그런 다음, 이 조명에 어울릴 많나 전등
모양을 고민했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드디어 수녀님이 쓰는 하얀색 모자 모양에서 빛이 나오는
전등 디자인을 완성했어요!
이 전등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빛나는 손수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천장에 매달린 마법의 구름처럼 보이는 전등도 있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말이에요.
하지만 내가 만든 구름은 비 대신 빛을 내리지요.
10~11.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은 종종 세계의 유명한 유적과 닮은꼴이에요.
그 중엔
가끔 내 몸집보다 큰 물건도 있지요.
여러분은
탁자 밑에서 놀아 본 적 있나요?
탁자는
판판한 지붕이 있는 작은 집처럼 생겼어요.
탁자
다리는 기둥이고요.
탁자를
건축물로 표현하면 작은 집일지도 몰라요.
20~21. 하루 일과를
마치면, 바로 손을 씻으러 가야 해요.

우리는 욕실에서도 재미난 걸 발견 할 수 있어요.
수도꼭지를 찬찬히 관찰해 보세요.
우리가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찬물과 따뜻한 물을 가져오는 친절한 펭귄이 떠오르지 않나요?
내가 디자인한 거의 모든 물건은 동물과 닮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동물을 먼저 보고,
동물이 연상되는 물건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나는 어릴 때부터 항상 커다란 종이에 동물과 사물을
그리는 걸 좋아했을 뿐이니까요.
나는 어린 시절, 정수리에 물을 부으면
다리 아래로 오줌이 나오는 팔다리가 달린 깔때기 같은 걸
상상하며 그렸어요.
상상은 자유예요!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 다시 물로 돌아가
볼게요.
물은 기나긴 여행을 마친 뒤에 욕실과 주방에 도착해요.
물의 여행은 산, 호수, 지하
우물에서 출발한다는 걸 아나요?
오늘날의 물은 수로가 발명됐던
고대 로마 제국에서와 똑같이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선물이랍니다.
22~23. 부엌에 가서 물을 한
잔 벌컥벌컥 들이켜 보세요.

단순한 행동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주둥이가 긴 물병은 주방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몸집이 큰 코끼리처럼 보일지도 몰라요.
찻주전자는 차 마시는 시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물건이에요.
나는 무지개의 둥근 곡선을 닮은 찻주전자를 상상하며,
그 찻주전자에 ‘파보네’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탈리아 말로 ‘공작새’라는
뜻인데,
찻주전자가 꽁지깃을 활짝 펼친 공작새와 닮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커피포트와 작은 우유 주전자, 설탕 그릇이
놓인 쟁반을 관찰해 보세요.
세 개의 건물이 있는 도시의 광장처럼 보이지 않나요?
맞아요!
아주 작은 도시요. 쟁반은 어떤 것이든
상상할 수 있는 하얀색 도화지 같기 때문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물건이에요.
자연은 물건을 디자인할 때 도움을 줘요.
나는 바다의 파도나 사막의 모래 언덕을
생각나게 하는 ‘듄’을
디자인했어요.
영어로 모래언덕이라는 뜻이에요.
듄은 색을 입힌 반투명 플라스틱 쟁반이에요.
빛의 변화에 따라 느낌이 시시각각 달라지지요.
자연은 계속 변해요. 집에 있는 가구들로 시도해
보세요.
가구를 유심히 보다 보면,
아마 어떤 순간 빛이나 눈높이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24~25. 침실은 작은
섬이에요.

침실의 주인공은 푹신푹신한 침대예요.
이 침대는 캄캄한 밤에도 다칠 위험이 없도록 쿠션으로
둘러싸인 섬처럼 생겼지요. 나는 잠자리에 누워 책이나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철제로 된 딱딱한 침대
머리판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건 정말 불편했어요.
그래서 나는 항상 푹신한 침대 머리판에 머리를 기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답니다.
침대도 사람과 닮았어요.
머리를 기대는 머리판, 등을 기대는
등받이, 간혹 보이는
곡선까지도 말이에요.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해
주는,
두 개의 큰 귀가 생각나는 침대에서
우리 신체의 또 다른 부분을 모두 찾아 보세요.
26~27. 벨리니는 디자인이란 무척 뜻 깊은
단어라고 말합니다.

나는 모두가 자산의 아이디어로 세상과 물건을 디자인해 보길 원해요.
디자인은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나뭇가지에 달린 사과처럼, 아이디어가 곳곳에 매달려 있을
거예요.
아이디어를 잡고 쪼갠 다음, 그것을 넓혀 가
보세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모든 물건들의 쓰임을 알고
숨을 불어넣는다면 누구나 그것을 사랑하고 애장하고 아름답다
여길 것 같아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누군가가 개발하고, 생산하고, 고치고,
다시 만들어내고 하는
일들을 반복할 것일 테지요. 우리는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을
위해서 주변을 관찰하고, 서로를
연결하고, 다양하게 생각한 대로
만들어보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야 할
거예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나의 아이디어들을 모두에게 통할 수 있도록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