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디자인 찾기 인문 그림책 17
마리오 벨리니 지음, 에리카 피티스 그림, 임희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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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디자인 찾기

 

 

  인문 그림책 열일곱 째 이야기

 

  마리오 벨리니 글

  에리카 피티스 그림

  임희연 옮김

 

 

 

 

 

 

 

 

우리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인을 찾아봐요!

 

너무나도 유명한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님의 철학을

어린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독창적이고 독특하면서도 실용성을 놓치는 일이 없는

작품들을 보다 보니 공간 속에 놓이는 개체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준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질문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마리오 벨리니의 이런 생각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올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게다가 책의 제목이 숨은 디자인을 찾으라는 것을 보니

분명 우리에게 그냥 답을 주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럼, 숨은 디자인을 찾아볼래요.

 

 

2~3. 이 아이는? 바로 나예요!

 

 

 

 

여덟 살 때 이미

실제로 디자인하고 건축까지 해 봤다고 하는

마리오 벨리니 디자이너.

 

 

사촌 안토니오와 함께 문과 창문이 있는 벽돌 집을 지어

안에는 작은 요리용 벽난로 설치까지 했다고 합니다.

상상하기 어렵지요?

요즘 같은 시대도 아닌 벌써 오래 전 일일 텐데요.

지금은 세계 거장이 되었고 디자인 일은 계속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뿐만 아니라 탁자, 의자, 소파, 전등, 안락의자, 침대 등

집 안에 있는 제품을 모두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제의를 두 번씩이나 거절한 일화로도 유명한데

디자이너 마리오 벨리니만의 철학과 영감을

한 브랜드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였을까요?

 

 

4~5. 집에도 얼굴이 있어요.

 

 

 

사람처럼 집에도 얼굴이 있어요.

우리는 집의 얼굴을 정면이라고 불러요.

집의 눈, , 입은 바로 창문, 베란다, 현관문이에요.

집에도 얼굴이 있다는 말은 사람의 모습과도 조금 닮았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어떤 집의 창문에는 장식과 작은 차양이 있는데,

그것은 마치 사람의 눈썹처럼 보이지요.

눈썹 위로 더 높이 올라가면, 집의 머리카락과 모자가 보일 거예요.

무엇인지 눈치챘나요? 바로 햇빛과 비를 피하게 해 주는 지붕이랍니다.

많은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 커다란 도시를 만들어요.

집과 건물이 함께 말이에요.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여행하면서,

그곳에서 좋았던 점과 아이디어를 얻어 와

우리가 사는 도시를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어요.

 

8~9. 비 대신 빛을 내리는 구름을 본 적 있나요?

 

 

어둑어둑 밤이 오면 불을 켜야 해요.

나는 전구가 바로 보이는 전등은 좋아하지 않아요.

눈이 부셔서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전등을 디자인하기 시작했어요.

먼저 어두워졌을 때 적당한 양의 빛을 내는 조명을 생각했어요.

그런 다음, 이 조명에 어울릴 많나 전등 모양을 고민했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드디어 수녀님이 쓰는 하얀색 모자 모양에서 빛이 나오는

전등 디자인을 완성했어요!

이 전등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빛나는 손수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천장에 매달린 마법의 구름처럼 보이는 전등도 있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말이에요.

하지만 내가 만든 구름은 비 대신 빛을 내리지요.

 

10~11.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은 종종 세계의 유명한 유적과 닮은꼴이에요.

그 중엔 가끔 내 몸집보다 큰 물건도 있지요.

여러분은 탁자 밑에서 놀아 본 적 있나요?

탁자는 판판한 지붕이 있는 작은 집처럼 생겼어요.

탁자 다리는 기둥이고요.

탁자를 건축물로 표현하면 작은 집일지도 몰라요.

 

20~21. 하루 일과를 마치면, 바로 손을 씻으러 가야 해요.

 

 

우리는 욕실에서도 재미난 걸 발견 할 수 있어요.

수도꼭지를 찬찬히 관찰해 보세요.

우리가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찬물과 따뜻한 물을 가져오는 친절한 펭귄이 떠오르지 않나요?

내가 디자인한 거의 모든 물건은 동물과 닮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동물을 먼저 보고,

동물이 연상되는 물건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나는 어릴 때부터 항상 커다란 종이에 동물과 사물을

그리는 걸 좋아했을 뿐이니까요.

나는 어린 시절, 정수리에 물을 부으면

다리 아래로 오줌이 나오는 팔다리가 달린 깔때기 같은 걸

상상하며 그렸어요.

상상은 자유예요!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 다시 물로 돌아가 볼게요.

물은 기나긴 여행을 마친 뒤에 욕실과 주방에 도착해요.

물의 여행은 산, 호수, 지하 우물에서 출발한다는 걸 아나요?

오늘날의 물은 수로가 발명됐던

고대 로마 제국에서와 똑같이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선물이랍니다.

 

22~23. 부엌에 가서 물을 한 잔 벌컥벌컥 들이켜 보세요.

 

 

 

단순한 행동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주둥이가 긴 물병은 주방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몸집이 큰 코끼리처럼 보일지도 몰라요.

찻주전자는 차 마시는 시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물건이에요.

나는 무지개의 둥근 곡선을 닮은 찻주전자를 상상하며,

그 찻주전자에 파보네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탈리아 말로 공작새라는 뜻인데,

찻주전자가 꽁지깃을 활짝 펼친 공작새와 닮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커피포트와 작은 우유 주전자, 설탕 그릇이

놓인 쟁반을 관찰해 보세요.

세 개의 건물이 있는 도시의 광장처럼 보이지 않나요?

맞아요! 아주 작은 도시요. 쟁반은 어떤 것이든

상상할 수 있는 하얀색 도화지 같기 때문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물건이에요.

자연은 물건을 디자인할 때 도움을 줘요.

나는 바다의 파도나 사막의 모래 언덕을

생각나게 하는 을 디자인했어요.

영어로 모래언덕이라는 뜻이에요.

듄은 색을 입힌 반투명 플라스틱 쟁반이에요.

빛의 변화에 따라 느낌이 시시각각 달라지지요.

자연은 계속 변해요. 집에 있는 가구들로 시도해 보세요.

가구를 유심히 보다 보면,

아마 어떤 순간 빛이나 눈높이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24~25. 침실은 작은 섬이에요.

 

 

 

 

침실의 주인공은 푹신푹신한 침대예요.

이 침대는 캄캄한 밤에도 다칠 위험이 없도록 쿠션으로

둘러싸인 섬처럼 생겼지요. 나는 잠자리에 누워 책이나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철제로 된 딱딱한 침대

머리판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건 정말 불편했어요.

그래서 나는 항상 푹신한 침대 머리판에 머리를 기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답니다.

침대도 사람과 닮았어요.

머리를 기대는 머리판, 등을 기대는 등받이, 간혹 보이는

곡선까지도 말이에요.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해 주는,

두 개의 큰 귀가 생각나는 침대에서

우리 신체의 또 다른 부분을 모두 찾아 보세요.

 

26~27. 벨리니는 디자인이란 무척 뜻 깊은 단어라고 말합니다.

 

 

나는 모두가 자산의 아이디어로 세상과 물건을 디자인해 보길 원해요.

디자인은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나뭇가지에 달린 사과처럼, 아이디어가 곳곳에 매달려 있을 거예요.

아이디어를 잡고 쪼갠 다음, 그것을 넓혀 가 보세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모든 물건들의 쓰임을 알고

숨을 불어넣는다면 누구나 그것을 사랑하고 애장하고 아름답다

여길 것 같아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누군가가 개발하고, 생산하고, 고치고, 다시 만들어내고 하는

일들을 반복할 것일 테지요. 우리는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을

위해서 주변을 관찰하고, 서로를 연결하고, 다양하게 생각한 대로

만들어보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야 할 거예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나의 아이디어들을 모두에게 통할 수 있도록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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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의 보물 가방 미래그림책 151
알랭 세르 지음,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그림, 양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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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의 보물 가방

 

 

 

 

고요한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요?
조용히 귀 기울여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 봐요.

때로는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자신과 고요 속의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을 ,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떤 모양으로 자신을 외치고 있는지

가만히 들어주고 바라봐 주고 싶을 ……

조안은 이런 순간 어찌해야 몰라 막막해 방법을 알려 줍니다.

너도나도 세상을 이겨내고 헤쳐나갈 강한 목소리와 외침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작은 위로와 위안이 치유가 되고그늘이 되어 있는 같아요.

 

요란한 알록달록 세상 속에서 덮인 하얀 세계를 바라보고, 파란 고요함을 만나면

 

내가 있는 곳에서도 모두 멈추어 서서 서로를 고요함으로 바라볼 있을 같아요.

그리고 눈으로 말해요.

천천히, 조금씩, 파란 소리의 향기를 맞이하자고요.

 

야호! 기분 좋은 날이에요!

오늘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마구마구 쏟아져 눈이 부시고,

아이들은 햇살 아래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있네요.

울긋불긋 하루의 시작입니다.

어른, 아이 모두 서로 소리를 높여 자신을 표현해내고 있어요.

아이들은 뛰어 놀며 노래 부르고 다투기도 해요.

운동장에 있는 나무들은 귀청이 떨어질 같아요.

 

여린 초록 나무들은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모두 참아야 해요!

 

- 세상의 동물들도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어요.

 

- 모든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는 나무들이 있었네요.

- 나무들은 소리 없잖아요. 들어주기만 ……

 

얘들아, ! 새들도 !”

봄이 오면 나뭇잎들이 반들반들 매끄러워요.

가을이 되면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어 간질거리지요.”

 

조안은 오늘 나뭇잎들이 맞이할 고요한 밤을 생각해요.

 

 

샤샥!

 

나는 커다란 고요를 가방에 담아요!”

갑자기 비가 쏟아져요! 투둑투둑투둑!

장화 소리가 장단을 맞춰요. 찰팍!철퍽!

자동차들이 흙탕물을 튀겨요. 촤르르륵!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연인들의 속삭임도 빗소리에 묻혀 버려요.

- , 날씨마저

- 한바탕 무거운 비가 세상의 소리를 휩쓸고 세상은 다시 잠잠해 지네요.

시끄러운 소리를 피해

조안은 몸을 숙여

빗방울의 작은 고요를 들어요.

민들레 꽃잎에 매달린

빗방울이 반짝이네요.

빗방울을 오래 바라보다가

조안은 빗방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졌어요.

빗방울아, 떠나온 바다를 생각하니?

아니면, 데려갈 바람을 생각해?”

 

 

- 도시의 소음은 이루 수도 없어요.

 

- 경적 소리, 공사하는 소리, 산책하는 소리……

- 시내 한복판에서 가만히 있어볼까…… 정말 모든 것들은 지치지도 않아요.

- 새없이  돌아가는 세상 살아가는 소리 안에서도

- 조안은 고요를 개씩이나 찾아내기도 합니다

 

내가 처음 것은 바로 빨간 신호예요.

빨간불은 소리 없이 조용히 파란불로 바뀌었어요.

! .나는 빨간불을 보물 가방에

살그머니 밀어 넣었어요.”

번째는 크리스카스 트리를 파는 아저씨였어요.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 아저씨는

나를 보고 미소 지었어요.

바로 이거예요!

가방에 고요한 미소를 하나 !”

번째는 빵부스러기였어요.

창문에서 떨어진 빵부스러기는

! 소리도 내지 않고

바로 앞에 내려앉았어요.

내가 손뼉을 쳤어요.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새와 고요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렸거든요……”

 

- 조안은 맑은 물속에서도

 

- 아주 작은 물고기 마리가

 

- 고요한 물방울들을 만들어 내는 보았어요.

조안은 손가락으로 고요한 물방울 개를 건져 내어

보물 가방 깊숙이 집어넣었어요.

 

- 조안의 보물 가방은 고요한 것들로 가득했는데

 

 

- 가장 아름다운 것은

 

- 바로 아주 작고 파란 고요예요.

 

 

 

그날 아침, 나는 소리 없이 내리는

희고 굵은 눈송이들을 보았어요.

눈은 점점 많이 내렸어요……”

- 소리들은 모두 잠잠해 집니다.

-하나 숲을 떠나가는 소리들도 있고,

 

-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조심조심 방해될까

-물러납니다.

 

그래서 끝없이 고요한 속에 내리는

눈송이 하나하나에

기울일 있었어요.”

 

 

우리는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지요.

바로 , 우리는 아주 작고 파란 고요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어요.”

- 조안은 발에 눈송이를 신고

- 눈 속에서 소리 없이 걸어 오는 새를 보았어요.

- 마치 한밤처럼 새까맣고,

- 대낮처럼 새하얀 새였어요.

- 그렇지만 그림자가 파랬어요.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고요했어요.”

 

엄마와 아빠, 동생 노베르와 강아지는 꼼작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어요

조안은 가방 깊숙이 손을 넣어,

하나씩 차례차례 보여 주어요.

정성껏 모아 놓은 보물들을 남김없이 모두.

모두 잠든 , 고요한 나뭇잎……

고요한 빗방울……

고요한 파란 ……

트리 파는 아저씨의 고요한 미소……

맑은 물속 고요한 물방울……

그리고 아주 작고 멋진

파란 고요를요!

- 조안은 고요를 말해 줘요. 혹시 고요가 처음이라 모르는 이들도 있을 거예요.

- 무심코 지나쳐 고요를 모르는 사람들, 일부러 고요를 외면한 사람들

- 고요를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들,

- 고요를 알고는 있지만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 예전처럼 고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아무도 아무것도 없어요.

고요는 보이지 않아요. 기울여 듣는 거예요!

 

아주 작고 파란 고요 이야기도 !

이야기도 이제 가서 쉬어야 해요.

그리고 말들도 모두 지워질 거예요……”

 

 

 

아주 작은이라는 말도……

파란이라는 말도……

고요라는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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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귀신 잡는 날 북멘토 가치동화 35
신은경 지음, 이수진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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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귀신 잡는 날

북멘토 가치동화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불 귀신 잡는 날>은 신은경 작가님의 역사이야기 중 조선시대 배경으로 불 끄는 소방관 멸화군의 이야기가 소재로 등장합니다.

멸화군이 언제 어떤 일을 했는지, 예전에는 어떤 방식으로 화재를 예방하고, 발생 시에는 어떻게 불길을 잡았었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생활모습은 또 어떠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다양한 군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양의 수성금화사 멸화군으로 군역을 간 아버지를 만나러 싸리골에서 한양까지 올라온 차돌이는 2층 누각에 매달려 있는 종루를 보고는 도깨비한테 홀린 기분으로 마냥 신기해 합니다.

종루 동편에 수성금화사가 있는데 이 곳은 조선 시대 세종 때 설치 된 기관으로 불을 끄는 소방관, 즉 멸화군이 속해 있는 곳이에요. 정식 군인도 있지만, 차돌이 아버지는 일 년에 두 달은 군인이 되어 군역을 치러야 해요.

 

 

차돌이는 아버지가 불을 끄러 갔다가 크게 다쳤다는 소문에 크게 놀라 한양길에 올랐지만,

소문과는 달리 아버지는 다행히 건강했지요.

한양에 온 차돌이는 온통 신기한 것 투성이라 아버지의 조심하라는 충언도 잊은 채 한양 구경 삼매경에 빠졌지 뭐예요. 시전 구경을 한참 하다 문득 허기를 느낀 차돌이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구시렁거리다 또래 남자아이를 만나요. 진남이랍니다.

 

한양에서는 셈할 때 저화를 쓴다며 차돌이가 가진 무명 한필과 종이 돈 저화를 맞바꾸고 말지만 사실 저화는 이미 오래 전 통용되지 않고 있던 것이었어요.

 

결국 차돌이는 모든 것을 다 털리고 당분간 주막집 중노미로 심부름이나 잡일을 도맡아 해 주며 신세 지내기로 합니다.

아버지를 걱정시켜드릴 수는 없었거든요.

 

 

 

[차돌이는 저화를 차곡차곡 접어 봇짐 안에 넣었어요.

묵직했던 무명에 비하면 저화는 깃털만큼이나 가벼웠어요.

새삼 한양 사람들의 지혜가 느껴졌어요.]

차돌이는 중노미 생활에 잘 적응했어요.

어떤 손님들이 음식을 남기고,

어떤 손님들이 도움이 되는지를 눈치로 알아가고 있었지요.

물론 매번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초봄, 매번 불길을 진화하러 출동하는 아버지가 행여 다칠세라 걱정뿐인 차돌이는 아버지를 위한 생각이 점점 더 깊어져만 가요.

주막집 아주머니의 심부름으로 성균관 옆에 딸린 동네,

반촌으로 고기 파는 집 현방을 찾아 나섭니다.

 

그 길에 우연히 한양 깍쟁이 진남이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진남이는 한양살이가 녹녹치 않아서 병환중인 어머니를 모시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동생의 생계도 책임져야 하는 딱한 사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차돌이는 딱한 진남이를 용서하고 둘은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됩니다.

 

 

진남이도 천성이 나쁜 아이는 아니었기에 차돌이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지요. 그리고 무명 한 필과 바꿔서 먹고 남을 쌀을 차돌이에게 내밀지만, 서로 한사코 거절하며 서로를 챙기는 틈에 우락부락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쌀자루를 가로채려 했어요. 차돌이와 진남이는 작당을 하고

이 남자를 물고 늘어져 간신히 쌀을 지켜낼 수 있었지만,

이 남자는 불길하고 기분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어요.

 

차돌이의 아버지에 대한 걱정은 대단합니다.

아버지가 안전하게 불을 끌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던

중에 주막집 단골 정선달이 알려준 대나무 물쏘개를 만들어 보기로 작정을 합니다.

마침내 진남이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대나무를 구해 물쏘개를 만드는 데에 성공합니다.

우연찮게 썩은바위골에 불이 나면서 방화범이 진남이로 몰리는 누명을 쓰게 되고, 혼자 불장난하다 그런 거라며 죄를 짊어지는 진남이를 위해 차돌이는 차마 진실을 밝힐 용기를내지 못하고 맙니다.

 

 

차돌이는 진짜 방화범을 찾기 위해 직접 불이 난 기와집 조사를 시작하기 이르고, 차돌이의 번뜩이는 활약에 진남이의 누명을 벗겨줄 진짜 방화범을 잡게 됩니다.

 

차돌이와 진남이가 보여 주는 깊은 우정,

두려움 앞에 진실을 드러낼 용기의 힘, 가치!

 

차돌이와 진남이는 자신들의 처지를 서로 이해하며

사랑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줄 아는 힘과

지혜를 가진 빛나는 소년들이랍니다.

눈에 보이는 수많은 장애물과 처한 현실의 여러 가지 이유와

갈등들이 우리로 하여금 용기내어 정의를 지키고,

자신을 희생하고, 당당하게 옳은 일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아요.

 

차돌이와 진남이의 우정을 통해 우리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용기와 신념을 키워나가기를 생각해 봅니다.

 

 

저자소개

저자 : 신은경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산과 개울에서 놀며 신나게 보냈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눈높이아동문학대전에서 상을 타면서 작가의 꿈을 이루었어요.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덕분에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과 동화 쓰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도깨비 배달부 우 서방』, 『울랄라 가면 사용법』, 『꿈을 파는 요괴』, 『나도 몰래 체인지!』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이수진
한국적인 그림과 옛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마음에 소중한 씨앗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답니다. 『용궁의 검은 고양이』로 일본 고잔상을 받았으며, 그린 책으로는 『가시내』, 『재주 있는 처녀』, 『조마구』, 『꽃방귀』, 『꼭두랑 꽃상여랑』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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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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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평소 미디어를 통해 저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견해를 아주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다방면으로 사고를 확장시키며 찾아가며 보는 즐거움을 더하게 되었다.

 

우선 제목이 주는 첫 마주함은 <음식과 신화의 위치선정하고 넘어가자>이었다. 음식이 인간을 뛰어 넘는 신화의 범주에 들어가려면 그것이 인간을 음미하게 만들고 우러러 아름다움을 지키고 우리가 절대시할 수 밖에 없는 권능과 지배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기준을 삼아봤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신화의 반열에 오를 만큼 음식이 자신의 영역을 인간 세상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상상해 보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목차를 보면 1갑과 을의 밥상”, 2한식 세계화 네버다이”, 3웅녀는 마늘을 먹지 않았다”, 4맛 칼럼니스트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로 나뉘어 있다.

우선, 음식이 인간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상징될 만큼 시대 흐름의 반열에 올라 정치대세와 경제성장을 위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변증해 왔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음식에 대한 오감의 희열도 열어둬야 하고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1부 갑과 을의 밥상 편에서는

우리가 흔히 일상 생활에서 즐겨먹는 데일리 푸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떡볶이의 명칭, 떡볶이의 계통도, 떡볶이 세계화를 추진했던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는 아주 흥미롭다. 치킨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맛의 특색을 가려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치킨이 비슷하다면 원형의 맛도 변형의 맛도 없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튀김 옷을 벗겨내거나 양념을 걷어내면 어느 프랜차이즈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나의 사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푸드포르노의 대세, “유기농의 정체를 알게 되는 부분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특히 삼겹살”, 그리고 우리나라 쌀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는 갑과 을의 밥상부분도 음식이 주는 시각이 나에겐 새롭게 읽히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방향이었다. 저자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들려주는 우리나라의 토질, 기후, 지질학적 영향, 대륙간의 이동경로, 농업국가의 현시점 등을 통해 나는 새로운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음식은 음식일 뿐이었는데 일종의 어떤 제물과도 같이 보여지니 역사 속에서 수많은 협상 테이블을 가지고 있는 공작요원처럼 느껴진다.

 

 

2부 한식 세계화 네버다이 편은 속 시원한 한방이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슬로푸드를 너무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일목요연하게 풀어주니 왜 진작 나는 이렇게 정리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앞으로는 황교익 저자님의 말을 인용해서 이렇게 말하면 되겠지. “비빔밥의 통일된 맛, 평양 냉면, “남도음식의 탄생이야기는 매우 유익하다. 특히 김치의 세계화부분에서는 화도 많이 치밀었다. 처음 알게 된 배경지식도 있었고, 특히 너무 가볍게 알고 있는 남의 지식이 나의 것인 것처럼 굳어져 안일하게 치부했던 일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안타까웠다.

 

 

 

 

3부 웅녀는 마늘을 먹지 안았다 편은

문학적 상상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의 섹션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혔다.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던 한민족 최초의 곡물음식을 생각해 봤고, 오천년을 먹은 판타지을 들고 나간 전쟁통, “사찰음식”, “의 공동체 시대, “왕족음식향토음식의 역사 조작 스토리텔링, 특히 차례제사상의 예법은 전부 새로운 이야기이면서 낯선 시대로의 여행이었다. 종교적, 사상적 관념이 음식에 대한 배경을 자극하는 상상을 더하여 주고 저자의 설득력 강한 목소리가 우리 민족의 음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절대신화에 반하여 몰입하게 만들었다.

 

 

 

4부 맛 칼럼니스트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편에서는

도기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밥그릇의 아름다움, 정치인의 서민 코스프레의 상징인 칼국수”, 소금을 빼놓을 수 없다 했더니 일제가 두었던 천일염전이야기, 더불어 천일염 미네랄 마케팅부분에 이르면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인 음식이 단순하나 단순하지 않게 본다. 시대마다 계층마다 유용한 도구로 변모하여 시대의 맛깔스런 의식을 어떻게 이끌어왔는지에 관하여 인문학 개론처럼 쉽게 읽혀진다. 이 책에 쓰여진 칼럼들 중 어떤 편들은 좀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하거나, 고증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좀 더 활발하게 연구되고 공론화되어 모두에게 문제 의식으로 자리잡아야 할 부분도 있다.

음식을 매개로 우리 나라 맛에 대한 정직한 고민이 필요하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음식이 그 나라의 대표성을 가지고 우뚝 서서 어떻게 신화가 되어가는지 살펴봤으니 신화가 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다시 펼쳐보고 미래로 뻗어 계속 전승될 수 있도록 진짜 음식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 또한 저자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생각에 동조한다.

오래간만에 깊게 읽어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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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판기 자판기 그림책
조경희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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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판기

~~ !, !,  ~!~!~! …. 삑삑삑삑!!!!

자판기를 누르고 있을 내 아이가 보이시나요???

 

엄마 자판기가 우리 집에 들어왔어요.

위트 있고 재치 있는 노란 돼지 출판사의 책입니다.

택배 기사님의 택배요~!!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 벨을 누르자 마자 우리 아이들이 쏜살같이 튀어나갔어요. 진짜 자판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오는 엄마랑 더 놀고 싶어서 심심하다고 늘 말하는 우리 둘째가 완전 신이 났습니다. 뭔가 오늘은 엄마에게 공격할 무기가 생긴 듯 말입니다.

 

하나도 안 웃기거덩~~?”

나도 모르게 버럭 박인혜씨가 되었네요^^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거실 입구에 떡 하니 버티고 섰더니,

우리 큰 애는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소파로 풀썩 스러집니다.

뭐가 그리 웃기는지, 대박장대소!!!!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멋쩍어지기도 한 내가 더 아이들의 웃음 장단에 맞춰주게 되더라고요.

그림책 속 신우와 엄마도 아마 같은 기분이겠지요?

큰 아이가 책을 먼저 읽어보더니 작은 아이와 나를 앉혀놓고 책을 읽어줍니다.

그런데 반전, 울 아이들이 자판기에 추가 하고 싶은 메뉴가 있는데 바로 수다쟁이맘을 넣고 싶다고 했어요.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말이 너무 없다고 반대로 저희들이 엄마에게 힐링을 위한 책을 많이 읽어주겠다고요, 엄마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싶고 수다를 밤새서 떨었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행복한 책입니다.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울 아이들의 바람도 같이 들어보고, 덕분에 추석 계획까지도 알차게 세웠답니다.

그럼 이 책을 궁금해 할 독자님들을 위해 <엄마 자판기>를 소개합니다.

토요일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엄마가 나를 깨웠다.

 

신우야~~~!

일어나

 

나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놀이공원도 안 가고! 일어나기 싫어. 눈뜨지 않을 거야.’

 

졸린 눈을 비비며 나와보니 김밥이 어마어마했다.

나는 엄마가 출근할 때마다 싸 놓은 김밥이 싫다.

김밥 먹기 싫은데

맨날 김밥이야

오이도 싫은데

당근도 싫은데

토마토도 싫은데

먹어얼른”                             "네 에"

 

신우와 엄마는 기 싸움 하듯 실랑이를 벌입니다.

 

나는 하루 종일 엄마가 시킨 것을 하느라 피곤했다.

엄마 몰래 이불 속에서 핸드폰을 보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가 또 소리를 질렀다.

 

내 몸이 작아지는 것 같다.

눈물이 계속 나온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놀이공원도 안가고 엄마가 밉다.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잠에서 깨어 보니 엄마가 없다.

집 안 구석구석 아무리 찾아봐도

엄마가 없다.

 

엄마 방에서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없고, 엄마 자판기가 있었다!!!

세상에나 엄마 자판기가 말을 했다.

 

눌 러 주 세 요

 

 

내가 원하는 엄마는 모두 모였다.

엄마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었다.

나는 가장 먼저 피자놀이를 했다.

피자맘이 만들어 준 새우 피자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다.

피자를 먹고 나서는 사진 찍기, 팩 하기, 공 줍기, 귀 후비기 놀이를 함께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맘과 업기 놀이를 했다.

기분이 정말정말 좋았다.

엄마랑 더 놀고 싶다

 

일요일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나는 엄마를 불렀다.

엄마~~~~~”

 

 

 

아무리 크게 불러도

엄마는 눈을 뜨지 않았다.

 

엄 마~ 엄 마~~”

그래서 나는 더 크게 엄마에게 소리쳤다.

놀 아 주 세 요

~ 밤새 업어주었는데~~’

 

~!”

 

 

아이의 마음을 읽고 나니,

엄마도 알고 있는데 알고만 있어서 미안해집니다.

그저 뭘 하던지 엄마랑 노는 게 좋다는 것인데

그게 왜 그리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을까요.

지금도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아이들과 놀아줘야 할 것 같아요.

 

저자 : 조경희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던진 아이의 한마디가 이 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진짜 전하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그림책을 꾸준히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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