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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의 보물 가방 ㅣ 미래그림책 151
알랭 세르 지음,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그림, 양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8월
평점 :
조안의 보물 가방

고요한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요?
조용히 귀 기울여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 봐요.
때로는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나
자신과 고요 속의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떤 모양으로 자신을 외치고 있는지
가만히
들어주고 바라봐 주고 싶을 때……
조안은
이런 순간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해 할 때, 방법을
알려 줍니다.
너도나도
세상을 이겨내고 헤쳐나갈 강한 목소리와 외침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작은 위로와 위안이 더 큰 치유가 되고, 그늘이 되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요란한 알록달록 세상 속에서 눈 덮인 하얀 세계를 바라보고, 파란 고요함을 만나면
내가
있는 곳에서도 모두 멈추어 서서 서로를 고요함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눈으로 말해요.
천천히, 조금씩, 파란 소리의 향기를 맞이하자고요.

야호! 기분 좋은 날이에요!
오늘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마구마구 쏟아져 눈이 부시고,
아이들은
햇살 아래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있네요.
울긋불긋
하루의 시작입니다.
어른, 아이 모두 서로 소리를 높여 자신을 표현해내고 있어요.
아이들은
뛰어 놀며 노래 부르고 다투기도 해요.
운동장에
서 있는 나무들은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아요.
여린
초록 나무들은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모두 참아야 해요!
- 세상의 동물들도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어요.
- 이 모든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는 나무들이 있었네요.
- 나무들은 소리 낼 수 없잖아요. 들어주기만 할 뿐……

“얘들아, 쉿! 새들도 쉿!”
“봄이 오면 나뭇잎들이 반들반들 매끄러워요.
가을이 되면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어 간질거리지요.”
조안은
오늘 나뭇잎들이 맞이할 고요한 밤을 생각해요.
“샤샥!
나는 커다란 이
고요를 가방에 담아요!”

갑자기
비가 쏟아져요! 투둑투둑투둑!
장화
소리가 장단을 맞춰요. 찰팍!철퍽!
자동차들이
흙탕물을 튀겨요. 촤르르륵!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연인들의 속삭임도 빗소리에 묻혀 버려요.
- 아, 날씨마저 …
- 한바탕 무거운 비가 세상의 소리를 휩쓸고 난 뒤 세상은 다시 잠잠해 지네요.

시끄러운
소리를 피해
조안은
몸을 숙여
빗방울의
작은 고요를 들어요.
민들레
꽃잎에 매달린
빗방울이
반짝이네요.
빗방울을
오래 바라보다가
조안은
빗방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졌어요.
“빗방울아, 떠나온 바다를 생각하니?
아니면, 널
데려갈 바람을 생각해?”

- 도시의 소음은 이루 말 할 수도 없어요.
- 경적 소리, 공사하는 소리, 산책하는 소리……
- 시내 한복판에서 가만히 서 있어볼까…… 정말 모든 것들은 지치지도 않아요.
- 쉴 새없이 돌아가는 세상 살아가는 소리 안에서도
- 조안은 고요를 세 개씩이나 찾아내기도 합니다

“내가 맨
처음 본
것은 바로 빨간 신호예요.
빨간불은 소리 없이 조용히 파란불로 바뀌었어요.
짠! .나는 빨간불을 내
보물 가방에
살그머니 밀어 넣었어요.”
“두 번째는 크리스카스 트리를 파는 아저씨였어요.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 아저씨는
나를 보고 미소 지었어요.
바로 이거예요!
내
가방에 고요한 미소를 하나 더!”
“세 번째는 빵부스러기였어요.
창문에서 떨어진 빵부스러기는
툭! 소리도 내지 않고
새
바로 앞에 내려앉았어요.
내가 손뼉을 쳤어요.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새와 고요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렸거든요……”

- 조안은 맑은 물속에서도
- 아주
작은 물고기 두 마리가
- 고요한
물방울들을 만들어 내는 걸 보았어요.
조안은
손가락으로 고요한 물방울 몇 개를 건져 내어
보물
가방 깊숙이 집어넣었어요.
- 조안의
보물 가방은 고요한 것들로 가득했는데
- 가장
아름다운 것은
- 바로
아주 작고 파란 고요예요.

“그날 아침, 나는 소리 없이 내리는
희고 굵은 눈송이들을 보았어요.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렸어요……”
- 소리들은 모두 잠잠해 집니다.
-하나 둘 숲을 떠나가는 소리들도 있고,
-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조심조심 방해될까
-물러납니다.

“그래서 끝없이 고요한 숲
속에 내리는
눈송이 하나하나에
귀
기울일 수
있었어요.”
“우리는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지요.
바로 그
때, 우리는 아주 작고 파란 고요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어요.”
- 조안은 두 발에 흰 눈송이를 신고
- 눈
속에서 소리 없이 걸어 오는 새를 보았어요.
- 마치
한밤처럼 새까맣고,
- 대낮처럼
새하얀 새였어요.
- 그렇지만
그림자가 파랬어요.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고요했어요.”
엄마와
아빠, 동생 노베르와 강아지는 꼼작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어요
조안은
가방 깊숙이 손을 넣어,
하나씩
차례차례 보여 주어요.
정성껏
모아 놓은 보물들을 남김없이 모두.
모두 잠든 밤, 고요한 나뭇잎……
고요한
빗방울……
고요한
파란 불……
트리
파는 아저씨의 고요한 미소……
맑은
물속 고요한 물방울……
그리고
아주 작고 멋진
파란
고요를요!

- 조안은 고요를 말해 줘요. 혹시 고요가 처음이라 잘 모르는 이들도 있을 거예요.
- 무심코 지나쳐 고요를 모르는 사람들, 일부러 고요를 외면한 사람들
- 고요를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들,
- 고요를 알고는 있지만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 예전처럼 고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아무도
아무것도 볼 수 없어요.
고요는
보이지 않아요. 귀 기울여 듣는 거예요!
“아주 작고 파란 고요 이야기도 쉿!이야기도 이제 가서 쉬어야 해요.
그리고 말들도 모두 지워질 거예요……”


아주 작은이라는 말도……파란이라는 말도……
고요라는 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