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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판기 ㅣ 자판기 그림책
조경희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8월
평점 :
엄마 자판기

삑~~ 삑!,
삑!,
삑~!삑~!삑~! ….
삑삑삑삑!!!!
자판기를 누르고 있을 내
아이가 보이시나요???
엄마 자판기가 우리 집에 들어왔어요.
위트 있고 재치 있는 노란 돼지 출판사의 책입니다.
택배 기사님의 택배요~!!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 벨을
누르자 마자 우리 아이들이 쏜살같이 튀어나갔어요. 진짜 자판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오는 엄마랑 더 놀고 싶어서 심심하다고 늘 말하는 우리 둘째가 완전 신이
났습니다. 뭔가 오늘은 엄마에게 공격할 무기가 생긴 듯 말입니다.
“하나도 안 웃기거덩~~?”
나도 모르게 버럭 박인혜씨가 되었네요^^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거실 입구에 떡 하니 버티고 섰더니,
우리 큰 애는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소파로 풀썩 스러집니다.
뭐가 그리 웃기는지, 대박장대소!!!!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멋쩍어지기도 한 내가 더
아이들의 웃음 장단에 맞춰주게 되더라고요.
그림책 속 신우와 엄마도 아마 같은 기분이겠지요?
큰 아이가 책을 먼저 읽어보더니 작은 아이와 나를 앉혀놓고 책을 읽어줍니다.
그런데 반전, 울 아이들이 자판기에 추가 하고 싶은
메뉴가 있는데 바로 “수다쟁이맘”을 넣고 싶다고
했어요. 집에 돌아오면 지쳐서 말이 너무 없다고 반대로 저희들이 엄마에게 힐링을 위한 책을 많이
읽어주겠다고요, 엄마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싶고 수다를 밤새서 떨었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행복한 책입니다.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울 아이들의 바람도
같이 들어보고, 덕분에 추석 계획까지도 알차게 세웠답니다.
그럼 이 책을 궁금해 할 독자님들을 위해 <엄마
자판기>를 소개합니다.

토요일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엄마가 나를 깨웠다.
“신우야~~~!
일어나”
나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놀이공원도
안 가고! 일어나기 싫어. 눈뜨지 않을 거야.’

졸린 눈을 비비며 나와보니 김밥이 어마어마했다.
나는 엄마가 출근할 때마다 싸 놓은 김밥이 싫다.
김밥 먹기 싫은데
맨날 김밥이야
오이도 싫은데
당근도 싫은데
토마토도 싫은데
“먹어얼른”
"네
에"

신우와 엄마는 기 싸움 하듯 실랑이를 벌입니다.

나는 하루 종일 엄마가 시킨 것을 하느라 피곤했다.
엄마 몰래 이불 속에서 핸드폰을 보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가 또 소리를 질렀다.
내 몸이 작아지는 것 같다.
눈물이 계속 나온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놀이공원도 안가고 엄마가 밉다.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잠에서 깨어 보니 엄마가 없다.
집 안 구석구석 아무리 찾아봐도
엄마가 없다.
엄마 방에서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없고, 엄마 자판기가 있었다!!!
세상에나 엄마 자판기가 말을 했다.
눌 러 주 세 요

내가 원하는 엄마는 모두 모였다.
엄마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었다.
나는 가장 먼저 피자놀이를 했다.
피자맘이 만들어 준 새우 피자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다.
피자를 먹고 나서는 사진 찍기, 팩 하기, 공 줍기, 귀 후비기 놀이를 함께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맘과 업기 놀이를 했다.
기분이 정말정말 좋았다.

‘엄마랑 더 놀고 싶다’
일요일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나는 엄마를 불렀다.
“엄마~~~~~”
아무리 크게 불러도
엄마는 눈을 뜨지 않았다.
“엄 마~ 엄 마~~”

그래서 나는 더 크게 엄마에게 소리쳤다.
“놀 아 주 세 요”

‘휴~ 밤새 업어주었는데~~’
“야~호!”
아이의 마음을 읽고 나니,
엄마도 알고 있는데 알고만 있어서 미안해집니다.
그저 뭘 하던지 엄마랑 노는 게 좋다는 것인데
그게 왜 그리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을까요.
지금도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아이들과 놀아줘야 할 것 같아요.
저자 : 조경희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던진 아이의 한마디가 이 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진짜 전하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그림책을 꾸준히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