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행복 : 공리주의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4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미화 옮김 / 이소노미아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돼지가 아닌 인간을 위하여

                            

타인의 행복

원제 : 공리주의

UTILITARIANISM 1863

존 스튜어트 밀 ㅣ 이소노미아


공리주의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 인간과 더불어 인류의 생존과 공존을 위해 늘 함께 해왔던 생활의 지혜였던 것 같다. 어릴적 안돼!, 하지마! 라는 무력적 금지어를 뛰어 넘을만한 도구와 배경으로 큰 의미가 있었고, 가치관과 세계관이 성장하고 확장하던 청년기의 방황 속에서 늘 행복과 정의의 가치를 저울질 하던 순간순간의 합리적 이유거리로 존재했다.

시험의 객관식 모범 답안으로 "공리주의"와 "최대다수 최대행복"을 짝지어 암기해 두었다.

그리고 살아가는 어느 시시때때 적재적소에 나는 불편한 사회관계망 속에서 나를 위해 공리주의가 말하는 행복을 꺼내든다. 누군가 원망하거나 비난 받을 대상이 생길 때마다.

공리주의에 관련해서라면 다양한 종류의 많은 번역물들, 그 중에는 전문서도 있고 에세이도 있고 비주류 문답형식의 책들도 있어서 자주는 아니어도 원할 때마다 꺼내들 수 있었던 생활철학 영역이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어떤 경우는 공리주의를 증명하기보다 사설 자체가 긴 것 같은 맥락 잡기 쉽지 않은 영역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미 우리가 접하고 있는 평범한 일상 경험에 관한 이야기임에도 학술적으로 깨닫는 논점과는 격이 다르다.

"공리주의는 행복이론이며,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곧 도덕이다.

타인의 행복을 포함한 인류 전체의 행복을 생각해야 하며,

그것은 쾌락의 증진과 고통의 감소를 뜻한다."

밀의 사상을 정리한 이 말이 얼마나 따뜻하고 촘촘하게 몸과 마음을 조여주는지 모르겠다.

항상 칸트를 좋아하고 그의 선한 의지와 실천이성 비판에 따른 인간 존재의 명분에 매력을 느끼고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이번에 '타인의 행복' 속에서 칸트와는 정반대의 이론을 펴는 밀의 공리주의 사상을 제대로 접하고 보니 맞불작전이 필요한 것처럼 어느 것 하나만 꼬집어서 주장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사람은 관심과 공감이라는 가장 강력한 동기에 자극을 받아서 도덕 감정을 표출하게 되겠고, 있는 힘을 다해 다른 사람들도 이 감정을 갖도록 독려할 것이다. 설령 자신에게는 이런 감정이 없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갖고 있어야 한다며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갖는다. 결과적으로 아주 작은 감정의 싹이라도 공감이 확산되고 교욱의 영향에 힘입어 보호받고 자라나며, 외적인 징벌이라는 강력한 요인으로 감정을 둘러싸고 강화시키면서 완벽하게 짜인 도덕 그물망이 만들어진다."

도덕 그물망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강렬한지 설득당해버렸다. 분명 타인의 행복을 약속하고 이행하면서 나 자신의 행복도 추구하는게 당연해졌다. 그러러면 다양한 행복추구 방향과 인류의 가치관 차이, 그리고 감정의 변화에 자율적으로 반응하고 모든 행복론의 가능성을 존중해 주는게 맞다는 생각에 확신이 선다.

아직까지 정해진 답은 없다. 우리의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세상은 변하며 꿈, 소망, 희망 사항 같은 것들도 함께 소멸하거나 새롭게 탄생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시선과 사색에 절대진리 보다는 상대진리가 더 환영받는 요즘이다. 칸트와 밀을 대조하며 재독을 권해본다.

다른 것은 몰라도 타인의 행복을 염두에 두는 자세에는 확실히 변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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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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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장편소설 ㅣ 이수영 옮김 ㅣ 시공사
 


 


클로리스 월드립, 72세 고령의 여성.
비행기 사고로 깊은 산 속에 추락한 후 80일 간의 고립된 생존 투혼을 보여준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처럼, 회한은 그렇게 두 여인의 삶을 오가며 우리가 어디쯤에 이르러 표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클로리스는 독실한 감리교 교인이다. 조용하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 특별하거나 유별나지 않게 여성된 자신의 삶을 평생 살아왔지만, 인생이란 그게 다가 아니다.
자각하지 못해서 받아드리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있다. 뭔가 부당하고, 불의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때론 행복하고 슬프고 도발적이기도 했던 일탈도 만남도 있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 보통의 여성에게도 역사가 있고 서사가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성, 산림경비대원 루이스가 있다. 클로리스의 구조 활동을 끈질기게 펼쳐가며 자신의  파란만장하게 굴곡진 삶을 이야기하는 동안 무기력하고 수동적으로 눌려 앉던 인생 좌표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되살아나는 듯 했다.  

클로리스는 ...사고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어쩌면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혼자 살아남는 생존기를 써 내려가는 80여일 간의 기록은 그녀로 하여금 깊은 억누름 속에 갇혀있던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숨을 쉬며 떠오르는 일생일대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모두가 죽고 혼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깊은 산속, 추위와 굶주림에 떨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절박한 투쟁.
생명부지의 도움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받는 대자연의 손길, 마스크 남자, 그리고 죽은 이들이 남겨준 최소한의 키트를 가지고 전략도 없이 순리에 순응하며 고비를 넘어간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생명을 부여잡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클로리스는 그러나 그런 것들마저 초월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해나간다. 마치 앞으로의 남은 삶동안 아쉬움이 없도록 풀어내고 싶은 심정인 것처럼. 여성이었기에 감당해야 했던 일들도, 사랑도, 종교도 모두가 시간을 뚫고 이어지는 그녀만의 화해와 용서인 것 같다.

클로리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은 너무 다정한 시선으로 다가왔다. 나의 이야기일수도, 엄마의 이야기일수도, 할머니의 이야기일수도 있었던 것들이 아름답고 진실된 환상의 꿈처럼 두 가지의 상상이 모두 가능해서 너무 좋았다. 어떤 삶의 길을 걷든 결국 그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고, 악수일테니까 말이다.
 

#클로리스 #라이커티스 #시공사 #리딩투데이 #리투신간살롱 #리딩투데이지원도서 #리투서평단

 

 

 

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장편소설 ㅣ 이수영 옮김 ㅣ 시공사
 


 


클로리스 월드립, 72세 고령의 여성.
비행기 사고로 깊은 산 속에 추락한 후 80일 간의 고립된 생존 투혼을 보여준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처럼, 회한은 그렇게 두 여인의 삶을 오가며 우리가 어디쯤에 이르러 표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클로리스는 독실한 감리교 교인이다. 조용하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 특별하거나 유별나지 않게 여성된 자신의 삶을 평생 살아왔지만, 인생이란 그게 다가 아니다.
자각하지 못해서 받아드리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있다. 뭔가 부당하고, 불의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때론 행복하고 슬프고 도발적이기도 했던 일탈도 만남도 있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 보통의 여성에게도 역사가 있고 서사가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성, 산림경비대원 루이스가 있다. 클로리스의 구조 활동을 끈질기게 펼쳐가며 자신의  파란만장하게 굴곡진 삶을 이야기하는 동안 무기력하고 수동적으로 눌려 앉던 인생 좌표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되살아나는 듯 했다.  

클로리스는 ...사고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어쩌면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혼자 살아남는 생존기를 써 내려가는 80여일 간의 기록은 그녀로 하여금 깊은 억누름 속에 갇혀있던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숨을 쉬며 떠오르는 일생일대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모두가 죽고 혼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깊은 산속, 추위와 굶주림에 떨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절박한 투쟁.
생명부지의 도움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받는 대자연의 손길, 마스크 남자, 그리고 죽은 이들이 남겨준 최소한의 키트를 가지고 전략도 없이 순리에 순응하며 고비를 넘어간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생명을 부여잡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클로리스는 그러나 그런 것들마저 초월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해나간다. 마치 앞으로의 남은 삶동안 아쉬움이 없도록 풀어내고 싶은 심정인 것처럼. 여성이었기에 감당해야 했던 일들도, 사랑도, 종교도 모두가 시간을 뚫고 이어지는 그녀만의 화해와 용서인 것 같다.

클로리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은 너무 다정한 시선으로 다가왔다. 나의 이야기일수도, 엄마의 이야기일수도, 할머니의 이야기일수도 있었던 것들이 아름답고 진실된 환상의 꿈처럼 두 가지의 상상이 모두 가능해서 너무 좋았다. 어떤 삶의 길을 걷든 결국 그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고, 악수일테니까 말이다.
 

#클로리스 #라이커티스 #시공사 #리딩투데이 #리투신간살롱 #리딩투데이지원도서 #리투서평단

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장편소설 ㅣ 이수영 옮김 ㅣ 시공사
 


  


클로리스 월드립, 72세 고령의 여성.
비행기 사고로 깊은 산 속에 추락한 후 80일 간의 고립된 생존 투혼을 보여준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처럼, 회한은 그렇게 두 여인의 삶을 오가며 우리가 어디쯤에 이르러 표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클로리스는 독실한 감리교 교인이다. 조용하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 특별하거나 유별나지 않게 여성된 자신의 삶을 평생 살아왔지만, 인생이란 그게 다가 아니다.
자각하지 못해서 받아드리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있다. 뭔가 부당하고, 불의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때론 행복하고 슬프고 도발적이기도 했던 일탈도 만남도 있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 보통의 여성에게도 역사가 있고 서사가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성, 산림경비대원 루이스가 있다. 클로리스의 구조 활동을 끈질기게 펼쳐가며 자신의  파란만장하게 굴곡진 삶을 이야기하는 동안 무기력하고 수동적으로 눌려 앉던 인생 좌표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되살아나는 듯 했다.  

클로리스는 ...사고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어쩌면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혼자 살아남는 생존기를 써 내려가는 80여일 간의 기록은 그녀로 하여금 깊은 억누름 속에 갇혀있던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숨을 쉬며 떠오르는 일생일대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모두가 죽고 혼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깊은 산속, 추위와 굶주림에 떨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절박한 투쟁.
생명부지의 도움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받는 대자연의 손길, 마스크 남자, 그리고 죽은 이들이 남겨준 최소한의 키트를 가지고 전략도 없이 순리에 순응하며 고비를 넘어간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생명을 부여잡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클로리스는 그러나 그런 것들마저 초월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해나간다. 마치 앞으로의 남은 삶동안 아쉬움이 없도록 풀어내고 싶은 심정인 것처럼. 여성이었기에 감당해야 했던 일들도, 사랑도, 종교도 모두가 시간을 뚫고 이어지는 그녀만의 화해와 용서인 것 같다.

클로리스의 삶에 대한 통찰력은 너무 다정한 시선으로 다가왔다. 나의 이야기일수도, 엄마의 이야기일수도, 할머니의 이야기일수도 있었던 것들이 아름답고 진실된 환상의 꿈처럼 두 가지의 상상이 모두 가능해서 너무 좋았다. 어떤 삶의 길을 걷든 결국 그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고, 악수일테니까 말이다.
 

#클로리스 #라이커티스 #시공사 #리딩투데이 #리투신간살롱 #리딩투데이지원도서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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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장편소설ㅣ 해냄


초판 1쇄가 1998년12월에 있었고

개정판 100쇄가 2019년 12월에 있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포르투갈 문학의 절정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완독했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이 소설은 적당히 인간미를 벗었고, 적당히 추악하며, 적당히 잔인하며, 적당히 노골적이다. 눈이 멀어져 간다는 것은.....온 세계가 하얗게 아웃된 다는 것은 내게 무슨 의미일까.

눈이 멀고 보니 하루 한 시, 한 순간도 홀로 설 수 없다는 걸 생생하게 들여다본 극도의 체험이었다.

인간으로서 선과 악 중 어느 것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느냐의 본질적 심연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어느 순간 불어닥친 재앙 앞에서 나는 나를 나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타인을 끝가지 배려할 수 있는가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모든 인물의 이름이 없다. 의사로, 검은 색안경으로, 사팔뜨기, 검은 안대를 댄 노인, 경찰관, 아내, 여자, 남편, 도둑, 군인......

만약이지만, 낯설지 않은 예측 가능한 상상의 공간 속.

보이지 않는 상황은 나의 나됨이 무엇인지를 들여다 보게 만든다. 공포와 분노와 두려움은 온통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고 나에게 유리하고 필요불가결한 쪽에 매달리게 만든다.

안보이므로 방황하게 만들고, 분능적으로 먹고 자고 입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먹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권력이 자리잡는다. 분배기능이 필요하지만 평등은 사치다. 권력이 자리잡으면 그다음엔 성적인 욕구 해결이다. 여자는 희생적 도구로 전락한다. 무방비 상태의 사살은 악의 축을 자리매김할 필수적 정당방위다. 보이지 않음에도 인간이 모여 사는 곳에는 득달같이 악이 퍼지고 절망과 죽음은 자리한다.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싶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말에 흡입되고 마는 나의 인간 본질에 대한 믿음은 사그라들고 속수무책으로 의구심은 피어올랐다.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 인간의 비윤리적인 모습인지 상상하기가 괴로울 정도로 이 책의 표현은 현실적이고 직설적이었다.

그러나 희망적인건 이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집단적 유전자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비록 누군가는 의사의 아내처럼 순교의 내자가 되어야 하는 만약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지만 말이다.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경중의 차이로 만날 수 있는 현실 속의 관계들은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에 따라 공존할 수 있는 인간사회를 꿈 꿀 수 있다는 희망과 자유를 쥐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다시 보이는 세상은 분명 다를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나에게도 찾아 올 수 있는 그런 달리보이는 세상.

 


 

#눈먼자들의도시 #주제사라마구 #리딩투데이 #눈뜬자들의도시 #리투서평단 #리투신간살롱

#해냄출판사 #신간살롱 #리투지원도서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장편소설ㅣ 해냄


초판 1쇄가 1998년12월에 있었고

개정판 100쇄가 2019년 12월에 있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포르투갈 문학의 절정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완독했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이 소설은 적당히 인간미를 벗었고, 적당히 추악하며, 적당히 잔인하며, 적당히 노골적이다. 눈이 멀어져 간다는 것은.....온 세계가 하얗게 아웃된 다는 것은 내게 무슨 의미일까.

눈이 멀고 보니 하루 한 시, 한 순간도 홀로 설 수 없다는 걸 생생하게 들여다본 극도의 체험이었다.

인간으로서 선과 악 중 어느 것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느냐의 본질적 심연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어느 순간 불어닥친 재앙 앞에서 나는 나를 나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타인을 끝가지 배려할 수 있는가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모든 인물의 이름이 없다. 의사로, 검은 색안경으로, 사팔뜨기, 검은 안대를 댄 노인, 경찰관, 아내, 여자, 남편, 도둑, 군인......

만약이지만, 낯설지 않은 예측 가능한 상상의 공간 속.

보이지 않는 상황은 나의 나됨이 무엇인지를 들여다 보게 만든다. 공포와 분노와 두려움은 온통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고 나에게 유리하고 필요불가결한 쪽에 매달리게 만든다.

안보이므로 방황하게 만들고, 분능적으로 먹고 자고 입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먹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권력이 자리잡는다. 분배기능이 필요하지만 평등은 사치다. 권력이 자리잡으면 그다음엔 성적인 욕구 해결이다. 여자는 희생적 도구로 전락한다. 무방비 상태의 사살은 악의 축을 자리매김할 필수적 정당방위다. 보이지 않음에도 인간이 모여 사는 곳에는 득달같이 악이 퍼지고 절망과 죽음은 자리한다.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싶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말에 흡입되고 마는 나의 인간 본질에 대한 믿음은 사그라들고 속수무책으로 의구심은 피어올랐다.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 인간의 비윤리적인 모습인지 상상하기가 괴로울 정도로 이 책의 표현은 현실적이고 직설적이었다.

그러나 희망적인건 이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집단적 유전자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비록 누군가는 의사의 아내처럼 순교의 내자가 되어야 하는 만약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지만 말이다.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경중의 차이로 만날 수 있는 현실 속의 관계들은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에 따라 공존할 수 있는 인간사회를 꿈 꿀 수 있다는 희망과 자유를 쥐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다시 보이는 세상은 분명 다를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나에게도 찾아 올 수 있는 그런 달리보이는 세상.

 


 

#눈먼자들의도시 #주제사라마구 #리딩투데이 #눈뜬자들의도시 #리투서평단 #리투신간살롱

#해냄출판사 #신간살롱 #리투지원도서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장편소설ㅣ 해냄


초판 1쇄가 1998년12월에 있었고

개정판 100쇄가 2019년 12월에 있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포르투갈 문학의 절정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완독했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이 소설은 적당히 인간미를 벗었고, 적당히 추악하며, 적당히 잔인하며, 적당히 노골적이다. 눈이 멀어져 간다는 것은.....온 세계가 하얗게 아웃된 다는 것은 내게 무슨 의미일까.

눈이 멀고 보니 하루 한 시, 한 순간도 홀로 설 수 없다는 걸 생생하게 들여다본 극도의 체험이었다.

인간으로서 선과 악 중 어느 것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느냐의 본질적 심연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어느 순간 불어닥친 재앙 앞에서 나는 나를 나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타인을 끝가지 배려할 수 있는가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모든 인물의 이름이 없다. 의사로, 검은 색안경으로, 사팔뜨기, 검은 안대를 댄 노인, 경찰관, 아내, 여자, 남편, 도둑, 군인......

만약이지만, 낯설지 않은 예측 가능한 상상의 공간 속.

보이지 않는 상황은 나의 나됨이 무엇인지를 들여다 보게 만든다. 공포와 분노와 두려움은 온통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고 나에게 유리하고 필요불가결한 쪽에 매달리게 만든다.

안보이므로 방황하게 만들고, 분능적으로 먹고 자고 입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먹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권력이 자리잡는다. 분배기능이 필요하지만 평등은 사치다. 권력이 자리잡으면 그다음엔 성적인 욕구 해결이다. 여자는 희생적 도구로 전락한다. 무방비 상태의 사살은 악의 축을 자리매김할 필수적 정당방위다. 보이지 않음에도 인간이 모여 사는 곳에는 득달같이 악이 퍼지고 절망과 죽음은 자리한다.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싶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말에 흡입되고 마는 나의 인간 본질에 대한 믿음은 사그라들고 속수무책으로 의구심은 피어올랐다.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 인간의 비윤리적인 모습인지 상상하기가 괴로울 정도로 이 책의 표현은 현실적이고 직설적이었다.

그러나 희망적인건 이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집단적 유전자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비록 누군가는 의사의 아내처럼 순교의 내자가 되어야 하는 만약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지만 말이다.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경중의 차이로 만날 수 있는 현실 속의 관계들은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지에 따라 공존할 수 있는 인간사회를 꿈 꿀 수 있다는 희망과 자유를 쥐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다시 보이는 세상은 분명 다를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나에게도 찾아 올 수 있는 그런 달리보이는 세상.

 


 

#눈먼자들의도시 #주제사라마구 #리딩투데이 #눈뜬자들의도시 #리투서평단 #리투신간살롱

#해냄출판사 #신간살롱 #리투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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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 어니스트 헤밍웨이 더 저널리스트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영진 엮고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더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서평 ㅣ 한빛비즈

 

 

좋은 글이란,
진실을 쓰는 것이다.
작가가 인간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얼마나 충실하게 삶을 살았는지에 비례해서 이야기가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지니고 있는 좋은 글에 대한 자세다.
오래도록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작품들의 명성과 영광을 기억한다. 나는 특히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사랑하는 마니아층의 한 팬으로서 이런 헤밍웨이의 글에 대한 자세가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모른다.
대작을 그려낸 그의 글쓰기의 힘이 지금까지 사랑받고 추앙받는 이유는 이 진실의 힘이 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새롭고도 낯선 여행처럼 만난 헤밍웨이의 저널은 그의 한창 때였던 시절을 알게 해준다. 그가 살아왔던 격동의 시간들은 그의 경험을 축적해 밀도있게 쓸어 담을 수 있도록 글쓰는 힘을 단련시켜 준 것 같다. 신문 기자 시절의 일들로부터 전쟁참전, 인종차별, 정치 권력 다툼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날것의 경험들이 그의 작품 세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특히 그가 무솔리니를 비롯한 전쟁의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본과 가난,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매 순간 반복하는 무방비 상태의 인간들의 고통과 불안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전쟁의 후유증은 지금도 가시지 않았고, 인종차별과 편견, 굶주림에 대항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이익을 우선하는 본능이 여전한 것 같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그가 남겨준 실상들은 언론에 대해 그가 보여주는 모습 또한 신랄하다.
불평등과 부조리, 파시즘이라는 무거운 단어와 주제들도 실로 오랜만에 생각해본 문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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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취향 채석장 시리즈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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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작은 조각들이
지금 이렇게 아카이브에 좌초해 있다."



아카이브 취향
아를레트 파르주 ㅣ 김정아 옮김 ㅣ 문학과 지성사



채석장 시리즈 중 단연 돋보이는 디자인과 컬러감을 과시한 '아카이브 취향'은 표지만큼이나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카이브라는 단어는 나에게 굉장히 건조한 매듭이었다. 들어서 알고 있던 단어, 그 첫인상은 더미처럼 쌓인, 방대한, 묶인, 옛 문서들을 디지털화한 작업으로 저장한 형태라는  거리감있던 것이었다. 나와는 상관없을, 내가 살면서 접해볼 일 없을 그런 전문학사적이고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제 몫을 다해 취급할 미완성의 고문서들이란 분야로 세기를 정리할 그런 역사의 매듭이었다.
그런데, 파르주라는 역사가의 신념과 아카이브를 버무리는 섬세한 터치와 영감들은 나 스스로가 머리 숙이게 했다.
독자로서 이런 감동에 다다르니 결국 내가 딛고 섰는 세계가 보인다.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이 공기의 흐름이 뭉쳐 엉겨있던 매듭을 풀고 가뿐 숨통을 튀어주는 열린 공간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
파리라는 공간, 아스날 도서관에 잠자고 있는 무수한 아카이브 문서들은 지금도 누군가의 순길이 닿아 활활 타오르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며 잠자고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격동의 세기에 파리라는 민주적이고 자조적인 도시에서 민초들이 일상을 전투처럼 살아가던 그 날들은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죽은 역사의 한 페이지다.
여성의 삶, 노동자, 범죄자, 장애자, 취약 계층의 세련되지 못했던 그들만의 투쟁, 등등이 아카이브 형사 사건에 들어 있다. 그리고 좌초된 문장들로 침묵하고 있다. 두터운 방화 유리벽에 눌려 들리지 않는 공허한 울림들 같다.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면...하는 바람으로 잠자고 있을 그런 목소리와 문장들.....
이들을 대하는 역사가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어떠하냐에 따라 다시 말해서 아카이브 취향이 어떠하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는 대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아카이브 취향'은 이 부분을 강조한다. '수집 단계'에서 저자의 목소리는 포장하지도 말고, 자의적이지도 말며, 독선과 독단적이지도 말기를 말이다.
얼마나 감동스러운 철학사관인지.
이는 아카이브 취향 뿐 아니라 나 자신의 타인의 삶을 대하는 자세로도 빗장을 걸게 만든다.
낯설고 어려운 아카이브 취향을 따른 초행길이었지만, 인상 깊었던 역사자 파르주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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