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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ㅣ 현대지성 클래식 39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평점 :
리투 - 지성감천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펴냄)

현대지성 클래식 39번 <군중심리>를 완독했다.
교양선택 과목 레포트를 준비하며 논문 한편을 읽어내려간 느낌적 느낌으로 대한민국 지난 민주주의 시대의 회한을 곱씹으며 대입해 읽게 되었다. 온라인을 등에 덥고 핫한 여론 몰이 선거 정치, 온라인 불매 운동 여론 형성 과정, 심지어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노출에도 불구하고 모여드는 종교 집회와 식상하고 뻔한 말바꾸기식 일회성 대변 등 정의 내릴 수 없는 여러 상황에 대해 관찰자 입장에서 정리해 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매력 넘치는 책이었다. 귀스타브의 군중심리에 대한 통쾌한 정의에 때로는 젠더사상에 있어 개인의 사적 견해가 불쾌해지는 부분에 공감하고 공분하며 뜨겁게 읽었다. 추가하자면, 귀스타브가 활동하던 시대 흐름을 반영하여 존중하며 읽었다.
서두에 잠깐 언급했지만, 미디어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는 단체들의 집단행동을 보면 군중의 정신 구조는 무엇이건데 개개인이 모이면 저렇게 돌변하나 싶을 때가 왕왕 있었다. 그 중에는 나도 응원하며 그 정신에 함께 동참했던 단체도 있었다. 어쩌면 심리적으로 긴장된 상태의 말과 웅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굵은 소리가 되기까지 과장된 감정이 한몫 하지 않나 싶다. 이 역시 귀스타브가 정곡을 찔러 알려준 정리였다.
군중은 거의 언제나 무의식에 지배된다.
군중은 외부 자극에 휘둘리고 그것의 끊임없는 변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군중은 충동의 노예다(45p).
그렇다면 이런 특징의 군중을 선동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것은 리더의 몫으로 남게 되는 듯 하다.
귀스타브에 의하면 군중은 이성적 추론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각들을 대략적으로 짝 지은 결과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군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방법을 아는 연설가는 감정에 호소할 뿐 이성에 호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135p.)
이미 다수의 무리 속에 합류한 이상 개인의 의견이 엇나간다해도 발현되기는 쉽지 않고 단일화한 개념과 행동에 집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성적이건, 이지적이건 엘리트의 학식은 무시되고 강하고 저돌적인 카리스마에 매료되는 것이 아닐까. 강한 이미지의 지도자가 호소하는 말 한마디, 시선 하나, 포즈 한에 열광하고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지도자가 충동적이고 선동적이며 광기가 더하면 더할 수록 개인의
신념은 사라진다.
군중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치명적 결함을 보호해 주기를 지도자에게 요구한다. 지도자는 이런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위엄과 흡입력을 동시에 사용한다. 카리스마라고도 말했지만, 귀스타브가 말하고 있는 군중 심리에 빠질 수 없는 사회심리학 연구 결과들. 군중은 위엄과 힘을 소실한 리더를 쉽게 갈아치우고,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한다. 우리도 여론 조사를 하다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국민들의 심리 상태다.
귀스타브의 <군중심리>가 출간된지 100년이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의 저서는 모든 시민들의 고전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프랑스 혁명 이후의 진보적 과도기에 세상을 들여다 봤고,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험했다. 현대의 우리는 다양한 군집을 형성한다. 이익단체일 수도 있고, 취미로 모인 클럽일 수도 있고, NGO단체일 수도 있고, 종교 단체일 수도 있다.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양상은 군중보다는 시민이라 부르고, 소수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포용할 줄 아는 단체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려 노력하고, 폭력보다는 비폭력을 목적에 두고 행동하며, 시민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교육에 집중한다. 그리고 의식의 개화와 복지를 위해 노력하며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귀 기울인다.
귀스타브가 염려할 최악의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무사고 집단의 군중 심리는 경계하지 않아도 괜찮을 수준의 시대에 닿아있지 않나 싶다. 앞으로 미래 100여년 후에는 어떤 시대가 다시 도래할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군중 심리>가 여전한 필독 고전으로 공감과 공분을 함께 사는 논란의 책으로 오르내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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