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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25/pimg_7188771283422472.jpg)
책을 왜 읽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책을 통해 언어의 유희에 동참하고, 살면서 느끼는 감정상태를 알아가는 동안 그것을 말로 표현해 볼 줄 아는 나만의 고유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기에 책을 꼭 읽는다고 말하고 싶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책읽기!
그 고정된 공간 속에는 내가 안주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작가의 삶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그리고 작가로서 행하는 글쓰기란 어떤 종류의 업일까도 궁금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헤세가 바라보는 타인의 문학적 쓰기와 일반적 쓰기의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도 궁금했다. 여러 시각과 견해로 문학이 녹아있는 삶에 대한 그의 에세이들을 접하면 접할 수록 그의 타인에 대한 민감한 지성적 반응에 놀라웠고, 그의 통찰과 유연한 세계관에 고개가 숙여졌다.
나는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독자였다. 그런데 그냥 독자가 아니라 그의 말에 수긍하고 동감하는 독자였다. 그의 동양적 사상과 인간 존중의 자세가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몸에 베여 있음을 소재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독자는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가의 전문성에 대해 경의를 품어야 하고, 소재와 무관하게 작업의 질에 따라 작품을 평가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자세 말고도 책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지녀야 할 책을 읽는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지침처럼 그는 나를 독자라는 위치에서 가져야 할 비판하며 읽기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읽고 싶은 것만 골라 편독을 하거나 나와 견해가 맞지 않거나 고루하다 싶으면 가차없이 책장을 덮었던 나의 책 읽는 자세는 비판하며 읽기가 아니라 그냥 오남용된 무시였던 것 같다. 물론 모든 책을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작가와 뜻을 같이 한 그들의 가치관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개인의 생각을 담아 두었던 원고가 교정과 편집을 반복하여 인쇄되고 출간되어 우리 앞에
오기까지 그 여정이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통해 내가 소비하는 시간과 사람들과 사회와 세계를 연결한다. 책은 내게 늘 미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책을 놓지 못한다. 헤세는 나의 그런 마음을 격려해 주고 있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라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그런 책을 내가 손에서 놓지 못할 때 나의 내면의 아름다움과 강인함이 작용된 풍요로운 감각들을 알맞게 사용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에 애정을 두고 가까이 하면 할수록 다양한 나의 본성을 만날 수 있고, 진실한 나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헤세는 철저히 알아야 진정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해 준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읽고 보는 다독의 방법보다는 정독을 통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몇몇권의 책을 완벽하게 음미한 사람이 더 깊은 내공을 가지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내 안의 모든 감성들이 깨어 있어 책 속에 살아 있는 세계를 만나 연결된다면 우린 이상을 초월해 더 많은 것들을 날것으로 즐길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될 것 같다.
진심으로 생각하건대, 작가의 직분이란 세상에서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판별하는 일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의미라는 것이 그저 단어에 불과함을,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없으면서 또한 모든 것에 있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과 그러지 않아도 될 일이 따로 있지 않음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그런 소임, 그런 고결한 직분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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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전해주는 생각들처럼 책이라는 시작과 끝이 연결되어 있는 소우주다.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없으면서 또한 모든 것에 있음을...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는다. 상상과 현실을, 그리고 이상과 현실을, 무엇과 잇대어 생각해 봐도 우리는 결국 제자리인 현실로 돌아온다.
이런 시공간 속에서 극과 극을 분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엇이든 극복이 가능한 세계, 사랑이 구심점으로 자리한 세계, 우리는 책을 통해 만나는 세상 너머의 세상을 오직 꿈꾸며, 오늘도 무한한 긍지를 가져다줄 책이라는 세계로 빠져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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