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톨릭 교회와 기독교의 교리와 인간의 덕을 에워싼 기준이 맞붙는 상황이 너무 흥미롭다.
게다가 도리포스 신부가 밀러양의 후견인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들이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개인의 신념들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언어로 무장한 감정표현들, 그리고 표정으로 심층을 더하는 내적 악의 습관들은 가히 압도적으로 가식을 묘사하는 구조다.
겉으로 나오는 그 말들은 기독교 4대 미덕 신중, 정의, 용기 그리고 절제를 하나씩 하나씩 희극으로 비튼다.

#단순한이야기 #엘리자베스인치볼드
#문학동네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기의 책 : 문학 편 1 - 르몽드, 뉴욕타임스 선정, 세기를 대표하는 100권의 책
디오니소스 지음 / 디페랑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오니소스적 가치라고 프롤로그에 붙여준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탐색에 탐색을 거쳐 선정된 책들의 리스트가 궁금했었다. 
<세기의 책>에 실린 작품과 작가는 모두 아는 유명한 시대의 아이콘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손대지 못했던 책들이 다수였다. 역시 독서를 만만하게 볼 게 아니구나 싶었다. 나름 책을 읽었노라, 말했노라, 기록했노라 했지만, 그건 나의 소소한 작업에 불과한 작은 우주의 실체였다. 
그런 나의 우주 확장을 위해서 밑거름이 된 이 책은 나에게 정말 유익했다. 우선 작품에 대한 감상 포인트와 시대가 주목해야 할 디오니소스적 가치에 대한 상정이 양질의 과즙으로 꽉 차 있기 때문이었다.
몇 작품을 소개하자면 <고도를 기다리며>를 빼놓을 수 없다. 오래 전 읽은 기억과 함께 그동안 한번도 이 책에 대한 토론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난해하고 지루하게 읽혔던 느낌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디오니소스의 고도에 대한 정갈할 해석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음에 닿는 장면들이 새록새록 전혀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내가 성장한 것일까, 아니면 지금이라 세계관이 열리는 걸까.
고도가 누구인지, 왜 기다리는지, 시간이 흐르는 만큼 왜 자꾸 고도에 의존하는건지..... 그런데 디오니소스는 이를 명확하게 반문해 준다. 사실 우리가 삶의 목표나 의미를 명확히 하나로 정리할 수 없는 일과 같지 않을까?- 라고 말이다.
기다림의 미학처럼 새로움이 솟을 거란 기대와 희망이 아닌 오히려 고도가 온다면 지금까지 모두가 바라온 희망과 소망이 고도와 함께 소멸할 거란 다른 의구심에 휘말리는 것.
그래서 고도는 오지 않아야 한다. 오면 우리가 바라던 각개의 희망과 믿음은 사라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어린 왕자>에 대한 해석도 너무 좋았다.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생텍쥐페리가 보여주는 방식은 숨겨버리는 것이기에 우리는 마음의 눈으로 실상이 아닌 허상을 좇아 어린 시절의 잃어버린 꿈들을 다시 소환해야만 하는 의무가 어른이에게 있다는 것. 어른이 되어 갈수록 우리는 실한 열매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껍질만 딱딱하고 두꺼운 호두처럼 우리를 너무 강력한 행성으로 둔갑시켜 놓았다.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가는 방법은 지구에서의 죽음이라는 말, 결국 그 죽음에서 탈피하는 것은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고 이 깨어남은 다시 어린왕자를 만나기 이전의 삶 자체를 부수는 것이라는 것.
어린 왕자 속에 이렇게 거대한 개인사에 관한 사유와 삶과 죽음의 조망이 녹아져 있을 줄 몰랐다.
나는 대체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왔던 것인지......
모든 관점들이 새롭고 가치 있는 일화의 기록이다.
르몽드지 선정 100편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첫 시리즈는 너무 좋았다.
내가 책을 읽는 방법의 잘못된 습관에 대해 반성하게 만들어 주었으니 다시 제대로 읽으면 된다. 문하 작품을 왜 읽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문학비평가 김현의 어록 중 하나를 제시해 줬다. 그 이유는 자기의 욕망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불명확한 세상 속에서 나만의 소우주를 지켜낼 수는 없다. 결국 소통과 반문과 각성이 나의 영양분이고 밑거름이 될 것이다. 책을 손에서 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으니 나는 이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겠다.


#세기의책 #디오니소스 #디페랑스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격 식재료 에세이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이용재 지음 ㅣ 푸른숲 


이렇게 즐거운 에세이가 만들어 질 수 있구나~ 싶었어요. 스스로가 요리에 덤덤한 편이라 상상이 부족했던 한편 행복한 식감이 오감으로 그려질 수 있을까...하고 들었던 물음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그라들었습니다. 식재료 이야기는 대성공입니다. 
게다가 제, 오늘 브로콜리 싱싱합니다~라고 대답하며 책을 펼쳤던 내가 중간에 다시 벌떡 일어나 냉장고를 향해 총총 뛰어가서 진짜 브로콜리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유쾌한 일이 책으로 인해 생길 줄 누가 알았나요. 싱싱한 건 이 뿐만이 아닙니다. 마트에 나가 손만 뻗으면 쏙쏙 집어다가 장바구니에 담아서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 친한 일상 먹거리 친구들이 다 나옵니다.

특히 향신료 부분에서 허브에 관한 이야기는 솔깃합니다. 사실, 허브를 모르지는 않지만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누군가 가이드를 해 주면 푸드테라피용으로도 잘 알아두고 싶은 재료 영역이지요. 로즈메리와 타임이 눈에 들어 오는데 음식에 향을 심어 주는 용도로 자주 쓰여서 그릴에 구운 고기 위에 살짝 얹어서 분위기 내기로 센스 부려볼까 싶어 메모 해 두면 좋을 듯 싶었어요. 

특히 김장철이 되면 엄마랑 절임배추를 주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김장에 들어갈 각종 식재료를 준비하는데 분주해지는데요, 김장에 소금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 저만 모르는 상식이더라구요. 소금의 질에 따라 김치가 무르거나 씁쓸해지거나 한다는데 제게는 두 가지 모두 기억하기 어려운 포인트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금에 대한 이야기는 제일 인상에 남습니다.
두 가지 종류의 소금 이야기는 간을 맞추는 소금과 맛에 '악센트'를 주는 소금이 있다고 합니다. 입자가 굵지도 가늘지도 않게 고른 정제염이 간을 맞추는 소금의 이름인데 꽃소금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바다소금도 상관없다고 하니 여태 알고 있던 나의 소금 재료에 대한 편견은 깨졌습니다. 핑크 솔트는 요새 선물로도 많이 주고 받는데 화산염을 포함해 일명 '악센트' 소금이라 불리는 아삭한 식감이 짜릿하게 군침을 돌게 만들어 주는 순간이 맛간의 절정입니다.


한 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파인애플!! 통조림으로 제일 즐겨 먹던 나의 한정적 미각은 여기서 끝입니다. 특히 짠맛과 대조를 이루는 게 맛있다고 추천해 주는데 하와이안 피자를 예로 들어주셨네요. 사실 하와이안 피자를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 그래서 당장 먹어볼 음식 1순위로 올랐습니다. 
프로슈토를 멜론 위에 얹어 먹는데 멜론 대신에 파인애플을 시도해 보라고 추천해 주네요. 프로슈토으 ㅣ짠맛과 파인애플의 단맛, 돼지비계의 녹는 맛은 찰떡 궁합인 듯 싶어요. 
이 음식도 저는 처음 소개 받는 거라 마음 속에 저장을 해 뒀습니다. 무조건 먹어봐야겠지요.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이용재 음식 평론가 님의 요리 책 세상 속은 매일이 싱싱한 상상 그 자체로 날것입니다. 내 손으로 절대 먼저 펼쳐볼 일 없었던 소재를 에세이로 엮어내니 이렇게 신선하고 생생할 수가 없습니다. 요리라는 한정된 분야를 떠나서 어느 문화에서든 자연을 탐구하고 먹거리를 연구하고, 식탁에서 행복하게 담아낼 수 있는 삶의 이야기로 변화된 일상의 풍부한 식재료 거리들이 감동까지 안겨줄 줄은 책을 덮으면서 받게 된 커다란 선물이네요. 

* 푸른숲 북클럽1기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푸른숲 #이용재 #오늘브로콜리싱싱한가요?
#에세이 #식재료 #푸른숲북클럽
#음식평론 #요리 #향신료 #건강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왜 읽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책을 통해 언어의 유희에 동참하고, 살면서 느끼는 감정상태를 알아가는 동안 그것을 말로 표현해 볼 줄 아는 나만의 고유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기에 책을 꼭 읽는다고 말하고 싶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책읽기!

그 고정된 공간 속에는 내가 안주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작가의 삶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그리고 작가로서 행하는 글쓰기란 어떤 종류의 업일까도 궁금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헤세가 바라보는 타인의 문학적 쓰기와 일반적 쓰기의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도 궁금했다. 여러 시각과 견해로 문학이 녹아있는 삶에 대한 그의 에세이들을 접하면 접할 수록 그의 타인에 대한 민감한 지성적 반응에 놀라웠고, 그의 통찰과 유연한 세계관에 고개가 숙여졌다. 
나는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독자였다. 그런데 그냥 독자가 아니라 그의 말에 수긍하고 동감하는 독자였다. 그의 동양적 사상과 인간 존중의 자세가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몸에 베여 있음을 소재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독자는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가의 전문성에 대해 경의를 품어야 하고, 소재와 무관하게 작업의 질에 따라 작품을 평가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자세 말고도 책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지녀야 할 책을 읽는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지침처럼 그는 나를 독자라는 위치에서 가져야 할 비판하며 읽기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읽고 싶은 것만 골라 편독을 하거나 나와 견해가 맞지 않거나 고루하다 싶으면 가차없이 책장을 덮었던 나의 책 읽는 자세는 비판하며 읽기가 아니라 그냥 오남용된 무시였던 것 같다. 물론 모든 책을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작가와 뜻을 같이 한 그들의 가치관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개인의 생각을 담아 두었던 원고가 교정과 편집을 반복하여 인쇄되고 출간되어 우리 앞에 
오기까지 그 여정이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통해 내가 소비하는 시간과 사람들과 사회와 세계를 연결한다. 책은 내게 늘 미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책을 놓지 못한다. 헤세는 나의 그런 마음을 격려해 주고 있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라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그런 책을 내가 손에서 놓지 못할 때 나의 내면의 아름다움과 강인함이 작용된 풍요로운 감각들을 알맞게 사용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에 애정을 두고 가까이 하면 할수록 다양한 나의 본성을 만날 수 있고, 진실한 나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헤세는 철저히 알아야 진정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해 준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읽고 보는 다독의 방법보다는 정독을 통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몇몇권의 책을 완벽하게 음미한 사람이 더 깊은 내공을 가지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내 안의 모든 감성들이 깨어 있어 책 속에 살아 있는 세계를 만나 연결된다면 우린 이상을 초월해 더 많은 것들을 날것으로 즐길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될 것 같다.

진심으로 생각하건대, 작가의 직분이란 세상에서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판별하는 일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의미라는 것이 그저 단어에 불과함을,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없으면서 또한 모든 것에 있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과 그러지 않아도 될 일이 따로 있지 않음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그런 소임, 그런 고결한 직분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다.
-278.

헤세가 전해주는 생각들처럼 책이라는 시작과 끝이 연결되어 있는 소우주다.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없으면서 또한 모든 것에 있음을...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는다. 상상과 현실을, 그리고 이상과 현실을, 무엇과 잇대어 생각해 봐도 우리는 결국 제자리인 현실로 돌아온다.
이런 시공간 속에서 극과 극을 분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엇이든 극복이 가능한 세계, 사랑이 구심점으로 자리한 세계, 우리는 책을 통해 만나는 세상 너머의 세상을 오직 꿈꾸며, 오늘도 무한한 긍지를 가져다줄 책이라는 세계로 빠져들 때다.  


#헤르만헤세의책이라는세계 #헤르만헤세
#뜨인돌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인의 초상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다.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었는데 어렴풋한 기억으로 존 말코비치가 오즈먼드 역으로 나왔었다. 영화 <피아노>를 감독했던 제인 캠피온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니콜 키드만의 독보적이고 압도적인 연기력과 아름다움에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보면서도 오즈먼드를 엄청 비난하면서 봤다는 기분 나쁜 느낌도 깔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덕분에 책을 보면서도 이사벨 아처의 모습으로 니콜 키드먼의 우아하고 세련미 넘치는 미모가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스토리가 희미해져서인지 헨리 제임스작 <요인의 초상> 원작이 이렇게 이사벨을 자유분방한 여인으로 설정했었던가... 싶었다. 지금 막 1편을 완독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로 2부를 구성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물론 내용을 모르겠다는게 아니라 헨리 제임스만의 독특한 문제와 세계관이 어떻게 와 닿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분명 고전이 된 이유에는 그럴만한 절대적 명분이 있다고 믿기에 2권 마저 다 읽고 나면 헨리 제임스의 여성상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사벨 아처는 뉴욕 올버니에서 나고 자란 시골처녀다. 하지만 미국의 문화와 생활습관, 자유분방한 모습이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온통 그녀의 이미지를 덮고 있어 시골 처녀란 꼬리표는 무색해졌다. 이사벨은 아빠가 돌아가신 후 자신을 보러 온 이모와 함께 유럽 여행길에 오른다. 이모는 독특한 여성이다. 이 여행길에서 이사벨은 대저택 가든코트에서 이모부 터치트씨를 만나게 되고 그 집에서 한동안 머무르게 됐다. 이모도 그녀를 좋게 보고 있다. 소설의 초반에 이사벨은 다정하지만 병약한 사촌 오빠 랠프와 친절하고 위트 넘치는 영국 귀족 워버턴 경을 양쪽에 두고 즐거운 영국에 관하여 더 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사벨의 마음은 어느 누구에게도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이미 한 차례 평판이 좋은 사업가 굿우드씨의 청혼을 거절했던 그녀였다. 지금은 워버턴 경의 프로포즈 역시 거절하고 말았으니......
그녀는 미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여인으로써, 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이루고자 한다. 그녀 다운 발상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해석하고 대화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한다. 

사촌 오빠인 랠프는 이사벨을 그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랑한다. 그는 그녀가 세상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당당해 져서 자신만의 포부를 널리 알리며 살기를 바랐다. 그래서 아버지께 자신 몫의 유산을 이사벨에게 나눠주길 부탁하게 된다. 터치트씨로부터 상속받은 유산 7만 달러는 결국 그녀의 발목을 잡고 만다. 길버트 오즈먼드는 이사벨이 마담 멀 부인을 통해 알게 된 남자다. 
내가 보기엔 오즈먼드의 인품이 그리 신사같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이사벨은 왜 그를 사랑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녀의 자유롭고 기존 인습을 따르지 않는다는 그녀만의 고정관념이 오히려 그녀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녀는 결국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빈털털이 오즈먼드를 선택했다. 연애가 아닌 결혼 상대자로 말이다.그녀가 주도권을 가졌고, 선택했고, 모든 상황을 옳은 사랑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닌지...... 
천성적인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움은 한 남자로 인해 철저히 파괴된다. 아니, 여기에는 그녀를 배신한 한 여자도 공범이다. 바로 이모의 친구 마담 멀 부인. 이사벨이 너무나도 따랐던 멀의 이중적인 사악함에 소름이 돋는다. 
이사벨은 자신의 결혼 선택을 후회하지만......
2부에서 어떤 운명을 개척해 나갈지......이사벨의 행보가 답답하기 그지없다. 


#여인의초상 #헨리제임스 #열린책들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