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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평점 :

여인의 초상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다.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었는데 어렴풋한 기억으로 존 말코비치가 오즈먼드 역으로 나왔었다. 영화 <피아노>를 감독했던 제인 캠피온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니콜 키드만의 독보적이고 압도적인 연기력과 아름다움에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보면서도 오즈먼드를 엄청 비난하면서 봤다는 기분 나쁜 느낌도 깔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덕분에 책을 보면서도 이사벨 아처의 모습으로 니콜 키드먼의 우아하고 세련미 넘치는 미모가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스토리가 희미해져서인지 헨리 제임스작 <요인의 초상> 원작이 이렇게 이사벨을 자유분방한 여인으로 설정했었던가... 싶었다. 지금 막 1편을 완독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로 2부를 구성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물론 내용을 모르겠다는게 아니라 헨리 제임스만의 독특한 문제와 세계관이 어떻게 와 닿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분명 고전이 된 이유에는 그럴만한 절대적 명분이 있다고 믿기에 2권 마저 다 읽고 나면 헨리 제임스의 여성상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사벨 아처는 뉴욕 올버니에서 나고 자란 시골처녀다. 하지만 미국의 문화와 생활습관, 자유분방한 모습이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온통 그녀의 이미지를 덮고 있어 시골 처녀란 꼬리표는 무색해졌다. 이사벨은 아빠가 돌아가신 후 자신을 보러 온 이모와 함께 유럽 여행길에 오른다. 이모는 독특한 여성이다. 이 여행길에서 이사벨은 대저택 가든코트에서 이모부 터치트씨를 만나게 되고 그 집에서 한동안 머무르게 됐다. 이모도 그녀를 좋게 보고 있다. 소설의 초반에 이사벨은 다정하지만 병약한 사촌 오빠 랠프와 친절하고 위트 넘치는 영국 귀족 워버턴 경을 양쪽에 두고 즐거운 영국에 관하여 더 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사벨의 마음은 어느 누구에게도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이미 한 차례 평판이 좋은 사업가 굿우드씨의 청혼을 거절했던 그녀였다. 지금은 워버턴 경의 프로포즈 역시 거절하고 말았으니......
그녀는 미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여인으로써, 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이루고자 한다. 그녀 다운 발상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해석하고 대화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한다.
사촌 오빠인 랠프는 이사벨을 그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랑한다. 그는 그녀가 세상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당당해 져서 자신만의 포부를 널리 알리며 살기를 바랐다. 그래서 아버지께 자신 몫의 유산을 이사벨에게 나눠주길 부탁하게 된다. 터치트씨로부터 상속받은 유산 7만 달러는 결국 그녀의 발목을 잡고 만다. 길버트 오즈먼드는 이사벨이 마담 멀 부인을 통해 알게 된 남자다.
내가 보기엔 오즈먼드의 인품이 그리 신사같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이사벨은 왜 그를 사랑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녀의 자유롭고 기존 인습을 따르지 않는다는 그녀만의 고정관념이 오히려 그녀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녀는 결국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빈털털이 오즈먼드를 선택했다. 연애가 아닌 결혼 상대자로 말이다.그녀가 주도권을 가졌고, 선택했고, 모든 상황을 옳은 사랑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닌지......
천성적인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움은 한 남자로 인해 철저히 파괴된다. 아니, 여기에는 그녀를 배신한 한 여자도 공범이다. 바로 이모의 친구 마담 멀 부인. 이사벨이 너무나도 따랐던 멀의 이중적인 사악함에 소름이 돋는다.
이사벨은 자신의 결혼 선택을 후회하지만......
2부에서 어떤 운명을 개척해 나갈지......이사벨의 행보가 답답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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