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터 - 좋은 이별을 위해 보내는 편지
이와이 슌지 지음, 권남희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카야마 미호의 오겡키데스카는 잊을수없지요..이 겨울 다시한번 러브레터와 로맨스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납치된 서유럽 - 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 쏜살 문고
밀란 쿤데라 지음, 장진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투 - 신간살롱
『납치된 서유럽』​​


밀란 쿤데라 (지음) | 장진영 (옮김)
민음사-쏜살 문고 (펴냄)

난 왜 밀란 쿤데라가 좋을까.
20대 시절에도 좋았고, 30대 시절에도 좋았고, 40대인 지금도 여전히 좋다.
그냥 그의 이름이 좋았던 어린 시절엔 사상이고 철학이고 없었다.
그의 모든 말들이 의미를 뛰어 넘어 머릿속에 각인되던 시절이었다.
그가 체고인이라는 것이 어떤 상징을 주느냐는 그 후로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읽었던 '농담'이라는 소설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눌러버린 나만의 최애 인생작이 되었다.
그런 그가 자국에 대한 위기를 통감하는 언사를 중앙 유럽의 진정한 비극이 어떤 것인지 강도높은 형태로 의식화하여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제목부터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납치된 서유럽>이란 뜻은 무엇일까.
분명히 상대방에게 당한 내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납치된'의 의미를 숙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
상대의 거대함과 압박에 짓눌려 나를 표현하거나 드러내지 못하고 억울하게도 나의 주권을 강제로 빼앗겨야 한다는 것이 '납치된' 이라면 우리는 서유럽의 비극적이고 암울한 상황을 이해하고 각성하는데 우리의 역사관을 거울처럼 비춰볼 필요를 느낄 것이다. 중앙 유럽은 현재 정치, 사회와 문화면에서 모든 능동적 주체사상을 상실한채 끌려 다니는 약소 국가들의 한 묶음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내게는 유럽 모습 자체가 하나의 응집된 덩어리였던 상징적 모형이었지만, 체코의 역사가 나의 선입견을 바로잡아 주는 계기도 되었다. 
중앙유럽이란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국가를 지칭한다. 여기서 오스트리아를 제외하면, 로마 카톨릭 문화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은 서유럽권에 속한다.
 하지만 지정학적 여건 상 러시아의 서진 욕망으로 이들을 '슬라브 세계'라 일컫는 신조어를 만들어 동유럽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엔 상대방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되어온 자신의 정체성이 지금은 원인을 망각한채 스스로가 이를 옹호하며 문화를 상실했다는 개념을 큰 문제점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중앙 유럽의 진정한 비극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
p.7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진 정책은  근접한 국가들의 안보와 세계 정치 경제까지 뒤흔드는 커다란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서서히 그리고 급속도로 깨닫게 해 주고 있다.
20세기 초 중앙 유럽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화 중심지가 된다. 그 반증으로 오스트리아 수도의 독창성을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긴밀한 영향력 아래에 그들이 믿고 추앙했던 사상들은 강력한 유럽사의 뼈대를 구축하기에 최고의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특히 <납치된 서유럽>의 시선으로 본 유럽 통합과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합류하고자 나아가던 서유럽의 행보와 또한 이를 지켜보며 역사와 문화적 뿌리를 공통적 근원으로 삼고 있음에도 소외를 당하는 중앙 유럽 국가들의 미약한 국권은 그 연결고리가 아주 의미심장하다고 볼 수 있다.

밀란 쿤데라가 바라본 체코인들의 문제점들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났다. 특히 각성기와 수면기를 번갈아 겪으며 매번 변화하는 유럽 문화 스타일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 도태될 수 밖에 없었고, 체계적인 문화 흡수 또한 원활하지 못했던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이런 역사와 사회문화적 콤플렉스는 어느 국가가 됐든 극복해 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바라봤던 한가지는 역시 인식과 교육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굳건해 진 제도 아래 민족의 정체성이 되살아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체코인들의 문학에 대한 애정과 번역에 대한 깊은 문예가 그들의 언어와 주권 그리고 정신을 보호하고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의 자주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사상을 튼튼히 하는데 무조건 그들만의 문화와 전통이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이 모든 것의 근간은 문학이 주도하고 있다고 포괄적인 그의 가치관을 이 책의 두 편에 걸친 연설문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의 그들을 읽고 있으면, 나는 어느새 설득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곧 그의 말의 힘은 쓰기에서 나오고 쓰기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가장 좋은 수단임을 말한다. 그리고 동시에 화합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임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처한 대한민국의 상황들을 함께 생각하면서 그가 문학과 번역을 통해 제일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보는 정리 습관을 가져보자.



#납치된서유럽 #밀란군테라  #민음사 #리딩투데이 #리투카페 #신간살롱 #에세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납치된 서유럽 - 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 쏜살 문고
밀란 쿤데라 지음, 장진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밀란쿤데라의 견문록이 될것같은 유럽사에 대한 통찰력이 단연 돋보일 소설속 군집들이 무척 궁금합니다.
기대하며 한줄평 남겨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개토태왕 담덕 3 - 여명의 기운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담덕, 광개토대왕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앞선 2권의 순풍과 역풍, 그리고 천손신화에 얽힌 시작부를 이어 여명의 기운이라는 큰 축을 기반으로 백제와 전쟁을 치른 후 반역과 망명에 이르기까지 담고 있습니다. 담덕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해평의 과욕이 가져오는 위기의 기운까지 초반부의 개연성을 딛고 점점 더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의 속도에 4권의 주제를 먼저 생각하게 만드네요.

예사롭지 않은 아이의 성품과 담대함은 무사로서 지녀야 할 용맹함과 민첩성, 
그리고 무예실력을 두루 갖춘 면모를 눈부시게 했습니다. 담덕의 나이 고작 일곱 살 때, 그를 뒷받침하는 모든 용모의 강건함 뒤에는 을두미 사부의 그림자 같은 보살핌과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담덕이 훌륭하게 성장할 무렵 중국의 사정은 전쟁으로 긴장의 연속입니다. 결국 전진은 패하고 후연이 뒤이어 세워지면서 하대곤이 눈엣 가시처럼 보이네요. 하대곤이 꾀한 역모의 중심에 연나부도 있습니다. 

삼국 중에서도 백제는 유독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사실 이 시기의 백제 왕이 어떤 인물이었는가 검색하다가 앞서 1권, 2권에 등장했던 근초고왕과 그의 아들 근초수왕의 전쟁전략에 관한 정보들을 살펴보니 
아비에 비해 아들은 왕으로서 가져야 할 덕이 부족한 군주였음이 안타깝네요. 고구려의 완벽한 승리는 반대로 패전한 백제에게 큰 타격이 되었습니다. 근초고왕은 죽으면서까지 그의 아들에게 절대 전쟁을 일으키지 말고 환난의 시기를 백성을 위해 견디고 자중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평양성 전투,
선왕 폐하가 적의 화살을 맞아 승하하실 때 백제군이 더 이상 싸우지 않고 물러간 것은 적의 환난을 기회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옵니다. 백제의 근초고왕이 당시 스스로 군사를 거두어 물러간 것은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킨 것이옵니다. 적의 군주지만 본받을 만한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부디 거병을 거두어주시옵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역사를 살펴보며 개인의 자질과 소소한 감정에 휘둘릴 때 자신과의 거리유지를 실패하게 되고 그 끝은 결국 수많은 무리들의 피해로 번져 감을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습니다.
담덕은 우리 역사 속에서 땅의 정복을 대업으로 일군 대왕의 면모를 보여주었는데 삼국의 불안한 정세와 백성들의 안위를 상념하는 군주로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담덕은 어린 시절 하대용의 집에서 을두미의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었어요. 그의 우러나오는 덕의 정수는 살인검과 활인검의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스포할 수는 없지만, 사람 살리는 검의 진정한 묘수를 어떻게 둬야 하는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나름 깊이 있게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담덕과 대조되는 캐릭터로 해평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지만, 비록 꿈과 포부는 같지만,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정진하고 수련하는 인생길이 누구를 만나고, 어떤 환경 속에서 다져 지는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새삼 생각해 볼 수 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해평은 지금 역모에 실패한 후 망명길에 올라 차후책을 도모하는 신세로 전락하였습니다. 절대 한번으로 꺾일 그의 욕망이 아닐 것이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 무지하게 궁금합니다. 
담덕의 어린 시절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변 인물들과 주변국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소제목처럼 '여명의 기운'이 어떻게 드리워지고 있는지 대세를 따라가며 담덕의 험난한 초년 시절을 상상해 보는 것도 새움 출판사의 '담덕, 광개토대왕'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 리뷰는 새움출판사 북클럽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담덕 #광개토대왕 #엄광용 #역사소설 #새움출판사 #한국사 #고구려 #새움출판사북클럽 #여명의기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신 / 시골 의사 책세상 세계문학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종대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프카의 변신은 언제 다시 봐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갈등때문에 고민하게 만든다.
문제는 이 갈등이 어떤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냐를 찾아가는 것인데 긍정도 부정도 아닌 무기력점에서 흔들리고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느 날 아침 정말 눈 뜨기 싫다고 되내이던 때가 있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 10년 쯤 후로 뛰어넘어 안정된 자신의 삶을 로망하기도 했었다. 똑같은 루틴은 불안했고, 만성적 스트레스로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매너리즘에 빠져 움직이던 내 자신의 무의식적 일상생활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었다. 

카프카의 변신은 나의 이런 무감각을 자극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최고의 소설이다. 
가장 하찮고 혐오스럽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벌레로 변신한 나의 몸이 인간 사고를 고스란히 담은 채 양쪽 세계를 위험스럽게 오가는 설정을 갖고 있다. 그레고르는 갑자기 자신의 몸이 벌레로 바뀐 후 자신의 가족 입장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거리 두기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해 가며 모든 경제적 책임과 장자의 부담을 고스란히 지고 있던 그레고르는 무엇이 가장 두렵고 힘들었을까. 자신의 존재가 가족 안에서 인정받는 방식이 가족의 일원으로서라기 보다는 물질적 도움을 당연히 줘야만 하는 일하는 존재로 밖에 여겨지지 않아 자신의 정체성에 늘 의문을 품고 있었다. 
카프카는 그레고르에 투영된 자신의 삶이 어떤 질의 것인지 고발하고 있다. 
그는 관료직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조직사회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어 소설을 통해 인간 존재의 고독과 소외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레고르는 강박적으로 일만 하는 존재다. 아버지는 도산했고, 그는 외판원 일을 하고 있다. 매일 벌어지는 일상은 고루할 정도로 똑같다. 그레고르는 무엇이 두려웠을까.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마주한다. 문제는 벌레가 된 자신이 놀랍지도 않다는 것에 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릿속은 온통 돈과 가족과 일 밖에는 없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싸이클과 뭐가 다를까. 당연한 듯 우리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은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삶을 옥죄어 든다. 어떤 이유로 몰락하는지, 존재하는지, 살아가는지 의미를 묻지 않는다.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어버리고 나니 가족들은 그를 외면하기로 한다. 이용가치가 덜어진 쓸모가 없는 폐기물 취급을 한다. 그는 등껍질에 사과가 박힌 채 썩어가는 상처를 끌어안고 늘 하던 고민을 내려놓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계속한다. 가족은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가치의 가족이 아니었다. 
그는 결국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벌레인 채로 죽음을 맞이한다.
여기서 늘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벌레였기에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걸까. 그가 벌레였으므로 가족으로부터 스스로 돌아 앉아 채념한 채 죽음을 맞이했던 걸까. 존재의 해방을 얻은 걸까. 쟁취한 걸까.
가족은 그를 외면한 것이 맞다. 문제는 그의 마음가짐이다. 그는 가족을 가족으로 여기기에 체념한 것일까 아니면 단념한 것일까. 
선택의 또 다른 이름은 버림이다.
기로에 서서 내게 다가오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는 선택하고 하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다. 모든 해법을 다 쥐고 있을 수는 없다.
카프카는 자신의 여러 정체성으로 아웃사이더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한 쪽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섞여들지 못했다.
그레고르와 카프카 그리고 나.
너무나도 닮아 있는 세 인물의 모습을 통해 내가 처한 지금의 현실을 냉혹하게 반성할 수 있다. 
현실의 부조리함과 개인의 불안하고 불편한 사회 관계의 원인을 찾고자 스스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카프카의 변신을 꼭 추천하고 싶다. 



#변신 #카프카 #책세상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독서카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