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공원 담벼락 옆에는 시체 두개가 나뒹굴었다.
의대생들이 시체 하나를 들쳐 매고 갔다.
하나 남은 시체의 들려진채 굳어 버린 팔 옆에 소주병이 뒹군다.

서쪽 공원 담벼락 옆에는 바짝 마른 남자애 와 두툼한 여자애가 서 있다.
두툼한 애가 마른 애를 꾹꾹 찔러 담배 한개비를 갈취한다.
한손으론 담배 연기 휘날리고 다른 손은 마른 애의 벗겨진 마른 엉덩이 속에 끼워 넣어 마른 장작의 열기를 즐긴다.

공원 가운데선 마이크로 미니의 여자애가 덤블링을 한다.
하늘로 쳐든 다리 사이 검은 팬티속으로 늦가을의 햇살이 환히 비친다.
한번 두번 세번 그리고 엎어지며 대지를 한껏 껴안는다.

여자애들이 남자 화장실을 점거했다.
남루한 꾸부정한 아저씨는 화닥 놀라 볼일도 잊어 버리고 멀리 사라진다.
쭈빗거리든 남자애는 여자애들 앞에서 고추를 까고 쉬한다.
 
팔짱 낀 여자애들이 줄줄히 쌍으로 남자 화장실로 들어 간다.
너구리굴서 피어 나오는 담배연기가 가을 햇살 아래 한가롭다.  
담배 안개사이로 그녀들의 몽롱이며 반짝이는 눈빛은 속살보다 끌린다.

삐쭉거리는 입술에, 심술이 가득한 미소띤, 하얀 얼굴의 여자애가 멀리서 깡통을 찬다.
요란스레 굴러와 내 발 앞에 멈추나 미동도 하지 않는데에 분개해 술병을 찬다.
술병과 깡통이 나란히 서 있다.

남쪽 공원 담벼락 옆에는 가슴 큰 여자애 어깨에 작은 머리의 남자애가 얹혀 있다.
그늘진 구석의 냉기에 환한 깊은 가슴골의 열기가 대치하고 있다.
남자의 눈은 가슴을 더듬으며 팔은 허벅지에 올려지며 입술은 부드러운 한숨을 내 뱉는다.
   
낙엽을 띄워 흩날리는 바람사이 검은 미녀가 스쳐가며 속삭인다.
그대는 미녀를 보았는가 미녀를 찾았는가 미녀의 시간을 잡았는가.
의대생도 두툼한 애도 덤블링도 담배연기도 깡통도 한숨도 공원의 모든것이 정지하였다.
유화 화폭속의 가을빛 페인트 사이로 검은 미녀의 검은 옷자락이 길게 끌리며 흩날리며 안개처럼 빨려 나간다.
검은 미녀가 빠져 나간 공원의 잿빛 명암사이로 앙상한 가지와 찢겨져 나뒹구는 낙엽 그리고 괭하니 해골만이 두드러진 여자애들.
    
이제 떠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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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9-10-21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로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1 01:34   좋아요 0 | URL
쥴님 아시게 되면 저도 좀 알켜주세요.

Joule 2009-10-21 02:15   좋아요 0 | URL
레이시즌 님에게 꼭 하고 싶은 질문이 있는데 그거 못 물어보게 되었다는 뜻은 아니겠죠, 설마. 그러니까 그걸 내년 봄쯤에 있지도 않은 생일날 물어보고 선물로 답을 받으려고 했는데.

hanalei 2009-10-22 00:08   좋아요 0 | URL
밥 먹으로 가요.

절대미노 2009-10-2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니까 그 바디가... 진짜 "시체"였던 건가요? 그냥 그냥 그냥 잠든 사람이 아니라?!!!

hanalei 2009-10-22 00:08   좋아요 0 | URL
body는 시첸데요.

마노아 2009-10-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엥? 뭐가 이렇게 어려운가요..ㅡ.ㅜ

hanalei 2009-10-22 00:09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담부터는 쉽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