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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ㅣ 창비청소년문학 112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책 ‘페퍼민트’는 ‘전염병’을 소재로 하여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그 상황에 대응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그린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상황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바라볼 수 있을까. 전반적으로 어두운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시안의 시점과 해원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고 멀어져야만 추억으로 유지될 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는다. 각자의 사정과 감정이 다르지만 서로의 그늘과 햇살을 바라보며 지금보다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끝과 끝에서 만난 그들이 지금은 멀어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평범한 내일을 꿈꾼다는 것은 시안에 있어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의 행복은 물론이고 미래의 완전함 또한 사치다. 전염병이 가져다준 절망의 순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의 연속이었다. 불안하고 껄끄러운 마음에 온전한 평범함을 누리지 못하는 시안은 자신과 달리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해원을 봤다. 해원은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자신이 영위할 수 없는 ‘평범함’으로 사소한 고민을 늘어놓는 모습에 분노함과 동시에 기쁨을 느낀다. 한편 해원은 고통의 순간을 겪어야 했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졌고 가족의 신상이 인터넷에 올라왔으며 행복을 드러내지 못하며 살아야 했다. 불안을 동시에 지니고 있던 해원의 앞에 어릴 때부터 친했지만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시안을 만난다. 아무도 모르는 자신을 알고 있어서 편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사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시안과 해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같은 상황에 놓였음에도 의도치 않게 전혀 다른 지점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수많은 감정이 몰려오게끔 한다.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서 시작된 일들이 누군가에겐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전염병의 초기에 슈퍼 전파자 혹은 확진자가 나오면 동선이 공개되며 맹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그때를 돌이켜보며 책을 곱씹어 보니 쌉쌀한 페퍼민트 향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