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근원적 숙제를 푸는 생각을 이렇게 심도 있게 다루는 책이 또 있을까. 어떤 질문들은 답을 내기엔 쉽지 않아서 계속해서 뻔하게 다루어지지만 정해진 답으로 다른 괄호를 닫을 수는 없게 만든다. 그런 수많은 물음표에 다른 길을 제시하여 살아가는 의미에 힘을 더하는 책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을 보게 되었다. 내면에 품고 있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은 어떤 것일까.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무언가는 책을 통해 두드러지게 드러나며 그 사람의 정신까지도 담아낸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느 순간 우리의 시선에서 벗어나 중요함을 잊고 있었던 인문학의 힘과 역사의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내가 처음 김진명 작가님을 만난 건 학창 시절이었다. 소심하고 뚜렷한 의견을 쉽사리 내지 못하던 나에게 거침없이 다가온 [싸드 THAAD]라는 책. 이 책을 통해 나는 자신감을 얻었고 또렷한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어떤 정치적 의견이 담겨있을 수 있지만 현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기에는 충분했다. 상대적으로 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었음에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책을 읽었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사유하기를 멈췄을까. 작가님의 에세이에서 느꼈던 사유가 이 책을 곱씹어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번 에세이를 통해 작품들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p68 인간의 근원적 숙제를 푸는 열쇠는 바로 시간인 것이다.p87 인간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때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원초적 본능만 갖춘 바이러스와는 갈래를 달리하는 인간만의 힘이다.p94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슬픔과 비극을 외면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말하자면 슬픔과 비극을 가진 사람과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이며 상대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안타까움이 무엇인지,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에 대한 사려가 실종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