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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라는 책 제목이 정말 ‘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일 것 같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내 삶을 돌아보면서 ‘과연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라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하고 자문 해 봤다. 소제목인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라는 문구도 정말 어려운 문구처럼 느껴졌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많은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중국인으로서 도미하여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쓴 글이어서 그런지 저변에 유교사상과 중국인으로서 가지는 견해가 조금은 묻어있음도 느낄 수 있었다. 동양철학적인 발상 이전에 약간은 중화민국인으로서의 조금은 치우친 느낌도 받았다. 내 스스로가 국수주의 경향이 있어서인지 그러한 느낌을 받으면서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조금은 반대 방향 쪽, 비판적인 입장에서 읽어 나갔다. 내용은 참 신선하고 좋았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 독자와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측면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저자는 90년대 후반 중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러다 보니 이공계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글을 쓴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책은 프롤로그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책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소개가 들어가 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지식인(知識人) 과 지식인(智識人)’ 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는 지식인은 바로 ‘지식인(智識人)’을 지칭한다고 하고 있다. 단순히 아는 사람이 아닌 ‘지혜와 식견’을 겸비한 지식인(智識人)이라말로 이 책 제목에 나온 지식인을 정의하는 것이다. 물리학자로서 단어 하나 취사 선택하는 것을 보면 인문학자 못지않은 깊은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트1. ‘사회의 법칙’ 에서는 마지막 챕터인 ‘정의로운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내용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정의’를 다루는 데에는 늘 마이클 샐던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비교하게 된다. 같을 수도 있지만 조금은 다른 측면을 보게 된다. 파트2. ‘교육의 비밀’에서는 ‘영웅을 말한다면, 누가 영웅인가?’ 에서는 확실히 동양인으로서 영향력이 있는 ‘손오공’이 나온다. 기존 틀에 박힌 시스템에 맞서 싸운 영웅으로 손오공을 평가한다. 글쎄 손오공이 영웅은 아닌 듯 한데, 중국인이 보는 입장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파트3. ‘역사의 법칙’에서는 권력, 기술, 생존률, 사회모순, 역사관 깨기까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비교, 분석하면서 보면 많은 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법칙은 바로 그것들이 쌓이면 만들어지는 것이다. 파트4. ‘미래의 퍼즐’에서는 확실히 ‘인공지능’, 혁신에 따른 딜레마, 풍요로운 물질의 시대 이러한 내용들이 나온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물리학자이기 전에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전반적인 내용들이 인문학적 내용이면서도 사례를 들거나 구체적인 예를 들 때는 물리학자적인 면모를 여실 없이 드러내면서도 동양인으로서 동양철학적 시각과 서양의 물질적인 면도 겸비하여 책을 쓴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나 자신도 동양철학적인 사고방식이 더 깊숙이 침투해 있으므로 책을 읽는 동안 편안한 느낌을 받았지만 가끔 중국인 다운 생각이 가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계를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정말 열심히 책을 썼고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넘쳐 흐름을 알 수 있었다. 깊은 사고를 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