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가 사는 법 - 공정한 세상을 위해 부자가 나서야 하는 이유
척 콜린스 지음, 김병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솔직히 공정, 정의, 평등, 상식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경험칙으로 봤을 때 이것을 강조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목표 지향점도 늘 공정과 상식, 평등과 정의를 기치로 시작했지만 결국 성공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 이유는 목표 자체가 너무 이상적기도 하지만 약육강식의 세상에서는 이런 이상적인 목표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억만장자가 사는 법이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서양에서 오랜 전통처럼 내려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가져왔고 일부는 직접 그것을 실천하여 사회의 존경과 함께 표본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도 억만장자, 1%의 부를 가진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고 기부 등의 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했다. 우리나라 사례를 찾아보니 유한킴벌리라는 기업의 일가들이 보여준 사회 공헌, 자녀 교육, 자녀들의 실천 등은 지금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저자 척 콜린스는 진보적 단체의 정책 연구소 연구자이자 사회운동가, 저술가다. 부와 관련된 여러책을 썼는데, 그는 상위 1%의 부자 집안에서 자랐다. 상속 재산을 기부하고 불평등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강화하는 일에 매진하였다. 그러한 그의 삶에서 묻어나온 책이기에 더 기대가 되었다.

 

책은 총 6부로 나뉘어져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노블리스 오블리제정신이 깃들어 있어서 실제 상위층이 아닌 입장에서 그들의 삶과 생각을 간접 경험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1부는 ‘3루에서 태어나다를 소제목으로 불공평한 자리에서 태어났지만 불공평을 특권처럼 행동하는 자들을 경계한다. 그리고 재산을 기부한다. 1%의 위치, 즉 계급이 계급 적대감으로 번질 수도 있고 슈퍼리치가 우리를 구할 수도 없다. 마음을 열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거대한 정치경제적 왜곡을 이해할 때 비로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부는 공공의 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공공의 부란 있을 수 있을까? 자수성가를 본인의 힘으로 가능한 일인가? 도움은 서로 주고 받는 것이다. 받았기에 보상도 필요한 것이다.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공의 부가 만드는 자와 가져가는 자로 나뉘어져 부익부빈익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요즘 이슈가 되는 상속세도 사실은 경제적 기회의 재활용을 위한 선의의 제도이다.(빌게이츠가 한 말) 3부는 남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다는 것의 의미이다. 특권을 내려놓지 못할 때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듯이 무엇인가를 내놓는다면 그게 제도가 되었건 뭐가 되었건 그것은 존경의 의미도 될 수 있고 부를 나누는 기회도 되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3루에서 태어났다고 부정적일 것은 없다. 다만 그것을 특권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저자는 여러 가지로 자선사업, 단체에 대한 폐해도 이야기하고 있다. 좋은 것을 한다는 명목으로 또다른 폐해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5부는 ,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이다. 불평등 해소, 동행, 시스템에 대한 바로보기, 공익에 참여, 이해관계, 진정한 안전망으로서의 이웃, 공동체 되살리기, 사람 지구 번영 등을 키워드로 하여 생각을 내놓고 있는데 정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지막 줄에 결필과 박탈감은 내가 풍족하고 충분하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때 저절로 사라진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6초대장이다. 특권없는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우리의 특권을 사용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나도 찬성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나는 이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서양의 다수 부유층이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그러한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몰락하여 사라진 경주 최씨의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제’, 그리고 유한 킴벌리기업 일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실천 사례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