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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제나 괜찮다 - 흔들리는 시간을 넘어 단단히 나를 세우는 법
이현수 지음 / 북파머스 / 2025년 5월
평점 :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작가의 이름을 보고 자연스레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의 첫 장을 펼치며 40대에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내용을 접했을 때, 문득 ‘고려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겪는 삶의 어려움은 얼마나 클까’ 하는 편견 섞인 생각도 들었다. 그 순간, 그 판단이 사실은 내 안에 있는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흔히 우리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책까지 출간한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멋진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하지만, 힘듦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그 깊이나 무게는 결코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것임을 책을 읽으며 점차 알아가게 되었다.
책이 본격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갱년기’, 작가가 말하는 ‘갱신기’와 번아웃이다. 이 부분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중년기라는 시기가 주는 무게와 변화는 많은 이들에게 말 못 할 고통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최근에 유튜브를 보다가 떠오른 한 장면이 있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 주인공 시지프는 신을 기만한 대가로 무거운 돌을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그러나 돌은 항상 정상에서 굴러떨어지고, 그는 다시 그 돌을 밀고 올라간다. 끝없이 반복되는 이 노동은, 마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특히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시지프의 형벌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직 40대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중년기의 삶이 얼마나 복잡하고 무거운지를 생각하면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우리 사회의 정책을 보면 청년을 위한 지원책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고, 고령층을 위한 제도도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중장년층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 사회와 가정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시기임에도, 그 무게를 덜어줄 장치가 거의 없다는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책에서 ‘외로움’을 ‘친구’에 비유한 표현은 유독 인상 깊었다. 나 역시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우리는 흔히 외로움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받아들이지만, 작가는 외로움을 오히려 편안한 친구처럼 받아들이라고 말해준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외로움은 피하거나 숨길 감정이 아니라, 삶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가 말한 ‘나만의 컴포트존’을 만들고 하루에 한두 가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스스로를 돌보아야 한다는 조언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지키기 위한 삶의 방식을 고민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당신은 언제나 괜찮다』는 특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의 삶 속에서 스스로의 의미와 위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책이다. 지친 하루의 끝에서 이 책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생각보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