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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평점 :
개인적으로 오른쪽에 책의 검은색 종이에 써져있던 글들은 뼈를 때리는 내용이었다.
평소 나는 질투가 심한 타입이다. 예전까지 잘 모르다가 알게된 계기가 있었다.
어느날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있는데, 언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간 상황이었다.
언니는 집청소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자기방 청소도 안하고 함께 식사하는 일도 드물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한테 '언니는 이런거 저런거도 하지 않는다니까! 오면 뭐라고 해야한다고'라고 말했다.
나는 분명 엄마 아빠가 언니보다 나를 더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 아빠 말도 잘듣고 청소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 늦지 않게 귀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부모님은 '그래도 어쩌겠니'라고 말하고 언니를 혼내지 않았다.
그때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엄마 아빠는 언니와 나랑 같은 자식이기에 같은 사랑을 줬던 것이다.
그 후로도 친구 관계에서도 나의 질투는 여전했다.
같이 다니는 무리가 있으면 각각의 한명이 가장 친한 친구는 무조건 나여야만 했다.
예를 들어 A와 B가 만나기로 말을 한 후 나에게 같이 만나자고 말하면, 너네 둘이 약속을 했으니 둘이 만나라.
하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추었고, 그 후로 친구들은 약속을 잡으려면 무조건 나에게 먼저 말을 했다.
다행이게도 취업을 하고 직장에 찌든 삶을 살면서 더이상 부모님과 친구에대한 질투는 사라졌다.
문제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다시 질투의 대상이 여럿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질투에 대해 내가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이자 약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질투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을 것이다. 그 책에서는 하나 같이 질투를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물론 유익했다. 그러나 나의 근본적인 것을 해결해 줄 수도 없었고 질투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다수의 자기계발서처럼 단순히 자신의 질투심을 단속해야 한다는 식의 뻔한 설교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 대신, 질투라는 감정이 단순히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치, 사회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것은 나가타초의 음모나 권모술수를 구가하는 노 정치가의 질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나 평등, 나아가서는 민주주의와 같은 정치적 개념 그 자체가 질투와 깊이 관련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질투에 대한 고찰 없이 어떻게 정치적 개념이나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질투가 얼마나 끈질기고 집요한 정념인지 이해하고 그것이 민주사회의 필연적 부산물임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자신의 질투심을 타인이 알게 되는 공포'이다.
고등학생 때 성적으로 앞뒤를 경쟁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그 친구가 내앞을 지르자
너무 질투가 났다. 하지만 그 질투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 친구에게 축하한다고 웃으며 말을 해주었던게 생각났다.
상향질투, 하향질투, 의분, 샤덴프로이데 등 질투에도 여러가지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듣는 단어라서 굉장히 생소하지만, 내가 느꼈던 감정은 생소하지 않았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안에서 질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게 약인지 독인지 어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질투는 좋지만, 도에 넘는 질투는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질투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가장 먼저, 개인이 윤리적 정신적 태도를 함양하여 질투를 극복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철학자인 미키 기요시는 질투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물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사물을 만들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것이 개성이 된다는 것이다.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