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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주인공 영윤해라는 인물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아버지인 영유는 왕이 되지 못하고 결국 동생인 영위에게 왕자리를 내어주고 있는듯 없는듯 지내고 있다. 그러다가 영윤해가 어릴 적에 은난조라는 사람에게 혼인이 들어온다. 윤해는 은난조가 마음에 들었기에 이 혼인을 성사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그 혼인은 취소가 되었다. 아마도 왕의 형의 세력이 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취소가 된 듯 싶다. 그때 윤해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티를 낼 수도 없었고 그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어릴적에는 아버지와 함께 말두기를 하고, 아버지가 그린 그림을 보고 다시 빗자루로 쓸어내는 것들을 보았다. 봄에도 꽃놀이 한번 못가고 정말 있는듯 없는듯 살았는데, 그건 다 아버지가 본인은 역사책에 한줄만 남기를 바랬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윤해에게도 그대로 전승해주는 듯 했다. 만약 역모가 일어난다면, 사실이든 아니든 그 이름의 명단에 당연히 들어갈 자가 영유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윤해는 그게 싫었다. 욕심이라는 것을 내면 모두 다 가져가버리니까. 윤해 생각에는 아버지가 송곳인데 절대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없는 송곳이라고 느꼈어. 그래서 아버지한테 '저도 송곳이에요'라고 말하니, 아버지는 '너는 칼이다. 내가 품어서 잘 안다'라고 하셨다. 그래! 윤해는 아버지보다 더 날카롭고 위협적이고 더 강력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종마금이라는 자에게 혼인 청이 들어 온다. 그때 윤해가 20대 후반이었고 그시절에는 너무나 늦은 나이이다. 그런데 혼인이 들어온다고? 그렇다면 종마금이라는 자는 어떠한가 보니, 사냥개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을 죽이고 그 뼈를 뽑아서 즐기는 사이코패스였다. 그런자와의 혼인이라니, 그런데 아버지는 그 혼인을 성사시키려고 한다. 그만하면 됐다하면서. 어느날 종마금이 윤해의 집에 왔는데, 이것저것 혼인을 하려면 달라고 하는 것들이 계속 추가했다. 사실 종마금은 윤해가 마음에 안드니까 파혼을 하고 싶은데, 자꾸 해주겠다고 하니까 결국 윤해를 죽이려고 한다. 그러다가 윤해는 절벽에 몰리게 되고, 그 순간 윤해의 마음에는 분노가 일어난다. 윤해가 원한 건 이런게 아니기에. 그때 갑자기 소리가 들려온다. '그럼, 너를 구해' 그리고 윤해는 '그래, 그럴게' 라고 생각한다. 방법은 모르지만. 그 순간 갑자기 곰개가 나타나서 사냥개들과 종마금을 뜯어 죽인다. 그리고 윤해는 살게 된다. 이때가 윤해가 운명으로부터 자신을 구한 날이다.
나는 다르나킨도 좋았지만, 은난조라는 인물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우선 성품도 곧아보이고, 본인의 마음이 연모이지만, 윤해를 마법을 부린다고 느끼는 것도 어쩌면 순수하고 자신은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기에 그 마음을 몰랐으면 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결국 본인이 본인 마음을 깨닫지만, 그것도 윤해가 부리는 마법이라고 생각해버린다. 마지막에 윤해가 난조에게 그것은 내가 부린게 아니라고 알려준다. 그때 난조는 정말 자신이 윤해를 연모했다고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 뒤편의 작가의 말에는 전술이 된 진영을 그림으로 표현해주었는데, 역시나 나는 그림을 보아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기사와 마법사가 아닌 기병과 마법사라고 제목을 지은 이유도 알려주었다.
나는 타로카드를 가끔 보고, 다른 사람을 봐주는데, 제목을 보고 기사카드(Knight)와 마법사(The Magician)이 생각났다. 기사는 마법사가 부리는 데로 움직이고 마법사는 기사를 믿고 마법을 내린다. 윤해와 다르나킨은 서로 그런 사이가 아니였을까? 둘이 사귄다? 혹은 결혼한다고 결론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결국 둘은 함께한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