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
박경만 지음 / 책글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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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총 120개의 문장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는 명문장이 인쇄되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밑줄이 그어진 필사 노트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읽고, 느끼고, 따라 쓰는 단순한 구조지만, 그 속에 담긴 가능성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 역시 필사를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도 몇 번 필사를 시도했지만, 며칠 가지 못하고 중단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문장을 써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옮겨 적었지만, 어느 순간 의욕이 사라졌고, 반복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포기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 대답을 유튜브 영상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단순히 눈으로 읽은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는 것만으로는 필사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필사는 그 문장을 ‘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외운 뒤, 종이를 보고 쓰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남은 문장을 꺼내 다시 적어보는 것. 그 과정에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 문장은 내 일상적인 표현과 섞이고, 그렇게 왜곡된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써야 비로소 원문에 가까워진다. 때로는 아예 다른 형태로 나만의 문장이 되기도 한다.

그 반복이 언어를 만들고, 사고를 확장시키며,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접근했다. 우선 책에 실린 120개의 문장을 모두 한 번씩 정독하고 직접 필사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일부러 필사 페이지에 여백을 많이 남겨두었다. 그 빈칸은 반복을 위한 공간이고, 기억을 위한 기다림이다. 단순한 필사를 넘어서 나의 언어로 문장을 체화하는 연습을 하려 한다.

『인생에서 지적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명문장 필사책』은 단순한 필사 노트가 아니다. 좋은 문장을 나만의 언어로 끌어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어떻게 필사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도구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하나의 문장을 반복해서 쓰고 있다. 정확히 옮기는 것이 목표이기보다, 그 문장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언어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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