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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곁 - 김창균의 엽서 한장
김창균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평점 :
아무런 감정의 단련없이 책을 편하게 집어 들었는데,
그리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건 그저 쉽게 읽기에는 작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나 멋진 문체들이
도대체 하나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반복해서 읽고, 가슴속에 간직하고, 나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부러움이 가득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고,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하며 어쩌면 아무런 사색없이 삶을 대하고, 하루 그저 잘 흘러간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왔는데,
얼마나 낭비한 세월들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바쁘다는 핑계로 삶을 기록하고 일분일초의 느낌들을 기억해두지 못한 것에 대해
내 삶에 대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엽서 한장을 받아들었을 때의 느낌으로 기록한 '넉넉한 곁'은
총 3개의 부로 나눠져 있지만 실로 그것에 대한 의미는 크지 않다. 그저 어떤 일을 경험하고,
그저 삶을 살고, 사물을 바라보며 느낀 것들을 엽서한장이라는 소재에 적어내려간 듯한 느낌이다.
;쯧쯧 무심한 인간'이라는 엽서에서 보면
신발은 길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토록 많은 신발을 부려먹고도 철들지 않은 것을 보면 나라는 인간은 참 무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 신발이 닳는 것을 보며 무심하다는 것과 연결시키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저런 사고를 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순간이었다. 작가가 자연스레 하는 연상, 생각의 유연성이 그저 부러웠다.
삶의 작은 느낌들을 절대 놓치지 않고 기록해두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