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낭만적인 악수 ㅣ 포엠포엠 시인선 4
권순자 지음 / 포엠포엠 / 2012년 12월
평점 :
시란 것이 가져다주는 생각의 힘, 그런 느낌을 오래간만에 느껴볼 수 있었다.
권순자의 '낭만적인 악수'는 잊고 살았던 과거의 사랑, 어떤 아련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곤 했는데, 그것이 낭만적이어서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오른손잡이의 왼손처럼, 낭만이란 늘 가슴속에 있지만 잊고 사는 것에 관한 건 아닐까?
4부로 구성된 시집에서 특히 1부에서 느껴지는 아련함이 나는 참 좋았다. 지난날 시인의 가장 순수했던 언어들을 불러 모았다고 해설이 되어있는 부분이기도 한 1부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잊고 지냈던, 어쩌면 경험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감정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어들이 있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꽃을 심어요 내 눈물도 함께 심지요' '싸늘한 고양이 울음이 잉크처럼 번지는 밥' 등 우울한 감정들로 가득해 보이는 시, 이런 감정들로 가득찼던 시들을 읽노라니, 좀 우울해지기도 했다.
작가의 사랑은 슬프기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 있어 지나간 사랑은 늘 슬프지만은 않은데, 작가는 다른 것 같았다. 전체적인 시집의 느낌이 다운되고 어두웠다. 작가가 말하는 낭만적인 악수란,, 어둠과의 만남을 말하는 것일까?
사랑이 떠나고, 남은 자는 신음하고 눈물을 흘리고 지난 사랑의 추억때문에 괴로워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구체적인 지명이나 장소명, 물건 등이 시의 소재로, 제목으로 많이 씌여져 있어 실제 있는 일들로 구성된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슬픈 이별을 경험한 어떤 사람의 일기 말이다. 어쩌면 사랑의 단면, 슬픈 것만을 나열해놓은 것이 시를 쓸 때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어쩔땐 펜만 잡으면 우울한 감정들만 나열되기도 했으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잊고 있었던 감정 혹은 경험하지 못했던 이별의 감정들로 가득채운 시집, 낭만적인 악수. 한 번 읽고 지나가기에 적당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