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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 호모아키비스트, 기록하는 사람들
안정희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독서와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요즘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해 어려움을 많이 토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이 글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낼 때야 말로 진정 솔직해질 수 있고, 자신을 그대로 드러나게 한다는 말을 듣고서는 많은 공감을 했지만, 글쓰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한번쯤 생각을 해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은 아카이브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archive는 정부의 기록 혹은 공문서라는 의미였다가 지금은 기록이나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 책이 전하고 있는 기록의 의미와 그 중요성은 기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게 만들어주었다.
오롯이 사적인 글을 쓴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틀인 언어가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과 활동은 언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의 독자성 또한 사람들과 더불어 엮이며 사회로 흘러나왔다가 다시 자신만의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록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생각외로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고 신기했다. 2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던 나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누구와 함께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기록으로부터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현재 생각하고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또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만들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신기한 발견을 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이 남긴 사소한 메시지 속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는 경험도 했다.
기록이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것에 비해서는 공공연히 주위에서 흔히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찾고, 남기고,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기록으로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몰랐지만, 다 읽고 나서, 그리고 실생활 속에서 그것들을 만나고부터 생각이 차차 바뀌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