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
김종원 지음 / 퍼스트펭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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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청소년 시기.


나는 그 시절을 참 힘겹게도 보내왔다.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강렬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남들 앞에서는 늘 밝게 잘 웃었고, 주위에 정말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늘 마음은 외로웠다. 나도 표현해 낼 수 없는 마음들을 어설픈 언어들로 꺼내놓기 민망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철학 에세이다.


10대들의 자존감, 관계, 꿈, 가치관, 지성을 단단하게 지켜주고 다져주는 유명 철학자들의 엄선된 명언 70가지가 각각의 주제 글 안에 들어 있다.  작은 소제목들을 달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에는 명언과 함께 작가의 생각이 담겨져 있다. 이 책에는 초판 한정으로 필사노트가 함께 제공된다.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꺼내어보고 그것을 적으면서 마음에 다시 새겨볼 수 있다.


적어 나가다 보면, 지금 마음에 담고 있는 고민들을 스스로 해결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공부와 관계, 인생과 자존감, 내면의 힘과 태도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단단함을 갖게 될 것이다.



사람은 자주 반복해서 들었던 말로 자신의 세계를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다정하고 예쁜 말로 힘든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내 하루는 즐거움을 찾는 여정이다.



글 속에는 청소년들이 종종 하게 되는 고민들에 대한 대답이 명쾌하게, 따뜻한 언어를 통해 쓰여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들이 있어도 그게 잘 전달되려면 그들을 이해하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다. 시간, 분위기, 상황이 잘 어울어져야 한다. 나도 가끔 아이에게 진지한 인생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지만, 일상 속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게 민망하기도 하고, 잘 전달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까 두려워서 꺼내지 않은 적도 있다. 나의 아이에게나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책을 넌지시 건네는 것으로 대신해 본 적이 많은데, 이 책도 그 리스트에 넣어두어야겠다.



마음이 단단해지면 인생도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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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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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몸을 얼마나 안 움직이고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는지 실험 중이기라도 한 것마냥, 나는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루 1000보도 걷지 않는 날이 많다. 이런 나를 나는 많이도 걱정했지만, 내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 책은 이런 나를 나무라지 않았다. 때론 나같거나 나보다 더한 수많은 모먼트들을 아주 적나라하게 적어놓고 있어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못 걷는 게 아니라 안 걷는 거라고. 웬만해서는 침대 위를 벗어나지 않고 운동은 커녕 산책조차 하지 않는 저질체력을 가지고 있다. 침대 주변에 모든 생필품들을 두고 생활하고, 대중교통에서는 빈 자리 찾기 고수다. 안 움직여 인간의 삶을 상세하게도 보여주는 책 전반부는 너무나도 솔직했기에 웃픈 순간들이 많았고, 읽는내내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세상의 모든, 나같은 안 움직여 인간들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작가도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고 움직이는 인간이 되어간다. 그 과정은 눈물겹고 험란했다.

세상에서 내 몸 하나 일으키기가 제일 힘든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작가는 종목을 빠꾸는 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았고 조금씩 움직이고 조금씩 근육을 만들어 나간다. 몸이 움직이는 것은 결국엔 마음을 움직이는 일임일 안다. 나같은 경우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게 너무나 힘들어 근육 하나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얼른 움직여야 된다는 걸 아는데, 그 마음을 먹는 게 참 힘들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슬라임을 꿈꿨던 그녀가 수영장으로 뛰어들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며, 공감하게 되고, 응원하고 싶어지고, 가끔씩 운동이 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든 생각인데, 누구나 안 움직이고 싶은 영역이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몸은 많이 움직이지 않았었지만 끊임없이 프리랜서로써 글은 써 왔다.

누군가에게는 독서, 글쓰기, 공부, 모임 등이 움직이고 싶지 않은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조금씩, 조금씩 미세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하다 보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힘듦을 안다.

그래서 안 움직여 인간의 움직임들을 응원하고 싶다.

각자가 움직여야 하는, 움직이고 싶은 영역에서 작은 성공들의 연속을 맛보길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기꺼이 움직이는 삶을 자신의 삶에 들여놓는 작가.

나도 하고 싶은 일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옷을 갈아입고 나가봐야겠다.

결국 오늘도 나를 움직이는 건, 죄책감을 주는 한 마디 날카로운 말이 아니라, 건강히 잘 지내라는 따스한 말 한 마디였다.

이제 그녀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기가 찾아오더라도, 운동을 잠시 쉬고 있을 뿐 다시는 운동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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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고독한 행복 아포리즘 시리즈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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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매대에 누워있던 철학 서적들을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쇼펜하우어.

드디어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을 만나보았다.

쇼펜하우어가 삶에 대해 내놓은 조언들은 심오하거나 두루뭉술한 학자들의 이야기와는 달랐다.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죽음이 만연한 세상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규명하고, 이해하기 위해 일생을 보냈다.

그는 어떠한 비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진리만을 따르는 자유인이자 진정한 철학자의 모습으로 인간 행동의 내면에 숨은 동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쇼펜하우어의 고독한 행복은 현실적인 행복을 위한 266가지 아포리즘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소소한 일상과 무탈함이 감사하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가끔 잊고 지내다 왜 힘들까 생각하다 보면 알게 되는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도 잠깐 하게 되었다.

사소한 일에 슬퍼할수록 더욱 행복하다는 설명에 탄성을 질렀다.

내가 행복감이 높은 반면에 스트레스지수가 상당히 높은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몰랐었는데, 이 책에 그 해답이 있었다.

나,,, 많이 행복한 사람이었네^^

이 책은 266개의 아포리즘이 끝나면, 해설을 만나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부분을 통해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사상에 대해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그 곳에서 이성이 없는 동물에게도 모든 존재의 동일성을 다루며, 동점심에서 생기는 보편적인 연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이란 어차피 불행하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보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를 즐기라고 말한다.

우리의 삶은 현재만 존재할 뿐이며, 다음이 없기 때문에 현재를 즐기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 문장만으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정리하기란 어렵다.

분명 지금의 삶을 응원하고 있는 것 같지만, 태어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행운이라고 말하고 있는 철학자.

하루에 한 가지씩 꺼내 읽으면서 곱씹어 본다면 언젠가 조금은 그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은 가볍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안하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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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행복 수업 - 인생 곳곳에서 행복을 재발견하는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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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다르다.


'행복'을 키워드로 책을 꽤 많이 읽는 편인 나는, 이제 나만의 행복의 정의를 말하고 쓸 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행복 두 글자가 적힌 책들은 늘 내 시선을 잡아두고야 만다.



이 책의 저자가 정의하는 행복은 '일상에서의 의미와 재미'이다. 


단순해 보이겠지만, '고수'의 행복은 수많은 생각과 경험을 통해 마침내 만들어진 것이다.


대니얼 카너만의 생각을 가져왔다.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를 구분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보다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가 중요하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에픽테토스가 한 말이 떠올랐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의지를 넘어선 것에 대한 걱정을 멈추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감정의 자유도가 높은 상태이다.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마음들을 마음 속에서 내보내는 노력을 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던 문장이 바로 위 문장이다.


에픽테토스의 자유는 자신의 삶을 원하고 결정하며,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원하거나 결정하지 않기에 좌절이나 실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신적인 태도이다.



나는 나에게 일어난 일의 해석을 전적으로 내가 했을 때,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을 눈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로 심플하게 정의한다.


행복은 일과 공부에서 오는 충만감, 타인을 위해 돈을 쓰는 것, 다른 사람과의 좋은 관계, '와우'하는 감탄 등등이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양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지금 바로 행복 모드로 전환하면 좋겠다는 염원을 전하고 있기도 했다. 혹시 당연함에 가려져 찾지 못한 행복이 있을까 세세하고 소소하게도 행복을 담아 놓았다. 행복에 대해 오래 고민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충고들도 많았다. 가히 행복수업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행복에 관한 기승전결이 모두 담겨있는 책이다. 행복에 있어서도 '고수'는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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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상했어요?
양선이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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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인간감정 vs 인공감정'이다.


표지에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가 그려져 있다.


살작 머금은 듯한 미소와 고개를 돌려 관람자를 바라보는 눈길과 표정이 마치 무어라 속삭일 것만 같아 쉽게 시선을 거두기가 힘들다.


덕분에 제목과 부제까지 몇 번이고 들여다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진화론자와 사회구성주의자들 간의 화의 근원에 대한 논쟁을 소개한다.


분노, 화는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선택된 것이며 문명을 이룩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 요소였음을 알려준다.


저자는 우리의 소중한 감정을 어덯게 하면 보호하고 잘 다스려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감정의 본성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분노하게 될 때 그 분노가 적절함을 알 수 있다고도 한다.



우리는 모두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 서사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하는 자와 이야기를 듣는 자의 ‘공감’을 통해 전개되어 간다. 


이야기하는 자가 마음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넣어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이야기를 듣는 자는 ‘감동’받는다. 


대인관계로 맺어지는 사회생활에서 ‘감정’은 필수적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감정’은 필수적이고 소중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감정이 매일매일 상처받고 상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나는 특히 소중한 감정이 상처받고 상하면 며칠은 끙끙 앓는 편이라 웬만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많이 외롭지만,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진화론자와 사회구성주의자들 간의 화의 근원에 대한 논쟁을 소개한다.


이러한 논쟁을 통해 우리는 분노, 즉 화는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선택된 것이며 문명을 이룩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 요소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래서 1-2장 ‘분노’, 3장 감정의 본성, 4-5장 연민과 공감, 6장 사랑을 논한다. 그리고 7-9장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과 사랑과 공감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흄의 철학을 많이 다룬다. 우리는 현재 제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게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전통적인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살고 있다. '상상력'과 '감수성'을 강조했던 흄의 철학은 그래서 살펴볼 의미가 있다.


흄은 상상력을 공감할 때 필소적 요소라고 주장했다.


타인의 고통에 내가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수적이다.


흄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개선시키는 데 있어서 이성보다는 본성에 주어진 자연적 원리에 따라 상상하고 공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은 공동체 의식이다.



목차만 다섯장인 진지한 책이다.


노트를 옆에 두고 아무리 적으면서 읽어도 내것이 되기에는 어려운 문장이 많았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무형의 것을 활자로 어떻게든 풀어내놓으려고, 진실에 가 닿으려고 하는 것 같아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내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성이 감정의 노예라는 표현은 묘한 위로감마저 주었다.

[출처] [교양철학] 감정 상했어요? (양선이 지음, 좋은땅)|작성자 삼시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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