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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타샤 튜더 나의 정원, 타샤의 크리스마스에 이어 '타샤의 그림'이 개정되어 출간되었다.
타샤의 그림은 예전에 출간되었을 때 한 번 보았는데, 이 번에 푸른색의 새 옷을 입고 다시 만났다.
자연주의자, 원예가, 요리사, 공예가,,,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타샤 튜더. 그러나 타샤는 자신을 늘 화가라고 소개한다. '타샤의 그림'은 그림과 함께하는 타샤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고, 그녀만의 그림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샤 튜더의 삶은 자연과 함께였다.
버몬트 주 시골에서 농가를 짓고 홀로 자급자족하며 살던 그녀는 옷, 양초, 바구니, 인형, 비누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되도록 만들어 썼다.
1830년대 삶의 방식과 패션을 좋아해 그 시절 옷을 해입고, 가구를 사용하며 장작 스토브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림에 묻어있는 정서가 하나같이 따뜻한 것은 그녀의 삶에 대한 애착이 담겨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림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볼 때마다 사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이런 따스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일까?
독학으로 그림을 익힌 타샤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그렸다.
140여 점의 그림과 그녀의 삶이 담긴 이 책에는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사계절이 담겨 있고, 아이들과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이 광경이 지금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이 생생했다.
그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들과 동물들, 그리고 꽃과 나무는 어린 시절 잊고 지낸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그 시절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타샤의 그림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고전풍의 수채화가 주를 이루었다.
모든 그림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테두리도 인상 깊었다.
타샤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하는 어머니의 그림도 실려있었다.
타샤의 오빠를 그린 초상화였는데, 그 작품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남매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따스한 시선이 연상되었다.
아이들이 목욕을 할 때마다 늘 그림을 그리던 붓을 씼었고, 조금의 물감은 남겨 늘 아이들 몸에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다는 어머니.
어린 시절부터 매일 그려운 스케치북의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완성하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의 서사는 누구나 특별할 테지만 타샤 투더는 그것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다운 것 같다.
다른 사람에 비해 얼마나 잘 그렸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되고 싶은 화가의 눈으로 봤을 때 그 그림이 어떤가에 더 신경 썼다.
출처 입력
타샤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건, 진정으로 건강한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이 일상을 이렇게 지켜나가지 못했겠지.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온전히 느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녀의 지독한 한 팬에 의해 쓰여졌다.
10대 때부터 그녀의 작품에 매려되어 그녀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녀의 작품을 연구하며 같이 작업해 온 해리 데이비스. 그는 이 일을 운명처럼 '나의 일'로 받아들이고 이 작업을 해나갔다고 전한다.
그녀가 살아간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좇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도 소개하고 있어 마치 며칠간 조용히 시간 날 때마다 거닐며 나만의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 여행을 한 기분이었다.
실제로 이런 과정이 어딘가 있다면 이 날들은 얼마만큼이나 나를 충만하게 만들어줄 것인가?
없는 게 없는 대한민국 어딘가에는 이런 과정이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작품에 흠뻑 젖어본다. 기분이 아주 아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