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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 그 소란한 밤들을 지나
정은영.생경.성영주 지음 / 몽스북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것은 세 개의 이혼에 관한 이야기다.
'경험은 우리에게 경험을 신뢰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린 틸먼의 말을 인용하며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일 뿐 이것이 읽는자로 하여금 결혼과 이혼 경험에 있어 신뢰할 만한 근거로서 작동되지 않을 것임을 언급하며 시작된다.
겉으로 보여지는 부부의 모습 뒤에 숨겨진 속마음들이 꼭꼭 담겨있었다.
잘 쓴 글은 글에 표현되지 않은 작가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만드는 글이려나.
나는 이 책을 읽는내내 작가의 마음을 자꾸만 짐작해보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나의 일인양, 내가 겪었거나, 내가 앞으로 겪을 일인 것 마냥, 감정에 집중해 읽었다.
'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왠지 이혼은 불행을 닮아서 내내 춥고 어두컴컴했다.
봄이었지만 겨울 외투를 입고 나선 작가는 겨울의 끝을 붙잡고 만질 수 없는 절망에 관해 써내려갔다.
다 잊었노라고 써놓고선 7년 전의 일을, 그리고 7년 간의 감정들을 글로 옮기는 일은 힘겨웠다고 고백한다.
폐허가 되었다고 무조건 멸망하진 않는다.
분명 주위에는 선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무겁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작가는 다시 햇살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다행이었다.
2. 멀리 가는 삶
열심히 꾸며놓은 도심 아파트에서의 안락한 생활 중에도 작가는 늘 마음이 시렸다.
관계의 절망감은 아득했으나 뱃속엔 아이가 있었고, 정신은 일부러 검은 봉지 안에 담아 분열시켜 두었다고 한다.
그녀는 무사히 아이를 만나게 되었지만 꽁꽁 묶어 두었던 절망간은 아이가 다섯 살이 되던 무렵 다시 고개를 들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도처에 사랑이 깔려있기를 바라고 있다.
3. 그 소란한 밤을 지나
이혼 후에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고 있었다.
그들이든,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든 누군든 그 고통의 시간이 분명 길지 않기를
그리고 언젠가 나쁜 기억들은 잊혀지기를, 이라는 말도 안되는 바람을 잠시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