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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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국 나를 어린 시절, 그것도 딱 초등학교 5학년으로 데려다 놓고야 말았다.


세 명의 아이들이 등장하고, 시간은 성인이 된 현재와 아이였을 때가 교차된다.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본 적이 있다는 한마디에 모임을 만들고, 자판기를 찾는 여정을 겪으며, 그것들이 사춘기의 감정들과 엮여 전개된다.

독특한 소재였다. 계란프라이 자판기라니.

그것이 실제로 존재했던 거라고 해서 놀라웠다.

반숙, 완숙을 선택할 수도 있었고, 소금을 칠지 안칠지도 선택할 수 있었다.

표지이미지나 제목만을 봤을 때 밝을 줄 알았던 이야기는 대책없이 차갑고 서늘하고 막막했다.

소외된 현실, 그 현실의 고달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주어진 삶에 적응을 해 버리면 십대도 마치 어른과 같은 삶을 산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주인공 지나는 평범한 소녀였다. 그 시절 초등학교 5학년들이 가지는 평범한 생각을 하고, 비슷하게 첫사랑을 경험한다. 현재 지나는 시나리오 작가이다.

현재 지나는 어느 날 부고 문자를 받게 된다.


고 한지택.


한지택은 지나가 12살 때, 서울에서 전학을 온 친구였고, 조금은 특별했다.

지택이는 점심시간에 지나에게 식판을 내밀며 고기는 먹지 않으니, 야채를 달라고 했고, 그것이 동물의 권리를 침해하는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공장식 축산 산업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지나는 그것이 왠지 멋있는 표현인 것만 같다.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고, 지택에게 관심이 생긴다.

그런 지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나온 말이었던 계란자판기. 그것은 지택이도 알고 있었고, 지택의 제안으로 친구들은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으러 떠나게 된다.


어른이 된 지나가 지택의 빈소를 찾으며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구성되는데, 과거의 일이 현재까지 연결되면서 아이들은 옛 일을 떠올리며 그 때의 일들을 하나둘 떠올려 보게 된다.

아이들이 녹화를 해가면서 찾은 계란프라이 자판기는 글의 제목, 사건의 흐름을 구성하는 중요한 소재지만 그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지택은 태어났을 때부터 외로운 아이였고, 편견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힘들었다.

다름이 편견이 되어 돌아왔고, 그런 생각을 하는 어른들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조금은 불편한 상황과 대화들에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들이 매끄럽게 이어져 있어 이어 읽기에 거부감이 없었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 봤는데, 책을 읽을 때 나를 불편하게 만든 건, 내가 딱 지나의 나이였을 때, 그 때만 할 수 있었던 생각이나 행동들, 그 때 나만 하는 것 같던 공상들이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산발적으로 마구 떠올라서 그것을 마주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읽다보니 나중에는 웬만한 은어나 욕설이 나와도 괜찮았다.

그때쯤에는 이야기에 동화되어 내가 이미 그 때의 나로 돌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 속에도 스스로 그어 놓은 선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돌아보게 된다.

그것이 다름이 아니라 틀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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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된 너에게 (에세이 버전, 양장) - 여성학자 박혜란이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 오십이 된 너에게
박혜란 지음 / 토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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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엄마가 되든 간에 중심이 필요했다.


한참 육아를 했을 때, 박혜란 님의 책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집어든 건 지금 생각해도 참 잘 한 일이었다.


전작 '나이듦에 대하여'를 먼저 읽었는데, 나중에 육아서를 쓴 분이 같은 분이란 것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육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아이 교육은 어떻게 게 해나가야 할지 잘 알 수 없었고, 어디 물어볼 데도 없었던 나.


그 시절 갈팡질팡하는 나와 아이를 '믿는 것'으로 사이좋게, 돈독하게 엮게 도와 준 책이었다.


그가 오십이 된 자신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오십을 마주한 자식 세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에세이로 적어냈다.


책을 덮고 처음 든 생각은, 이때까지 읽은 책과 내용이 같다. 였다.


그가 책을 쓰기 시작한 50 이후부터 30년간 쓴 책의 내용은 놀라울만큼 비슷하다고 하니, 내가 읽고 느낀 게 맞았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일관성이 나를 안도하게 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슴슴한 '삼시 세끼' 같은 말들이 나에게로 와 닿았고, 그것이 일시적인 생각이 아니었음이 나를 안심하게 했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자신의 생각을 꾹꾹 눌러 쓴 이 책은 읽고 있으면, '어? 정말? 이런 생각을 작가님도 하셨다고?'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자신의 민낯을 끝도없이 드러낸 이 책은 자심감마저 들게 했다. 앞으로 50을 맞이할 내 삶을 잘 보낼 것 같은 자신감 말이다. 그것은 언제 죽어도 아쉽지 않은 나날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과 함께하는 마음이다. 그것이 물론 모든 상황이 비교적 좋은 편인 즈음해서 인생을 끝내도 좋다는 패배감 같은 걸지라도, 그렇게 죽어도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 건 분명 자신감과 닿아있다.



최근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에 관한 글을 자주 보게 되었다. 한 번 눈에 띄어 클릭했던 어떤 책의 내용이었는데 이제 눈을 뜨기만 하면 관련 글들을 창으로 띄워주는 못마땅하게 똑똑한 AI 때문이다. 삶와 죽음은 항상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을 일다보니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지 조금은 그려지는 느낌이 든다. 나만 할 것 같은 부끄러운 생각들이 필터없이 인쇄되어 있는 몇몇 페이지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사람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것에는 나이가 들면서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생각도 있지만, 20대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나'의 모습도 분명 있었다.



책에는 글이 많지 않다. 이 책이 필사 버전으로도 출간된 모양인데, 글과 글 사이의 여백이 많고, 짧은 생각의 단상이 적힌 거라 언제 어느 페이지를 펴 읽어도 좋았고, 필사하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세인생이라면 이제 인생의 반을 맞이한 50. 그들에게 박혜란이 전하는 메시지의 요점은 '나도 그랬어.'가 아닐까.


지면을 맞대고 앉아있지만, 마음만큼은 바로 곁에서 전해받은 것만 같다. 


간지러운 토닥거림, 나도 그랬다는 공감의 메시지가 작지만 큰 여운으로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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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의 시작 (트윙클 에디션) - 관계, 일, 인생이 풀리는 매력의 법칙
희렌최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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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최정상 방송인들과 만나며 인터뷰를 진행해온 인터뷰어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사람들의 비결을 고민하게 되었고 이것이 매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해 오면서 호감을 얻는 것이 관계를 넘어 인생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노하우를 이 책 '호감의 시작'을 통해 전하고 있다.

자신이 일하던 공간을 '호감이 넘실대는 곳'이라고 표현하는 작가는 글도 참 맛깔나게 잘 쓰는 것 같다.

상황이나 공간, 사람이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창의적이고 유쾌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알지도 못하는 작가였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이 작가가 짐심으로 궁금해졌고, 그야말로 '호감'이 생기고야 말았다. 다른 사람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내가 그의 유튜브 채널까지 QR로 찍어보고 찾아 들어갔고, 그가 전하는 호감에 대한 메시지들에 신뢰가 갔다. 책 한 권만으로도 이렇게 매력을 내뿜고 있으니 가히 호감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다 보면, 호감을 얻고 싶을 때가 많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도 많다.

누군가를 세세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호감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가끔 길을 잃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그 사람은 이 순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한번씩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 마음이 힘들 때면 그 사람들이라면 나에게 어떤 말들을 해줄까를 생각해 보는데, 이제는 그런 말들을 나에게 스스로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는 우문현답이 무엇인지 이 책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혹시 나는 단점이 많은데 사람들이 호감을 느낄까요? 라는 우문에

호감을 느끼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매력을 어필하려면 우선은 내가 나의 단점을 미워하는 대신 내 모습을 있는대로 인정하고 그 속에서 키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매력의 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라고 현답을 제시한다.

각각의 소주제 소개 후에는 관련 영상과 센스노트가 제공된다. 

이 책은 매력에 대해 담고 싶은 모든 정보를 모아놓고 있다.

나의 매력 재료를 찾는 법, 호감의 기본 조건을 비롯해 예민함, 애매한 재능, 질투심 등 흔히 단점이라고 여길 모습을 긍정적으로 포용할 방법,유형별 호감형 인간의 특징, 친해지고 싶은 상대와 친해지는 법, 관계 속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태도, 비호감인 사람에 대처하는 연습법, 매력 키우는 방법 등 소제목만 읽어보아도 하나의 소재로 관통하는 일관적인 구성이 눈에 띄고, 궁금해지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을 펼치고 가장 처음 찾게 되는 부분이 지금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아닐까 싶다.

나는 나만의 매력 자료를 찾는 법과 관계 속에서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태도를 가장 먼저 읽었다.

민감함을 재능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로부터 나 스스로를 보호할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막연하고 이상적인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내 개성을 살리고 사회성, 자존감까지 높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타인의 어떤 모습에 호감을 느끼는 지와 나의 호감력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작가의 언더라인과 센스노트, 그리고 관련 영상은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센스있는 구성이었다.

한도 끝도 없는 작가님의 센스. 호감을 느끼기 충분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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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니체에 열광하는가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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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스스로가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능동적 주체가 될 때 온전한 덕이 생기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은 지금 이 시대의 기준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아 이성 중심의 전통적 형이상학과 결별을 선언하고 의지의 철학으로 나아갔다.

니체가 말하는 '너 자신이 되어라'는 각 개인의 고유한 욕망을 자극한다. 이같은 니체의 철학이 현대에도 끝없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누구나 독립적 주체로 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은 니체의 철학을 해석하고 있다. 니체의 아포리즘만 적어놓은 책이 아니라, 작가의 해석이 곁들어져 있고, 그것이 주를 이룬다.

니체의 사상은 특유의 난해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 해석되기 어렵고, 모순되어 보이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니체의 개념을 삶에 와닿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니체가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철학적 메시지도 있지만, 작가가 그것들을 잘 풀어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초보자의 시선에서 여러 사례와 비교를 들어 이해하기 쉽도록 해주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니체. 책의 도입부에는 쇼펜하우어의 행복론도 다루고 있다.

예술과 해탈. 삶은 고통이고 그것에서 벗어날 방도는 이 두 가지 뿐이다.

하지만 두 철학자는 의지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를 가진다.

삶의 의지를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쇼펜하우어. 허무감을 남김없이 경험하고 그 빈자리를 창조적 행위로 채운다는 니체.

같지만 다른 그들의 사상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두 철학자를 한 책에서 만난 것 같다.

'나 자신'이 되어라.

이 책이 니체의 사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니체의 사상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해석본을 읽는 것이 이해하기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건 철학을 잘 모르는 나같은 초심자에게 권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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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배우는 시간 - 말이 넘쳐나는 세상 속, 더욱 빛을 발하는 침묵의 품격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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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수많은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소리들에 귀는 쉴 틈이 없다. 


무언가를 잘 알면 세 마디로 충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모두 이야기를 못해 안달일까?


그건 침묵의 힘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침묵이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게 아닌 그 다음을 위한 숨고르기 단계다.


첫 단계가 잘 이루어진다면 그 후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까? 고민이 된다면 이 책에서 그 유일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침묵을 사용하여 원하던 목적을 이루게 되었다.


라고, 이 책의 결론을 미리 지어버린다면 책의 내용을 읽기도 전에 지쳐버리겠지?



침묵을 소재로 책 한 권을 채운 것에 대해 일단 찬사를 보낸다.


침묵을 설명하기 위해 책 한 권을 할애할 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작가는 실제로는 엄청난 수다쟁이가 아닐까?


그토록이나 침묵의 중요성과 힘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끊임없이 내가 결코 침묵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했다.


적절하게 침묵하는 것은 나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화가 나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했던 이야기들을 수없이 반복해야 되기도 했다.


정적이 고통스러워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억지로 만들어내며 떠들어댄 적도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정말이지 침묵하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 침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묵은 아주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힘은 놀라웠다.


이 책에서 침묵을 쉽게 연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책읽기를 소개한다.


소리내어 읽되 최대한 많이 쉬면서 읽어보기.


나는 보통 조용한 공간을 찾아가 책을 읽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 소리를 내어 읽을 기회는 없었는데, 집에서 읽을 때는 한 번 시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의 몰입 또한 나에겐 선물같은 시간이 될테니까.



나는 대화를 좋아한다. 단 좋은 대화.


솔직히 나에게는 좋은 대화>>침묵이다. 


침묵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책에도 좋은 대화를 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 분명 쓰여 있다.


진짜 관심을 보이면 좋은 대화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좋은 대화가 아니라면, 침묵을 훨씬 더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즉답하는 경향이 있어 part 6를 가장 공들여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다.


생각을 한 후 대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바로 대답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도발적인 질문일 경우, 대답할 가치도 없을 때가 더 많았다는 것을 늘 뒤늦게 알아채곤 즉답해 버린 나를 후회하곤 했었다.


그 때 필요했던 건 공격적인 침묵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생각은 하되 절대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는것. 


내가 할 수 있는 비언어적 행동들로 그 사람이 스스로의 질문이 잘못되 있다는 걸 깨닫게 하는 것.


그게 필요했다. 내공이 많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한다. 더 많이 연습해야겠다.


며칠전에도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정성들여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가만히 그 사람의 두 눈을 바라봤으면 어땠을까.



침묵도 연습을 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말을 하면 할수록 그 힘이 떨어지는 것 같다.


침묵은 상대를 당황시키기 충분하다.


쉬지 않고 말하던 그 사람은 상대방을 이해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사춘기 우리 아이에게 현명한 침묵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다짐해 본다.


계속해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싶다면 이 문장을 계속 떠올려 볼까 한다.​​



말을 하려거든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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