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3년 11월
평점 :
독서지도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점이 한 가지 있다.
내가 동시를 읽지 않은지 정말 오래 되었다는 것.
교과서에서 그것들을 읽고 시어에 밑줄 쳐가며 선생님이 불러주는 대로 작가의 심정을 파악한 후, 나는 동시가 재미없어져 버렸다.
아직도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다양한 동시를 만나며 독서지도 수업에서는 늘 아이들에게 첫째로 동시를 권했다.
이 책의 제목은 '바퀴 달린 모자'. 동명의 동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읽은 동시들은 동심을 불러일으킨다는 흔한 감상평만으로는 부족한 특별함이 있었다.
시어들이 평상시에 쓰는 단어들이었지만 시 속에서 유난히 반짝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바퀴 달린 모자'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들을 연결시켜 놓았다.
재미있는 상상들이 이어진 후, 이꼴로 만들어놓은 것은 엄마라며, 내일은 엄마 말대로 고분고분 학원에 가지 않기를 다짐한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어지는 엄마의 잔소리, 아이들은 엄마의 입장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친구와 다툰 날에 읽는 시'
친구와 다툰 후, 온 세상이 어둠속에 있는 것 같은 그 날의 외롭고 슬픈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나이, 친구와 다툰 날에는 눈앞이 점점 뿌옇게 흐려진다.
'귀지'
귀지는 원래 말이었을 거란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말 들 중 쓸데없는 말들이 모여서 귀지가 되었을 거란다.
그렇게 훌훌 털어버려야 하는 다소곳한 귀지에 관한 이야기.
작가의 상상력은 유쾌함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꿈'에서처럼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생각나지 않는 꿈'에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꿈과 공상, 상상 그 어느 지점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다.
때때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서글퍼지곤 한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한 번이라도 더 곱씹어 되새기고 다시 고이 그 자리에 잘 넣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잊혀질 동심, 신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공상들.
이 책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그것을 만날 수 있어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