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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ㅣ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작은 문고판 같은 사이즈의 이 단편집은 저자의 단편집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나로서는 제목부터 내마음에 와 닿았다. 8편의 단편속의 제목이 옆사람 인데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봄직인 생각들을 들려주고 있다.
'새싹 보호법'은 한창 바이러스가 유행이던 시기에 섬의 실업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섬이다 보니 학생들은 기숙사에 있거나 집으로 가는 반면에 선생들은 관사에서 생활해야 하는 곳이라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모두가 불안해 하던 시기에 자신의 학생이 학교의 동아리방에서 머무는 것을 알게 된후 관심을 가지게 된 선생은 그 학생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집에 머물다 사라진것을 알게 된후 그를 찾아 가는 과정속에서 자신과 남편과의 관계 그리고 그 학생이 왜 그렇게 모텔과 학교의 동아리방을 전전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는 이야기이다.
'다른방'은 소희의 작은 평수의 청년주택에서 살던 연인 소희와 연호가 자신들의 친구였던 소아의 제안으로 그녀의 할머니집에서 살게 되는데 그 집에는 열쇠를 잊어 버려 열수 없는 방이 있다. 그 방에는 소아의 물건들이 있기에 자신들이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궁금했던 소희는 어느날 우연찮게 열쇠를 발견하면서 더 궁금증이 생기는데 .. 궁금증을 자극하는 그 방의 열쇠를 발견하고 그 방속에서 그들이 발견한것은 무엇일까.
'이웃들'은 공항에서 바뀐 캐리어를 들고 친구 은희에게 온 지영은 바뀐 캐리어 가방주인이 고등학생임을 알게 되고 은희는 지영에게 그 가방을 찾아 치앙마이로 가자고 제안을 하는데. 자신의 가방속에는 은희에게 전해줄 공이 있다. 그 공을 전해주려고 머나먼 길을 떠나왔는데 캐리어 가방이 바뀌면서 계획이 무산될려는 찰나 그 가방을 찾아가자는 은희와 함께 바뀐 캐리어 가방을 끌고 떠나면서 은희와 지영,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분실'은 길고양이의 집을 지어 줄려고 나왔던 주인공이 비밀번호가 틀려서 문을 열지 못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급기야 경찰과 집주인아들까지 등장하지만 자신을 아는 이는 하나도 없고 의심을 받게 되는데 그 속에서 예전 자신의 집 밑에 살던 남자와의 에피소드를 생각하며 그 사람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직새를 몰라서'는 우연찮게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구조하게 된 부부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고 사두었던 큰 가방을 결국에는 처박아 두었다가 저어새를 키우면서 그 가방을 사용하게 되면서 새와 두부부가 함께 하는 이야기.
'좋은교실'은 학생의 집을 교실로 생각하며 아파트속의 수많은 교실들을 차로 이동하는 학습지교사의 이야기.그 속에서 자신의 아들과의 갈등이 함께 하면서 좋은 교실이란 어떤건지. 생각하게 한다.
'탈'은 마스크와 천으로 대체되던 시기가 지나고 바이러스가 눈으로 감염된다는 연구결과로 전자마스크를 쓰게 된 시대에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긴채 전자마스크에 길들여지는데 고객을 상대하는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고장난 마스크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지막 이 책의 제목인 '옆사람'은 주말 집으로 온 남편이 버스에서 지갑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남편과 나가 우리였던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녀가 생각하는 우리라는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이렇듯 총 8편에는 나와, 우리, 부부, 이웃등 나의 옆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새를 보호하게 된 부부이야기에서는 우리 부부의 지금 현재의 모습을 보는듯해서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고, 분실에서는 각박한 세상속에서 이웃을 알지 못하는 서글픔, 내가 사는 그 공간속에서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게 되는듯했다. 그리고 표정을 잃은채 살아가는 감정노동자들의 이야기등, 우리 주변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총8편의 단편을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오로지 나밖에 모르는 세상, 너무 각박해지는 세상을 향해 가는 이 시기 한번쯤 옆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계기가 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