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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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재밌는 한편의 추리소설이 탄생했다.
메디컬 미스터리 '햇빛공포증' 이란 이름으로.......


경비행기 조종사 김한준.
그는 엘리베이터의 추락 사고로 내면에 감재되어 있던
'공포증'이 발현 되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병명은 '햇빛공포증'
주치의 김주승은 희귀 공포증의 치료와 연구라는 목적으로 '최면'을 행하여
한준의 기억속에 봉인되어 있던 어릴적 기억들을 일깨워 낸다.


잠궈진 창고의 문이 열리면서 들어오는 눈부신 환한 빛,
그리고 빛과 함께 들어온 자가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
아침마다 엄마가 주는 하얀 마름모 꼴의 알약.


 하지만 치료를 할 수록 더해가는 '햇빛공포증'.
그리고 서서히 들어나는 김주승의 정체와 그의 목적.
그럼에도 김한준은 자신의 기억속의 진실을 알기 위해
스스로 '최면' 속으로 들어간다.


"좀 친해졌다고 생쥐를 유리관에서 꺼내 주는 과학자는 없거든."
-P63


김한준은 진짜 그의 기억과 조작된 기억 사이에서 방황하며

빛과 어둠 사이를 헤매인다.

하지만 빛조차도 그에게 안식을 주지는 못하였다. 그에게 빛이란 공포 그 자체 였으니까.


모든 것에는 책임이 있다.
알고 행하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진 행동에 대한 결과이든
자신에 의해 행하여진 일은 책임이라는 둘레를 벗어 날 수 없다.


하지만 그 책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 의해 생겨난 결과를 애써 외면하고,
타인의 잘못으로 돌리며 더욱 명렬히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
그래야만 자신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이.


'햇빛공포증'은 '업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고 저지른 행동들이
하나의 귀결점으로 모아져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만들어 낸다.


"냉소적이라는 건, 인간의 본질이 선하다는 걸 부정하는 거야. 냉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구도 신뢰하지 않아. 순수한 호의와 진심 같은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지. 냉소란 결국,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야."

-P287


이 모든것의 시작은 질투였다.
모든이들의 사랑을 받고, 모든 것을 가진 듯해 보이는 사람과
비교당하는 이가 가지는 질투.
그 마음이 커지고 커져 돌이 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다행히도 한준은 자신에게 무한의 공포를 주었던 빛을
따뜻하게 느끼길 시작했다.
하지만 그 따뜻함 속에서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비록 그럴지라도..... 이 모든것이 끝나길 조용히 바래본다.

그만큼 모든것의 시작이였던 질투에 연민을 느낀다.


<햇빛공포증>
이 한편의 소설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랑, 질투, 연민, 반성.
그러면서 나와 내 가족이 떠오른다..
나는 어떤결과의 시작일까.


신부님.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부탁드립니다.
태어날 때도 환영받지 못했고 앞으로도 매 순간 투쟁하며 살아가야 할
저 불쌍한 아이를, 부디 지켜 주세요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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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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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편집부 부국장 '크레이머' 에게서 해고 통지를 받은 LA 타임즈의 고참 기자 '잭 매커보이'

그는 자신의 후임자 '안젤라 쿡'을 훈련 시켜주는 조건으로 2주일이라는 시간을 유예받는다.

그러던차에 '잭'은 이주일 전에 쓴 청소년 마약 거래자가 고객 한명을 교살하여,

그 시신을 피해자의 자동차 트렁크에 쑤셔 박은 사건에 대한 기사로 항의 전화를 받는다.

피해자인 '데니스 배빗'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윈슬로 알론조'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완다 세섬즈'.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며 진실을 써달라고 한다.

정식 해고까지 남은기간은 단 2주일.

'잭'은 마지막으로 '윈슬로 알론조'의 숨겨진 진실을 낱낱이 드러내는 기획 기사를 쓰고자

사건의 진상을 파헤처 나간다.

 

 

윈슬로 알론조'가 살고 있던 연립주택 '로디아 가든스'에 LA 경찰국은 '데니스 배빗'

피살 사건을 빌미로 대대적인 마약 소탕 작전을 실시하고,

'잭'의 후임자 '안젤라 쿡'은 유사사건을 찾기위해 '트렁크 살인사건'을 검색하던 중,

트렁크머더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발견한다.

그리고 '잭'은 '안젤라'가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에서 발췌한 자신의 전처를 살해하고

자동차 트렁크에 유기한 사건을 통해 두 사건의 연계성을 찾아낸다.

 

두여자 모두 갈색 눈동자의 깎아지른 코, 흑갈색 머리와 긴 다리를 가진 댄더들의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그 순간 살인자는 무작위로 이여자들을 살해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내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들은 선택되었던 것이다. 목표물이 될 만한 어떤 기준에 들어맞았다는 뜻이다.

-P145

연쇄살인범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들, LA타임즈의 고참 기자와 FBI.

흔할 수 있는 소재에 데이터 관리와 웹호스팅의 IT 를 접목하여 상당한 흥미를 불러온다.

10여년전에 발표된 소설임에도 현재와 비교하여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 감탄하게 된다.

<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은 상당히 담백한 소설이다.

'하드보일드' 라고 분류된 소설이라고 의식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군더더기 없이, 꾸밈없이 쓰여진듯 느껴지고, 치밀함과 꼼꼼함에 놀란다.

또한 이야기의 중요도를 골고루 분배하여 어느것 하나 놓칠 수 없게 만들었고

미흡함을 남겨주지 않는 구성이 너무나도 맘에 들었다.

물론 아무런 증거를 남기지 않는 범인에 대한

갑작스러운 인식은 황당함이 있지만......

아뭏튼 스릴러 뿐만 아니라 '잭'과 FBI '레이철 월링'과의 로맨스도 상당한 재미의 한 축이다.

그녀가 얘기하는 '단발이론'의 운명적인 사랑을 확인해보자.

<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은 <시인> 3부작의 완결편이다.

앞편에 관련된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오지만,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도

아무런 문제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며,

스릴러와 로맨스를 골고루 겸비한 두껍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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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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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Tempus Fugit Amor Manet)

-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어떤 상징을 부여한 듯한 기이한 살인 현장.

<직지>는 은퇴한 대학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직지>는 김진명 작가의 다른 소설 처럼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릴 정도로

교묘하게 파고 드는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우리 민족의 자부심으로 가슴이 뜨거워 지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바티칸 비밀수장고에 감춰져 있던, 고려의 충숙왕에게 보낸것으로 알려진 교황의 편지.

그것을 해석하고 편지의 비밀을 발표했던 대학교수의 죽음.

금속활자에 숨겨진 고려와 중세 유럽의 연계성을 밝히려는 사람들

유럽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비밀을 감추려는 자들

<직지>는 이런 요소들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직지'로는 알려진 것이 너무 없어서 일까, 아니면 대중성이 부족해서 일까

2편에서는 '직지'에서 6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우리 민족의 가장 위대한 자랑거리인 한글창제로 이야기의 중심이 옮겨간다.

 

행복이 무엇인가? 본능을 잘 채우는게 행복 아닌가?

식용과 물욕고 성욕과 출세욕 같은 걸 잘 채우면 그게 행복이야.

벌레나 짐승의 삶이라면 행복한 삶이 최고의 목표겠지.

하지만 인간에게는 행복이 최고의 목표가 아니야.

인간은 때때로 행복보다 불행을 택하기도 해. 그게 더 의미가 있다면

-P88

'직지' 와 '한글'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귀족과 양반들의 소유물이였던 '글과 책'을 일반 백성들에게 전하게 해준

금속활자와 한글의 혁명적 위대성.

우리민족의 지식혁명의 자부심. 등등등

작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것이 너무 나도 많아 보인다.

1,2권이라는 페이지가 너무나도 짧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반도체의 의미 까지.

작가의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은 대단했고, 그 모든 것을 독자에게 전달해 주고

싶어 하는 듯이 <직지> 전체에서 우리의 역사와 민족의 위대함을 느낄수 있어 벅차기도 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책의 내용은 방황한 듯 보인다.

처음에 화려하게 등장한 교황의 편지와 대학교수의 상징 살인은

어느새 줄거리에서 배재되었고, 마지막에서 밝혀지는 그의 죽음의 원인이

너무 허무하다. 아니 말이 안되며, 너무 옅어졌다.

1,2권동안 기자가 죽음의 원인을 찾아 다닌것 치고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모두의 관심에서 사라진다.

 

직지와 한글은 그 존재 자체가 소수의 독점으로 부터 지식을 해방시켜

온 인류가 손잡고 동행하자는 지식 혁명입니다.

이기심에서 벗어나 이타심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위대한 메세지가 그 안에 있는 것입니다.

-P263

 

모든것을 떠나서 <직지>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바는 상당히 크다.

우리의 문화 유산을 어떻게 알리고 계승할 것인가에 대해 전혀 관심없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바는 묵직하고 강렬하다.

이것만으로도 <직지>는 읽을 만 하다.

하지만 역시나 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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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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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치료중 살아나는 과거의 악몽, ...... 출간 전 연재를 보았는데 재미있네요
어서 전체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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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 - 어른이 추억 명작선
한지은 지음 / 보통의나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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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은 어릴적 추억에 흠뻑 빠지게 해주었었다.

도서판 '응답하라' 라고 해야 할까?

책을 펼치면 처음 반기는 것이 '옛날 사람 체크 리스트' 이다.

패션편, 놀이편, 학교편, 먹거리편, 유행어편, TV편, 노래편, 영화편, 인물편, 사물편, 게임편

그리고 기타로 나누어 당시 유행했던 단어들을 열거하고 체크할 수 있도록해 놓았다.

살펴보는데 모르는 단어가 거의 없다. 나는 완전 '옛날 사람'인가 보다.

 

 

 

단어와 함께 작가가 들려주는 추억들은 나의 그것과 비슷했다.

시대적인것 뿐만 아니라 느끼는 감정조차도 비슷하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그냥 비슷한 생활을 하며 비슷하게 느끼며 우린 그렇게 자랐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하루가 다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그리고 너와 내가 다르다.

과거와 달리 다름의 세상에서 현재를 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세대는 과거를 회상한다.

빠르게 변화함에 지쳐버림도 있지만 우리라는, 함께라는, 따뜻함이

많았던 그 시절을 추억함이 더 맞는 말이라 할 것이다.

부모님님과 선생님이 하늘 같던 시절.

참 많이도 사고쳤고, 참 많이도 맞았고, 참 많이도 울고, 웃었던 그 시절.

우리는 함께 였다.

가끔 젊은 아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잔소리에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아재가 되었지만,

나의 친구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

우리는 어느새 골목에서 구슬치기를 하고, 첫사랑의 아픔에 울던 그 시절도 돌아간다.

 

기억하자.

우린 모두 한때 - 그것이 정말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사랑받던 아이였다는 것을.

 

이 책..... 은근히 정겹다. 아니 고맙다.

<별결 다 기억하는>은 과거로 가는 티켓이자,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나의 어린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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