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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요정
김호준 지음 / 양철북 / 2017년 12월
평점 :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학창시절이 있고 그 중에서도 고교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고 추억하는 시절이 아닐까 싶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자기 가치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미성숙 시기에 질풍노도와 같은 혼돈속에서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그 고교시절이 현재진형형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추억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아주 먼 추억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때 그시절 고교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디그요정 소설속 등장인물들중 나는 과연 어떤 인물과 비슷했을까 생각해보며 과거속 나의 고교시절로 돌아가보는 환상을 꿈꿔보기도 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예나 지금이나 불우한 가정이나 결손가정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 불우한 가정속에서 자라난 우리의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디그요정이란 소설이 아닐까 한다.
콕집어 그들을 나는 "아웃사이더"란 말로 표현하긴 했지만 무언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음을 나또한 부정할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때론 문제아들로 우린 치부해버리기 일쑤이지만 그들도 행복한 삶을 꿈꾸는 우리 시대의 아들, 딸들이다.

소설속 주인공 "김수능"이란 인물은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어린시절 자기를 버리고 간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분노, 정상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생이었기에, 형제이었기에 사랑한 동생. 그 동생의 안타까운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주인공 김수능에겐 또하나의 멍에로 남아있었다.
엄마가 아닌 할머니 손에 의해 길러진 주인공 "김수능"은 그나마 할머니의 품에 자랄때는 무기력감이 덜했으나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외로움은 더없는 슬픔으로 왔으리라 미뤄 짐작케 한다.
자살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어 내는 와중에 담임 선생님인 "강봉수"를 통해, 같은 반 친구인 "연주"를 통해, 그리고 그 주변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삶을 공유해 나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다시한번 뜨게 되는 주인공 "김수능"을 보며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1등 만능주의에 길들여진 우리 사회와 교육계의 현실을 어쩌면 이 작품이 잘 대변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작가가 작품 말미에 말했듯 배움에 뒤처졌다고 남은 인생 다 뒤처진것은 아닌데 말이다.
작가는 배구에서 나온 용어인 "디그"라는 용어로 작품을 하나의 큰 테마로 잡으며 소설을 이끌어가지만 그 용어가 가진 의미를 알게 되면 왜 "디그요정"이어야만 했는지 쉽게 이해하게 된다.
삶의 방식에 있어 내가 주(主)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나의 희생으로 전체가 주(主)가 되는 세상이 될수도 있음을 이 작품은 말하려 한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배구에서 주(主)공격수는 아니지만 뒤에서 모든것을 책임지고 받아내는 "디그요정"이 있어 승리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꼭 1등이 아니어도, 뒤에서 조금 뒤떨어져 있더라도 같이 뛰는 동료들이 있기에 앞에 있는 사람이 돋보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작품속 "연주'가 "수능"에게 했던 말처럼 말이다.
"등은 혼자 있으면 외롭지만 가슴속에 작은 불을 켜고, 똑같이 작은 불을 품은 다른 등을 만나면 얼마나 예븐지 몰라. 그런 작은 불빛들이 모여 함께 세상을 밝혀. 세상엔 자기 혼자서 세상을 다 밝힌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엄청 많은데.....,"
공부는 조금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 인생까지 패배한 것은 아닌데 우리는 그들을 "문제아"라며 편견을 갖고 대하지는 않았는지 다시한번 곱씹어볼 일이다.
작품속 "양소년"이라 칭하는 그들속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전체, 우리 사회가 그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면서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사회 구성원으로 만들어 갈때, 그들 또한 "아웃사이더"가 아닌 함께하는 [우리]가 될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작품속에서 상천을 넘어 낙동강을 건너는 경남교육감배 학교스포츠 클럽 배구대회에서 비록 1차전의 패배로 막을 내리는 그들의 승리 헹가래가 여기서 끝이 아니듯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우리는 "언더독"의 반란을 보지 않았던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4강 신화의 "정현"의 반란], [23세 이하 AFC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결승전에 올라간 동남아시아 "베트남"의 반란], 그 "언더독"들의 반란을 보면서 변방이라 불렸던 그들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지, 우리는 무엇을 느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일이다.
어려움속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살아가는 우리 아들,딸들이기에 우리는 외면하지 말고 그들을 보듬아주며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오게끔 그들과 함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세상이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하는 세상일때가 가장 빛나 보이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작품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