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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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나는 이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어감때문에 음식과 관련된 일반적인 레시피나 음식여행처럼 꾸며진 단순한 에세이 정도로 치부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후 나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어 몸둘바를 모르겠다.
역시 문인의 대가답다황석영이라는 이름 석자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란걸 느끼게 된다.
음식이라는 삶의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보여주는 옛 추억이 서린 에세이다.
책 중간 중간 음식에 대한 세세한 레시피가 나오기는 하나 그것은 작가의 의도된 하나의 수단 정도라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작가는 여러음식들을 나열하며 그 음식과 관련된 사람들을 우리에게 전달하며 상기시킨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작가가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었던 귀중한 사람들이기에 삶의 매개체인 음식이라는 수단을 통해 삶을 다시한번 반추해보며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1. 유배지의 한끼니

여기서는 작가의 60년대 군대생활에서 겪게되는 군대식이나 군 영내밖에서 구해지는 음식들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엮어내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군에서의 서리장면에서는 나또한 군에서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많이 공감되고 나이가 얼추 든 남자들이라면 이 대목에서 고개들을 끄덕였을 것이라 느껴진다.
80년대 후반에 군 생활을 한 나로서도 된장국에 대한 군대식 식사에 익숙하다. 된장국에 양배추만 토각토각 썰어 국물을 먹고나면 신물이 날 정도였으니
그나마 그 시절에 고참들은 깻잎 통조림을 PX에서 사서 밥에 얹어먹는 까닭에 나는 언제나 고참이 되려나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나아가 80년대의 신군부 체제하에서의 정치범으로 몰려 교도소에서의 교도식과 관련된 내용들이나 직접 교도소 영내에서 텃밭을 가꾸어 야채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어떻게 저렇게 자급자족을 잘 할수 있을까?라는 경외심마저 든다.
"사람은 처한 상황이 않 좋으면 살려고 하는 욕구가 더 강해진다" 라는 말이 이 대목을 읽으면서 공감을 갖게 한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의 단식투쟁으로 이가 11대나 망가졌다는 부분에선 예전 열사들의 단식투쟁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는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대목이라 하겠다.
나는 그저 신문이나 방송으로 단식투쟁을 하나의 저항의식으로만 봐왔지 그 뒤에 오는 그 자신들의 몸이 망가지는 상황들을 인식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하나의 저항의식 정도로만 생각해 왔던것에 대해 죄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교도소에서 석방되기전 준식이와 "김치전"을 먹으며 나눈 대화는 이내 내 마음을 휘저으며 가슴이 먹먹해진 대목이다.
"김치전"을 한입 먹다 준식이 눈에 눈물방울이 고였다가 톡 떨어진 상황이 어머니가 생각나서 그랬다는 준식이의 그말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 어떤 표현이,이 보다 간절할까!싶다. 짧은 글속에 김치전 하나로 함축되어 있는 내용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순수하고 고결하게 그려낸 산문이지 싶다.


2. 흘러간 사랑

두번째 장에서는 작가가 유년기에 만났던 한 소녀와의 만남으로 풋풋했던 사랑의 감정이 싹 틔워진 내용처럼 느껴진다.
"누룽지"라는 특별하지 않은 음식이지만 먹을것이 없었던 그 시절엔 고소하면서 씹는맛이 느껴지는 특별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된다.
작가의 월남전 참전후 제대한 이후 사회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던 작가를 세상으로 나오게끔 한 여인과의 만남의 글은 우리의 첫사랑을 추억하게끔 만든 대목이라 가장 감미롭게 느껴진 글이었다. 예전에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젊은 청춘들의 연애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펜팔이었다.
작가가 펜팔로 통해 만난 여인과의 스토리가 한편의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잔잔한 물결속에 이는 파도처럼 처얼썩 거린다.
잡지 이름은 까먹었지만 나 또한 예전 잡지의 끝 페이지에 항상 나열돼 있는 펜팔 주소록으로 여러번 펜팔을 했던 기억이 있어 작가의 펜팔 연애담이 나의 추억속을 끄집어 내게 만든 대목이다.
작가가 그녀와의 동행으로 내장산 여행에서 생전 처음 맛보았다던 "고들빼기"라는 음식을 통해 사랑했던 사람과의 인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어 나름의 재미와 추억이 깃든 한편의 소설처럼 느껴진다.
지금이야 모두들 알고 있는 "고들빼기"는 전라도 특산물로서 예전 서울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았던 음식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전라도가 고향인지라 "고들빼기"에 대한 향수는 여전히 갖고있고 예전 그맛의 "고들빼기"는 서울에서 찾기 힘든 느낌이다.
몇년전 새마을호에 올라타면 전라도 특산물로 "고들빼기"를 열차에서 팔던 기억이 있는데 KTX에서 지금도 파는지는 모르겠다.
수줍음 많던 여인과의 사랑이야기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읽은 대목이지 싶다. 안면도에서의 그녀의 눈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짐짓 짐작은 가지만 작가를 놓아주기 위한 마지막 대목에서 "빈혈 때문인가봐"로 끝나는 말이 왠지 슬퍼보이는 연인들의 사랑같아서 읽는내내 가슴을 저미게 했다.
20년이 지난후 다시 그 여인네를 우연히 만났을때 작가는 "잘 사슈?"라는 단 한마디 말로 여인과의 만남을 꺼냈지만 어쩌면 작가는 세월이 흘러버린 뒤의 작가 자신의 늙음에 사랑했던 여인에게 비춰진 자신의 나이 든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후에 작가가 전화로 "나 많이 늙었어"라는 말을 건냈을때 그녀 또한 "그건 나두 그래"라는 대답이 다시 만났을때 물었던 안부인사 "잘 사슈?"로 표현된것이 아닌가 싶다.
흘러간 사랑편을 통해서 옛적 추억속의 사랑했던 여인들과 같이 먹었던 음식들이 나오는 대목들에서는 나로서는 나름 가슴 설레게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풋사랑"이든 "첫사랑"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하는 여인들과 먹었던 누룽지며 단호박,고들빼기,국수 한그릇등은 그래서 흔한 음식이지만 "귀중하고 소중한 옛 추억의 사랑 레시피"로 느껴진다.

 

3. 잃어버린 그 맛

세번째 장에서는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나온다.
작가의 어머니는 이북출신으로 전쟁후 월남하여 살았던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옛추억의 향수를 그리게 한다.
작가 어머니의 임종 며칠전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했다던 어머니의 예전 음식 "장떡" 사랑이 배어있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장떡"이라는 음식으로 표현된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그 "장떡(노티)'을 이산 가족 상봉때 막내이모를 만나고서 다시한번 맛보게 된다.
순안비행장에 마중나온 이모의 보따리가 바로 "장떡 노티"였다, 작가는 옛적 어머니의 맛을 느끼며 비행기 안에서 다 먹어버렸을 정도로 "장떡'과 어머니를 그렇게 그리워한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케 한다.
북한을 방문해서 김주석과 같이 먹었다던 "언 감자국수"나 "온반"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을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은 아쉽지만 작가의 맛깔나는 필체로 레시피가 나와있어 읽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한다.
알루미늄 양은으로 만들어진 도시락 "벤또"예기들은 나또한 학창시절 "도시락 세대"라 충분히 공감된 이야기였다.
반찬이라곤 김치밖에 없던 시절이라 커피유리병에 김치를 싸가거나 더 좋으면 김치를 기름에 달달 볶은 볶음김치는 최고의 반찬이었다.

행여라도 커피유리병에 담아져 있던 "김치국물"이 샐라치면 교과서들이 "김치국물"에 다 젖어 교과서는 그야말로 김치냄새로 진동을 하게된다.

김치국물에 젖은 교과서를 말리는 일도 여간 고역이 아니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적 양은도시락 밥위에 "계란 후라이" 하나만으로도 최고의 반찬이었던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 마냥 즐겁게 읽은 대목이다.
양은 도시락은 밥을 다먹고 난후 쇠젓가락 소리때문에 가방을 들고 뛸라치면 그 소리가 여간 큰소리로 들렸던 기억이 난다.
나무나 조개탄 난로위에 양은 도시락을 서로 밑바닥에 놓을려고 다투었던 학창시절이 그립게만 느껴진다, 잘 달구어진 양은 도시락의 밥에는 "누룽지"가 생겨나 그 "누룽지"를 박박 숟가락으로 긁어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4. 나그네살이

네번째 장에서는 작가가 신군부시절 반체제인사로 낙인찍혀 해외로 추방 대신에 "외유"라는 명목으로 유럽의 독일과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에서 만난 사람들과 같이했던 음식들로 이야기가 꾸려져 있다.
신군부시절 많은 문인들이 절필이나 감옥행내지 은둔생활을 했던 것으로 나는 기억된다.
80년의 봄은 그렇게 우리를 "암흑의 세계로", "문학의 암흑기로", "자유가 아닌 억압의 세계로" 만들었다.
많은 재야계 주요인사들이 그 시절엔 가택연금이나 감옥으로 쓸쓸히 사라지던 시절이라 문학계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군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황석영 작가처럼 대나무와 같은 올곧은 성품을 가진 인사들은 해외추방과 감옥행을 자의반이든 타의반이든 택하게 했으니 "문학의 순수성과 정통성은 그들로부터 지켜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의 어느 노천카페에서의 "마늘수프"가 된장찌개 맛이 났다는 것은 작가가 고향에 대한 향수병으로 다가온것이 아닌가 느껴진다.
해외의 "배맛"은 우리의 "배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데 독일의 "외베눔의 배맛"만은 까마귀가 쪼아먹을 정도로 배맛이 달다하니 정말 한번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배맛을 까마귀가 먼저 안다하니 그 또한 신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하긴 맛있다는 과일은 짐승들이 먼저 먹어보는게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싶다.
원숭이가 바나나를 좋아하고 다람쥐가 도토리를 좋아하듯 천연 상태의 진짜맛은 짐승들의 것이 아닐까 싶다.
이탈리아의 음식인 "안티파스토"나 "프리모 피아토", "세콘도 피아토"같은 요리들은 먹는 순서대로 나오는 요리들을 알려주어 나름의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상식을 배울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언제 이런 요리들을 먹어보나 생각하니 괜히 헛웃음이 나오는건 나의 자괴감일까?싶다.
그나마 다행인건 작가가 이탈리아 노천카페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마실수 있는 커피라 위안이 된다.
물론 이탈리아에서 처럼 "찐득하고 꺼룩한 맛"의 진짜배기 에스프레소만큼은 아닐지언정 그래도 어느정도 진짜와 비슷한 에스프레소가 아닐까 싶다.


5. 밥도둑, 토박이 음식

다섯번째 장에서는 작가의 어머니가 이북출신이라 우리나라 각 지방으로 다니면서 살던 이야기들과 지방특색의 음식들, 그리고 벗들과 어울리며 음식을 나눠먹고 소주잔을 기울이던 시절을 노래가사처럼 엮어낸 글이라 가장 슬피 읽고 가장 소중히 여기는 대목들이 나오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마지막 이십대의 청춘을 불사르려 군 입대전 친구와 들른 강원도 주문진에서의 추억담은 웃음과 해학이 넘쳐난 글처럼 느껴진다.
친구가 만난 여인네의 구두 한짝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고 선술집에서의 "옹심이수제비"나 "곰치해장국"은 작가의 추억속의 음식으로 재미를 더한 글로 느껴진다.
작가가 가출하여 부산범어사의 승려가 될뻔했던 사연은 작가의 이력속에서는 없던 내용이라 한편으로는 충격으로 받아 들여졌다.
어머니가 절로 찾아오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문인으로서의 대가"는 없었을거라 생각하니 온몸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게된다.
작가의 음식 기행중 "전주콩나물"편은 나 자신도 예전 "전주콩나물 원조집"이란데서 먹어본 기억이 있어 비슷한 체험을 한것같아 나 자신이 작가와 같이 현장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수란에 콩나물국은 진짜 맛있게 먹을수 있었던 전주의 대표적 음식이니 말이다.
작가가 처음 먹어보았다는 "보릿국"은 정말 귀한 음식처럼 느껴진다, 겨우내 추위와 눈보라에 시달리며 싹을 틔워 새싹으로 만든다하니 얼마나 이보다 귀할손 싶은가 싶다.
어쩌면 이 "보릿국"은 작가와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도 "보릿국"처럼 눈보라와 같은 군부정치와 치열하게 맞싸운 투쟁의 작가이기에 이처럼 귀하게 느껴진다.
목포에서의 "세발낙지"편은 작가가 먹는 방법을 세세히 기록하여 잘못하면 목에 걸려 죽을수도 있는 상황을 미리 미연에 방지할수 있도록 해놓아 한편으로는 어떤 제품의 상세한 메뉴얼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또한 예전 목포에서 세발낙지를 먹을때 목에 걸릴까봐 질겅질겅 꼭꼭 씹어먹었던 기억이 있다.
홍어의 "홍어거시기"에 대한 유래부분에선 웃음이 나오고 "홍어의 암수구별법"에서는 지식을 얻게되고 "홍탁삼합"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 또한 "홍탁삼합"을 을지로 어느식당에서 홍어로 유명하다하여 직장동료들과 96년도에 먹었던 기억이 나서 (IMF부도직전이라 기억이 남) 많은 공감이 갔던 부분이다.
내가 학창시절인 때 큰 형님이 결혼을 하셨는데 그때 어머니가 "홍어무침"을 결혼식 음식으로 해서 예식장에 가져가셨던 기억이 난다.
"홍어무침"은 전라도 사람들에겐 예식장에서 귀한 음식으로 여긴다하여 꼭 해서 손님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기억나 이렇게 써보는 계기가 된다.
"참게딱지 하나로 고봉밥을 먹어치운다"는 "밥도둑놈" 참게장은 맛깔나게 작가가 담그는 방법을 알려줘 음식만드는 지식이 하나 더 는다는 생각이 들어 괜찮았다.
흙냄새가 난다하여 "토하젓"으로 이름 붙여진 "토하젓" 편에서는 작가가 옛 친구와 다시만나 그곳에 다시갔을때 그곳 토박이 젊은이도 모르는 음식이 되었으니 우리의 전통음식의 명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을 하게 된다.
떠나간 친구 "김용태"를 기억하며 그와 했던 지난날의 행복했던 추억담은 나에게 눈물짓게 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벗이 있었다는게 부럽게 느껴진다.
좋은 벗과의 맛난 음식들로 회상하는 부분이 감동스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친구란! 이런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떠나간 친구와 곁들였던 "소주와 부대찌개"가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는지 지금 이 순간 곰곰히 생각해본다.
"친구야! 우리도 소주와 부대찌개 한번 먹어볼까나,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 친구야...,"
"여운"을 병문안 갔을때 "여운"에게 병원비나 보태라며 전달한 봉투를 "여운"이 마다하지 않으며 "우리 저거 들구 나가서 이별주나 한잔 할까?"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어쩌면 나만이 아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다같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그의 묘비명에 새겨진 작가의 글이 아직도 내 기억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발치의 풀꽃처럼 그대는 얼마나 곱고 쓸쓸했던가, 인사동 모퉁이마다 주정 같은 네 목소리가 바람결에 떠도는구나"
작가는 "여운"을 떠나 보낸후 "여운"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시장통에서 아욱과 조개를 씻고있는 아낙네의 모습에 "여운"이 "아욱된장국"이 먹고 싶어했던 상황을 나중에야 친구로 부터 듣고 회한에 잠겨 이렇게 중얼거린듯 하다,  "좀 잘해줄걸"

 

  

 

이 책은 이렇게 5장으로 나뉘어 막을 내린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음식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된 계기가 된것 같아 다시한번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아니 작가에게 감사의 말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옛 지인들이나 나와 관계를 맺고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좀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음식만큼이나 우리와 연결되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오죽하면 윗어른께 "아침 진지 드셨습니까", 아니면 "우리 식사나 한끼 할까" 라는 인사가 생겨 났을까.
그만큼 음식은 우리 인생의 삶에서 여러사람들과 어울리게끔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연결 수단이다.
이 책에서는 산문집으로서는 독특하다 할만큼 작가의 세심한 우리 전통의 음식문화와 요리법을 자세히 기술해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들과 어울렸던 "관계의 음식"들이다.


유배지에서의 음식은 "동료들과의 음식"으로
흘러간 사랑에서는 "옛 추억의 첫사랑을 기억나게 하는 음식"으로
잃어버린 맛에서는 "어머니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음식"으로
나그네 살이인 해외에서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음식"으로
토박이 음식에선 옛 벗들과 어울려 먹었던 음식"으로


이 모두가 사람들과 만나 먹고 즐겼던 추억의 음식들이다.
이 책에서는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그리움을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살아가야 할지를 작가는 알려주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음식을 통해 사람냄새나게 그려진 이 산문집을 통해 우리는 다시한번 곱씹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그래서 세상의 음식은 "사람냄새나는 음식", "사람과 같이 나눠먹는 음식"이 되야함을 가르쳐주고 있다.


내가 생각할때 이 책의 책 제목은 "밥도둑"이지만 부제로 달라하면 "밥선생"이다
우리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음식으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밥선생"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잊혀진 세월속에 추억거리를 다시 끄집어 내어 "사람냄새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르쳐준 작가님에게 다시한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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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3-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대가리님 페이퍼를 보니 따로 책을 읽어볼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ㅎㅎㅎ
닉이 정겹습니다. ^^ 서재 이름이 처음엔 소오강호인줄 알있는데 가만보니 소강호군요 ㅎㅎㅎ

소대가리 2016-03-29 06:11   좋아요 0 | URL
과찬이십니다, 붉은돼지님같은 서재의 달인에 비하면 저야 그저 끄적인 정도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