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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서의 [둔감력]은 우리가 흔히 말하고 듣게되는 "이사람 왜 이렇게 둔감해!"라는 안좋은 의미의 둔감하고는 거리가 있는, 조금은 다른 의미의 뜻이 담겨있음을 책을 읽고 난뒤에 느끼는 감정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둔감력있게 살아왔을까?" 되묻고 나니 자신있게 말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재미로 풀어보는 둔감력 테스트를 통해 나는 과연 몇개나 나올지 궁금해 테스트 해본 결과 대략 7개 정도로 나와 그나마 그 결과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내 놓고야 만다.
책은 재미로 풀어보라고 했지만 그래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사람 마음은 어쩔수 없나 보다. 그러고 보면 나도 소심한 면이 있었던 건 아닌지 돌이켜 보게 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 심리적 요인인 둔감함의 힘을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사회에서의 인간관계, 가정에서의 부부관계,그리고 남녀간의 관계들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왜 둔감력이 필요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장 현명한 인간관계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내심 짐작할수도 있겠지만, 막상 나 자신이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현실에서 100퍼센트 둔감력있게 행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되묻게 되기도 한다.
설령 그렇다 손쳐도 세상을 살아가며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만 살아갈수 있는게 이 세상이 아닌지라,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은 너그러이, 둔감하고 아량있는 마음가짐으로 나를 변화시키며 세상을 살아간다면 훨씬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저자가 의과대학을 나온 정형외과 의사여서 일까? 의학적 근거들을 제시해가며 논조를 펼치는 부분에선 나름의 긍정적 평가를 해보게 된다.
나 또한 신체적으로 알러지 비염이 있어서 일까? 민감하고 예민한 신체의 특징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사례편을 통해 너무나도 공감하게 된다.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 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이 책에서도 너무나 예민한 사람은 보통의 일상생활에서 오히려 힘든 삶을 살아가는 장애가 될수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의 일화중, 삿포로 대학병원에서의 S선배의 둔감력이야말로 우리가 가정에서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고 길러야 할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수술중에 교수로부터 야단을 들어도 개의치 않고 훌훌 털어내어 버리는 S선배의 마음가짐은 어렵게 자라온 가정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하니, 어쩌면 우리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가정 환경 탓으로 돌리는 요즘의 세태에 조금은 아쉽기만 하다.
물론 좋은 환경과 물질적 풍요로움속에서 자라나면 좋겠지만 모두가 부자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나 자신이 개척하고 발전해야 성공을 바랄수 있지 않을까 싶다.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인간관계는 모두에게 인정받을수 있는 너그럽고 여유있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마음 가짐이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강한 둔감력이 아닐까?
흡사 전쟁과도 같은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하는 사회 초년병이나 직장내 갈등을 겪는 사회인들에게, 설레는 연애를 막 시작하는 남자들에게, 사랑이 식어가는 권태기의 부부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 여겨진다.
이 책을 읽고 난뒤에 느끼는 점은 아마도 [둔감력]은 후천적 노력에 의한 나만의 성찰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어렵고 감내해야만 결과물이 따라오듯, 누구에게나 둔감력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노력하고 모든일에 너그러운 마음을 둔다면 자연적으로 둔감력은 쌓이지 않을까?
여기서 작가가 말한 것처럼 생채기가 났을때 자연치유적으로 빨리 낫는 사람이 있듯이, 둔감력 또한 나 자신을 내가 사랑하고 어떤 환경에서든 극복할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됐을때 그 힘이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다면 몸도 마음도 강한 둔감력의 소유자가 되어 늘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사례들을 예로 들며 둔감력을 소개하고 있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느 한 면의 편향된 사고를 벗어나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수 있다는 점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나 여성의 둔감력,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을 다룬 둔감력 부분에선 또다른 여자의 강인한 둔감력을 알게 돼 "여자가 왜 위대하다"라는 말을 듣는지 새삼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 또한 아이들의 젖먹이 시절의 아빠들이 늘상 그랬던 것처럼 아기의 울음소리에 핑계를 대며 잠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겼던 기억에 아내에게나, 지금은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한 내용이었습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가슴을 드러내는 수치심보다는 어머니로서의 자식에 대한 따뜻한 마음의 둔감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아빠로서 부끄러운 마음에 둔감한 어머니의 강인한 힘을 배우고 갑니다.
앞으로 살아갈 내 인생의 절반이 후회없도록 할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그 인생의 이정표를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