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Free 러브 앤 프리 (New York Edition) - 개정판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한번 주르륵 펼쳐본 느낌은 마치 패션잡지처럼 페이지마다 디자인이 되어 있는 듯 화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왼쪽은 한글, 오른쪽은 영문이라니! 영어공부를 하며 여행서를 읽는 것도 나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이 써내려간 바람같은 이야기라면 영어문장도 즐겁게 다가오리라.

네이버 책을 검색해 보니 2002년에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꾸며낸 것인가본데, 당시 꽤 인기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이야 개성있는 여행도서들이 여기저기 버티고 있어 왕년만큼 신선한 감각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사실, 책의 저자는 그리 적은 나이는 아니다. 저자 약력을 보니, 스무 살 때 영화 '칵테일'에 동경을 품고 대학 중퇴, 찬구들과 아메리칸바를 개점했다고? 실행력 하나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누구는 '칵테일'을 봐도 시원한 풍경과 툭탁툭탁 남녀간의 사랑과 중독성있는 음악의 분위기에 잠깐 심취하고는 곧 잊어버리는데. 게다가 갓 결혼하고선 바로 아내와 2년간의 세계여행이라. 지금도 여전히 활동적으로 살고 있는 그는 방랑기 가득한 에너자이저의 인생을 타고난 것 같다.

정말 안가본 구석이 없다. 인도에서는 고아의 집 시슈바반에 찾아가 봉사활동도 했고, 몽고의 초원에서 유목민과 함께 생활하고, 아프리카에서 코끼리의 출산 장면도 보았다. 그 뿐인가! 알래스카에서 어미 곰이 새끼 곰에서 목숨을 걸고 사냥을 가르치는 것도 봤다니 세상에 한번 가보기 힘든 여러 곳을 다 가본 부러운 남자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 하나 제공하지 않고 여행에서 느낀 단상을 쓴 것만으로도 일본에서 꽤 잘 나간 책의 저자가 되었으니,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 책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이유는 여행의 자유와 기쁨과 고됨까지도 낭만에 실어 보내는 한가득 여유의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얻은 감정의 편린들이 어렵고 난해하지 않으며 친구처럼 소탈해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인지도. 

개인적으로는 그가 쓴 글에 몰입하기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취했다. 작가가 20대 후반에 2년여간 세상을 여행하며 여행의 순간마다 느낌을 잡아 써내려간 책이기에, 20대라는 것과 남자의 감성이라는 것이 치외법권처럼 발길을 들이밀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가볍게 느껴진다. 또래에게 각광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겐 겉멋들은 남자의 별로 깊지 않은 감정의 끄적거림이다. 내 나이 또래의 여성이 여행한 이야기가 더 끌리는 것은 책의 한계라기보다 나의 한계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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