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 하늘에 계신 아빠가 들려주는 사랑의 메시지
롤라 제이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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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야만 하는 아빠는 다섯 살짜리 딸에게 편지를 쓴다. 작고 귀여운 딸아이의 모습을 앞에 두고, 아이가 12살부터 30살이 될 때까지의 인생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미래의 딸에게 편지를 보내는 아빠의 마음은 어땠을까? 병마와 싸워가며 아이에게 쓴 편지들의 모음은 한 권의 노트에 완성되었고, 그것은 하필이면 엄마가 재혼하던 날 고모를 통해 전달된다. 새 아빠가 영 탐탁치 않던 사춘기 소녀 루이스는 아빠가 남긴 '매뉴얼'에 의지하며 삶을 살아나간다.

책은 루이스의 성장과정을 빠른 템포로 그려내며 친구, 이성문제, 가족관계,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성공과 좌절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충고가 필요한 예민한 문제부터 좌절의 고통스런 시기까지 매뉴얼은 큰 힘이 되었고, 남자들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개개의 나이마다 가장 고민할 주제에 대해 아빠만의 따스한 감성과 경험을 곁들여 조언한 내용은 아빠의 부재가 가져오는 빈 자리를 메꿔주는 역할을 했다. 엄마의 늦은 임신으로 엄청난 나이차의 배다른 동생을 갖게 된 루이스가 느끼는 소외감조차 매뉴얼이 감싸준다.

그래서일까? 단짝친구 칼라가 애정관계를 중요시하고 남자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에, 루이스는 착실히 앞길을 닦아나갔다. 여행을 많이 하라는 조언에 용기를 얻어 석 달간 자선단체의 주도 아래 미국을 방문하는 경험을 쌓았고, 아빠가 가르쳐주신 면접 요령에 힘입어 원하는 회사에 자신감있게 응시하여 좋은 직업을 얻는 데 성공한다. 30살이 되어 아빠의 매뉴얼을 다 읽은 루이스는 그제서야 엄마와 아빠의 사이가 이혼 직전까지 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재혼한 지금의 남편을 사랑하는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죽어서조차 딸아이의 삶을 바르고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었던 아빠의 사랑은 매뉴얼의 구절마다 녹아있어 루이스를 감동시켰으며, 시공을 초월한 유대관계를 이어나가는 끈의 역할을 한다. 아빠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매뉴얼을 읽으며 자란 19년간, 루이스는 엄마의 재혼에 부딪힌 삐딱한 마음의 소유자에서 가족과 친구를 어우르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여성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회가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루이스가 사회에 나갈 무렵 태동단계에 불과했던 it산업은 그녀에게 많은 기회를 주어 탄탄대로의 성공을 맛보게 했으나, 곧이어 과열되었던 it 경기가 하강세로 접어듦에 따라 직장에서 잘리고 만다. 그 이후 선택한 직업은 컴퓨터를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보정이 가능한 사진관이라는 점이 우리가 지나온 몇 년간의 세월과 그리 다르지 않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 내용에 설득력을 더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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